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공동체

[ 말씀&MOVIE ] 히어애프터 감독: 클린트이스트우드/2010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1년 04월 20일(수) 15:42

'Hereafter(사후세계)'는 '죽음을 보는 남자, 죽음을 겪은 여자, 죽음과 함께 하는 아이-죽음이 이들에게 가져다 준 세 가지 삶의 기적'이라는 포스터 문구가 말해주듯이, 죽음을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체험한 세 사람이 죽음과 관련된 사건으로 인해 이생에서 겪을 수밖에 없었던 상처가 어떻게 회복되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다.

그들이 상처를 받은 이유는 다양하다. 마리(세실 드 프랑스)는 자신이 경험한 사후세계를 그저 환상으로 치부하는 환경 속에서 살아간다. 미국인 조지(맷 데이먼)는 한 때 죽은 자의 메시지를 살아있는 자에게 중개해주는 심령술사로서 유명세를 탄 적이 있지만 자신의 특별한 능력으로 돈을 벌기 위해 혈안이 된 형으로 인해 괴롭기만 하다.

영국에서 알콜과 약물 중독자를 엄마로 둔 두 명의 쌍둥이 형제 제이슨과 마커스는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의지하며 구김 없이 살아간다. 그러나 자신의 할 일을 대신 하던 제이슨의 교통사고로 인한 갑작스런 죽음은 동생 마커스에게 큰 트라우마로 남게 된다.

죽음과 관련해서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세 사람은 자신들의 아픔을 이해하지 못한 사람들에게서 벗어나 우연한 기회에 서로 마주치게 된다. 일상에서는 단지 상처받은 자에 불과했지만 죽음과 관련해서 유사한 경험을 갖고 있던 그들의 조우는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는 놀라운 힘을 발휘한다.

결코 쉽지 않은 주제를 다룬 영화를 접하면서 사후세계를 생각하는 관객들도 있겠지만, 엄밀히 말해서 이것은 결코 사후세계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다시 말해서 죽음과 관련해서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문제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지켜본 경험이 영화에 반영된 것이라 생각하는데, 죽음의 문제를 중심으로 서로 다른 공동체들이 존재할 수 있음을 영화에서 읽어볼 수 있다.

다시 말해서 다른 종교 공동체와 달리 기독교는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로 인해서 형성된 공동체다. 그리스도인의 삶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관련성을 갖지 않는 것은 없다. 복음은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의 경험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고 또한 그것이 주는 해방의 이야기다. 믿지 않는 사람들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이야기다.

그리스도인이란 복음에 근거해서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자신의 경험으로 삼으며, 그것을 메시지로 전하고 또 자신을 위해 죽은 사람을 안타까워하며 그리워하는 사람들이다. 뿐만 아니라 바로 이런 사실로 인해 이생의 삶에서는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사는 사람들이다.

특히 죽음이 주는 삶의 의미가 쉽게 소통되지 않기 때문에 마음의 상처는 더욱 커진다. 그러므로 복음에 충실한 삶을 살기를 원하는 그리스도인들에게 기대되는 것은 기적과 같은 위로다.

그리고 그 기적은 서로 모여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의 의미를 기억하며 주님의 만찬에 참여하는 부활의 공동체를 이룰 때 일어나지 않을까?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