땡스투올, 10년 그 이후

[ 아름다운세상 ] 인생길 모퉁이마다 넘치는 감사의 사연들

김성진 기자 ksj@pckworld.com
2011년 05월 04일(수) 14:42

   
▲ 오 마이 패밀리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송재천목사.
"길이 있습니다. 그 길은 여러 갈래고 끝도 보이지 않습니다. 길이 나에게 말을 걸어옵니다. 터벅터벅 쉬지 않고 걷는 길의 모통이마다 아름답기도 하고, 아프기도 한 사연들을 만납니다.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지금 이 시간에도 곳곳에서 많은 재밌는 사람들이 재밌는 일을 벌이고 있습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는데…. 점차 인정이 매말라가는 세상 속에서 10여 년간 훈훈하고 따뜻한 미담만을 찾아다닌 아름다운 발걸음이 있다. 아름다운 미담을 통해 각박한 세상을 조금이나마 바꿔나가는 일에 앞장서고 있는 송재천목사. 내년이면 '고희'를 맞게 되지만 그의 열정만은 젊은이 못지 않다. 

직접 발로 뛰며 취재한 내용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땡스투올'을 발간한 지, 10년만에 다시 그를 만났다. 홀트아동복지회장 임기를 마치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일념으로 '땡스투올'을 발간한 지, 10년만이었다. 그를 처음 만났을 때에 동키호테처럼 무슨 일이든 주어진대로 최선을 다하던 그의 모습이 무척 아름다웠다. 지금, 그의 얼굴에는 주름이 늘었을 뿐, 일에 대한 열정은 조금도 변함없이 밝은 모습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다. 

요즘도 그는 미담을 찾아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간다.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좀처럼 식을 줄 모른다. 주위에 미장원이 있으면 들어가 미담거리를 찾는다.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도 예외는 아니다. 이러한 그의 행동 때문에 어떤 때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 이러한 오해를 받을 때면, 오히려 감사해하고 흡족해 한다. 미담을 발굴하는 일이 그만큼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심지어 한 사람의 미담을 찾아내는데 6개월이 걸릴 때도 있다. 

미담을 찾아 나설 때면, 그의 손에는 항상 가방이 들려져 있다. 가방 안에는 세상을 따뜻하고 훈훈하게 만들려는 노력들이 가득 담겨져 있다. 그 중의 하나는 어떤 독지가가 기증한 소형 녹음기 한 대. 땡스투올을 읽고 감동을 받은 한 독지자가 보내온 소형 녹음기는 24시간 그의 가방 안에서 돌아간다. 작은 이야기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손으로 기록하고 녹음기로 녹음을 해 놓기 위해서다. 다 낡은 소형 녹음기 한 대와 함께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캠페인 전단지도 가방 안에 가득하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읽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그의 가방 안에는 20여 년간 변함없이 가지고 다니는 소중한 물건이 담겨져 있다. 아내가 정성껏 만들어준 헝겊 주머니. 지하철에서 자리를 양보하는 사람이나 쓰레기를 줍는 사람, 친절하게 길을 알려주는 사람들을 만나면 불쑥 그 주머니를 껴내 전한다. 이렇게 만들어서 전한 헝겊 주머니는 1년에 6천개에 이른다.  

남들처럼 쉽고 편안하게 살아갈 수도 있었을텐데, 그가 일평생 걸어온 길은 어렵고 힘든 길이었다. 서울장신대학교 교수로 있던 중에 홀트아동복지회 회장으로 부임해 버려진 아이들과 함께 사랑을 나눴던 그는 회장 임기가 끝난 후에 숭실대에서 제자들을 가르치며 땡스투올을 발행해왔다. 그가 대학에서 가르친 이유 가운데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재정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도 포함돼 있다. 

그러나 그의 이력에 빼놓을 수 없는 경력은 목사다. 그는 땡스투올과 함께 작은 개척교회를 시작했다. 어느 교회에서 당시 서울장신대학교로 찾아와 좋은 목회자를 보내달라고 요청했고 신학교에선 자신을 추천해 준 것. 그러한 인연으로 그는 개척교회를 시작한 것. 지금도 적은 수이지만 땡스투올을 만드는 곳에서 매주일마다 감격의 예배를 드리고 있다. 

최근 따뜻하고 훈훈한 세상을 만들어내는 일에 앞장섰던 그는 그 결실을 한 권의 책으로 묶어 세상에 내놓았다. 땡스투올에 보도됐던 내용의 숨은 이야기를 담아 독자과 나누고 싶어서였다. 처음에는 뒷얘기를 담은 1백매 정도의 작은 책을 만들어 비매품으로 나눠주고 싶었기 때문. 이처럼 그에게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통해 이웃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기 위한 단 한가지 마음 뿐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마음 속에는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려는 깊은 신앙이 깔려 있다.  

길모퉁이에서 마주친 인생들의 이야기를 담은 저서 '땡스투올'을 발간한 그는 요즘 인쇄비를 받아 자신이 쓴 책을 다시 구입하고 있다. 길거리나 지하철, 마트, 백화점 등에서 만난 임산부들에게 이 책을 나눠주기 위해서다. 그는 요즘 임산부를 대상으로 '오 마이 패밀리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방안의 일환으로 태교가 중요하다는 생각때문이다. 그는 책 속에 "건강한 아기, 건강한 엄마, 건강한 가정을 기원합니다"라는 글을 적어 나눠준다. 

내년이면 목회자로서도 은퇴할 나이지만 그는 지금도 방송 출연에 강의 등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매일 매일 바쁜 생활 속에서도 늘 감사하며 재미있게 생활하고 있는 그에게는 마지막 꿈이 있다. 세계 미담대회를 개최하는 일. 아름다운 미담을 세계 각국이 나눈다면 전쟁도 피하고 더불어 좋은 세상을 만드는 기들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온 '땡스투올'의 발행인 송재천목사. 돈 버는 일에는 관심이 없고 선한 일을 세상에 알리고 땡스투올을 기다리는 단 한 사람의 독자를 위해 오늘도 그는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비록 혼자의 힘이지만 그의 모습 속에서 그가 있는 곳이라면 어느 곳이든 오늘도 작은 천국이 만들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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