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추락, 해법 없나?

[ 교계 ]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한국교회 갈등과 해결방안 주제 발표회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11년 04월 13일(수) 14:44
   
▲ 지난 8일 신촌성결교회에서 열린 한국복음주의협의회 발표회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목회자들.
한기총과 감리교 사태 등으로 추락한 한국교회에 자정능력과 희망을 기대할 수 있을까?
 
지난 8일 신촌성결교회(이정익목사 시무)에서는 '한국교회의 갈등ㆍ분쟁의 문제와 해결방안'을 주제로 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김명혁) 발표회가 열렸다.
 
최근 한기총 문제가 사회적인 이슈로 부각되면서 교계 안팎에서 많은 지적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날 모임은 한국교회의 추락을 통탄하며 기도를 모으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어떻게 해야 화해가 가능한 것일까.
 
이날 말씀을 전한 방지일 목사는 창세기에서 원수지간인 에서와 야곱이 재회하는 과정을 통해 화해의 방법을 제시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무리를 지어 자신을 의롭다 칭하지 말고 야곱처럼 홀로 하나님과 씨름해야 함을 강조했다. 그는 "야곱은 브니엘에서 환도뼈가 탈골돼 병신이 되기까지 절실히 하나님께 매달렸다"며, "한 세기 동안 경험한 많은 사건들 중 브니엘을 거치지 않고 해결된 경우는 없었다"고 말했다.
 
교회 갈등의 해결에 세상법을 의지해야 할까.
 
첫 발표를 맡은 이정익목사는 오늘날을 '갈등의 시대'로 정의하고 교회 안에 △주도권 △신구 △재정운영 △이념 갈등이 존재하는 것을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갈등이 조화롭게 치료되지 못하는 현상에 대해선 △중재기구의 부재 △지도자들의 공동체의식 결여 △교회의 지도력 상실을 원인으로 제시했다. 그는 교회 지도자들에게 '종교개혁을 단행하는 심정으로 교회 내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지혜를 모을 것'과 '각종 주장 및 기득권을 내려놓는 동시에 원칙은 반드시 지키려는 자세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그렇다면 몇몇 지도자만의 문제일까.
 
오정호목사(대전새로남교회)는 자신이 속한 합동교단이 고통을 주는 선봉에 서 있으면서도 아무런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교단이 대형교회들의 눈치를 보는 것은 '사람의 명예를 생각하다가 하나님의 영광을 저버리는 어리석음'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문제 있는 지도자들이 교계 행사와 신문의 지면을 보란듯이 차지하고 있는 것은 깊은 수렁으로 동반추락하는 모습아니냐고 반문했다.
 
정말 해법은 없는 것일까.
 
"해답을 제시하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로 발표를 시작한 림인식목사(노량진교회 원로)는 "갑자기 고칠수 없는 중병에 걸린 한국교회를 치유할 분은 하나님 뿐"이라며, "한국교회에 의인 10명이 남아있는 이상 하나님은 심판이 아닌 회복의 길을 열어주실 것"이라고 전했다.
 
있다면 해법은 무엇일까.
 
이날 모임에서는 '교회의 자정능력'에 의견이 모아졌다.
 
손인웅목사(덕수교회)는 "교회의 머리는 교회 지도자가 아닌 예수님"이라고 강조하며 "머리가 살아있으면 자정능력도, 희망도 있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또한 "이제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고 순종하는 사람들, 즉 아래로부터의 변화가 일어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여러 안티 세력들의 지적을 비난할 것이 아니라 수용하고 고치면 자연히 없어지지 않겠냐"며 진정한 변화를 촉구했다. 60학번인 그는 1959년 교단 분열을 회고하며 당시도 많은 친구들이 교회를 떠났지만 하나님은 한국교회를 다시 회복시켜주셨다는 희망적 기대를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참석한 많은 기독교인들은 여전히 한국교회 지도자들의 자정능력에 대한 기대와 안타까움을 토로하고 함께 무릎을 꿇고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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