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말해야 한다

[ 기고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1년 04월 13일(수) 15:02

 
일본 땅에 순식간에 몰아닥친 대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재앙이 연일 빅뉴스로 다뤄지고 있다. 화면을 통해 그 참혹한 장면을 보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돋을 만큼 두렵고 떨리기까지 하는 것은 비단 필자만은 아닐 것이다.
 
역사적으로 우리나라는 일본과 좁힐 수 없는 커다란 골을 간직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어쩌면 이 같은 정서가 전혀 양국의 역사를 이해하지 못하는 어린 세대까지 영향을 주고 있어 유전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마음이 들 정도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발 벗고 일본을 돕자는 운동이 벌어지고 심지어 씻을 수 없는 수치를 안고 한이 맺혀 일생을 살아가고 있는 정신대 피해 할머니들까지도 일본의 조속한 회복을 기원하고 있으니 이로 인한 양국의 앙금이 약간은 메꿔지고 있는 것은 불행 중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대 재앙에 대한 다각적인 원인들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지질학, 생태학, 해양학적인 전문가들의 이론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런데 유독 종교계에서만은 입을 꼭 다문 채 마치 복지부동하고 있는 듯 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기독교계에서 이제껏 보여주었던 성경적인 해석과 선지자적인 목소리가 온데간데없다.
 
왜 그럴까? 그것은 아마도 잘 못 말했다가, 아니 믿는 대로 말했다가는 돌멩이가 날아올 것 같아서 그럴 것이 틀림없다. 즉 일본의 재앙을 하나님의 심판이라느니, 하나님의 경고라느니, 종말의 징조라는 식의 발언을 했다가는 뼈도 못 추릴 만큼 여론의 뭇매를 맞게 될 것이라는 계산에 모두들 입을 다물고 할 말을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그리스도인들, 특별히 목회자들이 좀 솔직하고 담대했으면 좋겠다. 성경을 믿는 사람이라면 일본에 몰아닥친 재앙을 신앙에 견주어 판단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 몇 이나 되겠는가? 물론 모든 불행을 종교적 이원론으로 매도하는 것은 성경적인 정신이 아니다. 율법적이고 이원론적인 신앙은 비 성경적 신앙이 틀림없다. 뿐만 아니라 남의 불행을 심판이니 저주니 하는 식으로 상처를 주는 것 또한 기독교 신앙의 본질이 아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라도 성경이 말하고 있는 종말론적인 시각은 놓쳐서는 절대 안 되는 것이 기독교 신앙의 본질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시대적인 현상을 성경적으로 해석하고 계몽할 뿐 아니라 구원의 길을 제시하는 것은 기독교만이 가진 역사해석의 중요한 관점이다. 따라서 적어도 이 같은 역사적인 사건을 통하여 하나님이 무엇을 말씀하고 계신지, 이 시대를 향한 하나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교회와 지도자들의 사명인 것이다. 그런데 그 같은 관점을 잃어버렸거나 침묵하고 한갓 자연의 위대한 힘만을 강조하고 재앙을 당한 일본을 위해서 기도하자며 덮어버리고 있는 형국이다. 나아가서 기독교인들조차도 신앙적인 관점에서 문제를 진단하는 것에 돌팔매를 날리고 있다. 
 
오늘의 교회가 힘을 잃어가는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가 인본주의에 바탕을 두고 있는 소위 포퓰리즘에 물들어 버렸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즉 인간의 구미에 맞는 맞춤형 메시지나 행사들이 교회 안에 가득하고 기복주의나 신비주의 등으로 혹세무민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가 없다. 이것은 심각한 복음의 변질이 아닐 수 없다.
 
성경대로 믿고 성경대로 말하는 것이 기독교 신앙의 기준이다. 성경은 분명 시대적인 종말을 경고하고 있으며 시시각각으로 그 날과 그 시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일본의 대 재앙 뿐 아니라 처처에서 일고 있는 지진과 기근과 전쟁은 결코 자연현상이나 또는 단순한 천재지변 정도로만 인식하는 것은 기독교적인 시각이 아니다.
 
믿는 자들은 깨어 있어야 할 것이며 시대적인 종말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일깨워야 할 사명이 있음을 자각해야 한다.
 
초기 기독교가 왜 망하는 시대와 함께 뼈대만 앙상하게 남아있게 되었는지를 생각해보자. 서구 교회가 문을 닫고 시대가 범죄의 온상이 되어 어두워지고 있는지 눈을 감고 되짚어 보자. 결코 그 날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님을 오늘 자각하지 못하고 잠자고 있는 시대를 깨우지 못한다면 주님 앞에서 책망을 면치 못하게 될 것이다. 다시 한 번 마태복음 24장에서 주님이 경고하신 말씀을 자세히 읽어 볼 일이다.

박상기
목사ㆍ고잔중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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