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힘으로…

[ 문화 ] 세계적 거장 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의 작품 '사흘 동안' 한국 초연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1년 05월 03일(화) 14:08

   
▲ 가족간 이해와 인내를 통해 시련을 극복해가는 내용을 그린 연극 사흘 동안'.

가정은 거친 세상의 울타리가 되어 주는 곳이다. 하지만 가족간 의사소통이 단절되고 미움으로 가득하다면 가정은 더이상 행복한 울타리가 될 수 없다. 누구나 가족의 중요성을 되돌아보게 되는 '가정의 달' 5월을 맞이해 극단 디딤돌(대표:임대일)은 지난 1일 첫 공연을 시작으로 오는 29일까지 대학로 엘림홀에서 세계적 거장인 스웨덴의 작가 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August Strindberg)의 작품 '사흘 동안(원제 Easter)'을 무대에 올린다.

연극 '빈방 있습니까'의 연출 최종률장로가 변역ㆍ각색한 이 작품에는 파산 직전에 놓인 헤이스트 가문의 이야기가 전면에 등장한다. 아버지가 신탁금 횡령혐의로 감옥에 수감되면서 사면초가에 놓이게 된 헤이스트 가문의 구성원들이 서로간 이해와 인내를 통해 시련을 극복해나가는 내용이다. 온 마을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으며 내면의 극심한 고통과 갈등을 겪는 중에서도 어머니는 아버지의 결백을 끝까지 주장한다. 그리고 약해지려는 스스로에게 다짐하듯 되뇌인다. "그런게 부부이고 가족이 아니겠냐"고.

원제가 말해주듯 이 작품은 '가족애'와 함께 '고난을 통한 내면적 성숙'을 경험하는 그리스도인의 삶을 묘사하고 있다. 여러가지 사건이 좌충우돌 벌어지는 '사흘'은 부활의 광명이 비취기 전, 캄캄한 흑암의 시간을 상징한다. 이러한 주제는 "성금요일에 누구나 고통을 당하는 것이 유익하다", "크리스찬에게 의미없는 고통은 없다", "고통은 축복의 전주곡이다" 등 배우들의 대사 속에서도 잘 드러난다.

계속되는 불운에 "왜 모든 일이 한꺼번에 터지는 거지"라며 고통스러워 하는 외아들 엘리스와 천사같은 미소를 지으며 "우린 서로 사랑해야 돼"라고 말하는 여동생 엘레나처럼, 고통을 상징하는 '자작나무'와 고통을 흡수하는 꽃 '수선화'는 각각 무대 위에서 소품 이상의 역할을 한다. 린드키스트역에 임동진목사가 특별출연할 예정.

최종률장로는 "'사흘동안'은 스트린드베리의 숨겨져있던 영롱한 보석에 비유될 수 있다. 여러가지 난제들에 겹겹이 둘러싸인 한 소시민 가족이 겪는 삼일 간의 사건을 치밀한 심리묘사로 정밀하게 그린 아름다운 작품"이라며 "시련을 통과하면서 얻는 삶의 지혜와 가족애가 주는 감동, 극적인 반전, 유머 등을 두루 갖춘 사랑스러운 연극"이라고 전했다.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