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 > 교회 안에서 '왕따' 당하는 느낌…

[ 상담Q&A ] 천영식목사의 사모상담 Q & A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1년 05월 03일(화) 15:04

Q : 40대 초반의 목회자 부인입니다. 저는 결혼하기 전까지 잡지사에 근무하다가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하여 오늘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직장 생활은 '똑똑하고 유능하다'는 말을 들으면서 즐겁게 생활했는데 사모로서의 삶은 너무 어렵습니다. 내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느낌이라 할까 항상 외롭고 한 마디로 '왕따'를 당하는 느낌입니다. 이런 저의 감정을 남편에게 이야기하면 남편은 이해를 해주거나 위로해주지 않고 모든 것이 제 탓이라며 교인들을 두둔합니다. 교인들도 자기들끼리 재미있게 이야기를 하다가도 제가 나타나면 조용해지곤 합니다. 참 마음이 묘합니다. 저는 항상 교회 속에 있지만 교회 밖에 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군중 속에 고독이라는 말이 저희 마음을 잘 반영해 주는 말 같습니다.


   
A : 왕따 당하는 느낌과 군중 속에 고독이라는 사모님의 말씀에 마음이 아려 옵니다. 현실치료를 창안한 윌리엄 글라서는 인간의 기본 욕구중 하나가 사랑과 소속감의 욕구라고 했습니다. 통계적으로 여성들은 남성에 비해 사랑과 소속감의 욕구가 더 강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속감을 느낄 수 없고 오히려 왕따 당하는 느낌이 든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입니다.

사모님께서는 유능한 직장인이셨지만 유능한 사모로 살기는 힘드신 것으로 보여 집니다. 왜 그럴까를 생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직장은 기능적으로 맡겨진 업무만 잘 하면 됩니다. 그러나 교회는 기능적인 능력도 중요하지만 관계적인 능력이 더 필요한 곳입니다. 아무리 똑똑하고 유능해서 어떤 기능을 잘 할 수 있다 할지라도 관계적인 능력이 부족하면 사모님처럼 힘들어 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목사님과 교인들이 원하는 사모상은 똑똑하고 유능한 사모가 아니라 따뜻하고 사랑 많은 사모라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사모님께서 교회 공동체가 원하는 따뜻하고 사랑 많은 사모상은 만들어 가시면 좋겠습니다. 만일 따뜻하고 사랑 많은 사모님이 되실 수 있다면 목사님도 교인들도 사모님을 반기고 사모님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실 것이고 왕따 당한 느낌도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 말하기보다 듣는 훈련을 하시면 좋겠습니다. 듣기 전에 말하는 것은 진단 없이 처방하는 것과 같습니다. 상담학에서는 잘 듣기 위한 방법으로 공감적으로 경청할 것을 요구합니다. 공감적 경청은 상담자의 가장 핵심적이 기술이고 성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공감적 경청은 가슴으로 듣는 것입니다. 말하는 내용보다 마음을 듣는 경청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끝으로 다음 네 가지 언어훈련을 하시기를 권합니다.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용서해주세요" "사랑합니다"라는 말입니다. 혼자 있을 때 그 당사자를 생각하면서 그에게 말하듯이 말해 보십시오. 그 다음에는 직접 그 당사자(목사님이나 교인)들에게 사용해 보십시오. 만일 사모님이 실천하실 수 있다면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날 것입니다. 이 네 가지 언어는 성경에서 가르치는 언어이고 임상적으로 효과가 입증된 언어훈련입니다.

천영식목사/경기노회 하누림가정회복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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