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때'와 '못 볼 때'

[ 생명의양식(설교)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1년 04월 19일(화) 15:34

▶본문 : 눅 24:13~35
"…그들과 함께 음식 잡수실 때에 떡을 가지사 축사하시고 떼어 그들에게 주시니 그들의 눈이 밝아져 그인 줄 알아 보더니 예수는 그들에게 보이지 아니하시는지라… 말하기를 주께서 과연 살아나시고 시몬에게 보이셨다 하는지라 …"

본문을 보면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엠마오로 내려가던 두 제자와 만나는 장면이 나옵니다. 재미있는 것은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가까이 이르셔서 그들과 동행하셨지만 그들이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3년이나 같이 지낸 자기 스승 예수를 캄캄한 밤도 아닌 밝은 대낮에, 그것도 먼 길을 저녁때까지 동행하였는데도 못 알아본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의 상식으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일입니다. 결국 저녁 식탁에 앉아 주께서 떡을 떼어 주실 때 비로소 두 제자는 주님을 알아보게 됩니다. 이 사건은 우리에게 깊은 진리를 전하고 있습니다.

첫째, 부활의 주님을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눈이 밝아야 합니다. 두 제자가 자기 스승인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한 이유를 성경은 '눈이 가리어져서 그인 줄 알아보지 못하거늘'(16절) 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왜 눈이 가리어져 있습니까? 그토록 의지하던 스승을 잃었다는 극심한 슬픔 때문에 눈이 가리어졌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보다 근본적인 이유를 주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미련하고 선지자들이 말한 모든 것을 마음에 더디 믿는 자들이여'(25절) 곧 하나님의 말씀을 제대로 믿지 못하기에 눈이 가리어졌다는 것입니다. 믿음이 없기에 슬픔에 잠식당한 것이고 그래서 주님이 부활하셔서 곁에 오셨음에도 알아보지 못한 것입니다. 그래서 주님은 먼저 성경을 풀어주십니다. 성경을 친히 깨닫게 해주심으로 말미암아 그들의 믿음을 회복시켜주십니다. 상실감과 슬픔, 두려움으로 잃어버렸던 마음을 되살리신 것입니다. 제자들의 마음을 뜨겁게, 신앙의 열정을 불어넣으신 것입니다. 우리의 믿음이 흔들려 곁에 계신 주님을 제대로 보지 못할 때 우리는 말씀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먼저 말씀을 회복해야 합니다. 말씀을 펴서 읽을 때 주님께서 친히 깨닫게 하시고 믿음의 눈을 회복시켜 주십니다.

둘째, 예수님을 주인님으로 모셔야 합니다. 두 제자들은 먼 길을 걸으며 주님과 동행하고 있었지만 주님을 볼 수 없었습니다. 자기의 경험과 자기의 생각으로 예수님을 죽은 사람으로 인정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기 생활 속으로 들어오신 예수님을 볼 수 없었습니다. 곁에 계셔도 예수님은 그때까지 두 제자의 주변인에 불과하였던 것입니다. 그러다가 제자들은 예수님을 자신들과 유하자고 강권하였습니다. 예수님을 손님으로 초청한 것입니다(29절). 그런데 바로 그 다음 절에서 음식을 잡수실 때에 예수님이 떡을 가지사 축사를 하시고 떼어 주시는 모습이 나옵니다(30절). 이것은 당시에 집주인이 손님에게 하는 행동입니다. 제자들이 예수님을 강권하여 초청하였지만 식탁의 자리에서는 예수님이 주인이 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주객이 전도되었습니다. 이처럼 예수님은 우리에게 손님으로 오셨을지라도 결국엔 주인의 자리에 앉으셔야 합니다. 예수님이 주인이 되실 때에 우리의 눈은 부활하신 주님을 바르게 볼 수 있습니다. 부활의 현장에 증인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살면서 때때로 길을 잃은 양처럼 방황할 때가 있습니다. 고아처럼 외롭고 고독할 때도 있습니다. 슬픔과 두려움 때문에 눈이 가리어져서 곁에 계신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했던 엠마오 도상의 제자들과 같은 인생행로를 지금 걷고 있지는 않습니까? 기억하십시오. 주님은 자신의 사람들을 결코 홀로 놓아두지 않으십니다.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마28:20) 약속하셨기 때문입니다. 내 곁에 계신 주님을 제대로 만나기 위해서는 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이신 주님의 말씀을 붙잡으시기 바랍니다. 말씀의 등불을 비추어서 주님을 바라보십시오. 그리고 예수님을 내 삶의 주인으로 모십시오. 그 때부터 우리의 인생길은 부활의 주님과 함께 걷는, 믿음의 힘찬 발걸음으로 변화됩니다.

이상운목사 / 당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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