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물

[ 예화사전 ]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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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5월 03일(화) 15:09

문물과 기술이 발달된 오늘날에는 수원지를 통해 집집마다 공급되는 수돗물을 사용하지만, 원시시대에는 흐르는 물을 그대로 사용하거나 우물을 파서 두레박으로 길어서 사용했다. 지금은 추억 속의 경험이 되고 말았지만, 우리도 한 때는 집집마다 울안이나 마당 한 쪽에 펌프를 두고 물을 길어 올리던 시절이 있었다. 적당한 땅을 골라 관을 박고 깊이 파내려 가면 물줄기를 만나게 되는데, 이 물줄기를 끌어올려 생활용수로도 사용하고 농수로도 사용하곤 했다. 이 물을 끌어 올리는 역할을 하는 것이 펌프였다. 손잡이를 잡고 힘차게 펌프질을 하면 땅 속 깊은 곳에서 끌어올린 생수가 콸콸 쏟아졌다.

그런데 펌프로 끌어올리는 우물의 단점은 펌프질을 멈추고 얼마의 시간이 지나면 관을 통해 올라오던 물이 다 빠지게 되어 다시 물을 길어 올리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이때 물을 다시 끌어올리기 위해 필요한 것이 마중물이다. 마중물은 펌프로 물을 끌어올리기 전에 펌프에 쏟아붓는 물이다. 마중물 한 바가지를 펌프에 부어주면 그 물은 관을 따라 물이 고여 있는 샘의 원천까지 내려간다. 이렇게 소량의 물을 내려 보내면서 펌프질을 하면 땅 속 깊은 곳에 고여 있던 물이 내려오는 물을 마중하듯 따라 올라오는 것이다.

우리의 믿음 생활도 이와 같다. 우리에게 잇닿아 있는 하나님의 은혜의 샘물은 언제나 풍족하다. 언제든 원하기만 하면 마음껏 마실 수 있도록 고여 있다. 우리는 다만 이미 마련해 놓으신 은혜의 샘에서 생수를 길어 올리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이때 우리가 쏟아 부어야 할 믿음의 마중물이 필요하다. 믿음의 마중물은 예배, 기도, 말씀묵상, 봉사, 아름다운 성도의 교제와 같은 것이다. 이러한 요소가 마중물이 되어 하나님께로 흘러들어갈 때 은혜의 생수가 우리에게 콸콸 쏟아지게 되어있다.

그런데 한 가지 명심할 것은 우리 속에 충만하던 은혜의 생수가 잠시만 방심하면 말라버린다는 점이다. 그 때 삭막해진 영혼의 갈급함을 채우기 위해서는 믿음의 마중물을 지속적으로 부어야 한다. 그리고 열심히 믿음의 펌프질을 해야 한다. 그렇게 할 때 우리는 더 깊은 곳으로부터 나오는 하나님의 은혜의 생수를 맛볼 수 있다. 펌프로 길어 올리는 물은 처음에는 미지근하다. 그러나 계속 물을 길어 올리면 점점 더 깊은 곳으로부터 점점 더 시원한 물이 올라와 우리의 갈증을 개운하게 해소해 준다.

주님으로부터 오는 영생의 물을 마시는 자만이 삶의 만족과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예수님께서 사마리아 수가성에서 만난 여인에게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니 내가 주는 물은 그 속에서 영생하도록 솟아나는 생수가 되리라(요4:14)"고 말씀하셨다. 우리가 주님께서 주시는 영생의 물을 마시기 위해서는 항상 믿음의 마중물을 준비하고, 열심히 믿음의 펌프질을 한다면,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영적 생수를 끊임없이 얻게 될 것이다.

손신철 / 목사 ㆍ 인천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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