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있는 '종교인 長壽'

[ 교계 ] "교세 따라 스트레스 강도 달라" 연구도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1년 04월 12일(화) 14:19
최근 종교인이 타 직업군에 비해 가장 오래 산다는 흥미로운 통계 결과가 발표됐다. 지난 4일 원광대 보건복지학부 김종인교수팀은 지난 10년(2001∼2010년)간 언론에 보도된 부음기사와 통계청 사망 통계자료를 토대로 직업군별 평균수명을 비교분석해 이와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종교인의 평균수명이 82세로 가장 길었고 교수ㆍ정치인(79세), 법조인(78세), 기업인(77세), 고위 공직자ㆍ예술인ㆍ작가(74세), 언론인(72세), 체육인(69세), 연예인(65세)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종교인이 장수하는 이유로는 △규칙적인 활동과 정신 수양 △가족 관계로 인한 스트레스가 적고 과욕을 부리지 않는 점 △소식·금연·금주의 실천 등이 꼽혔다.

이번에 발표된 '종교인의 장수'는 목회자 뿐만이 아닌 타 종교 지도자들을 모두 포함한 결과다. 그렇다면 목회자의 평균수명도 정말 길까?

서울대 노화고령사회연구소장을 지낸 박상철교수(한국100세인 연구책임자)는 "세계적인 장수 지역마다 종교집단이 발달돼있으며 남자와 여자 모두가 장수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규칙적인 생활과 기본적인 절제가 있고 신앙이 주는 심리적인 안정감이 스트레스에 대한 내성을 쌓게 하기 때문이다. 종교인들의 장수는 당연한 결과"라며 "대다수의 목회자들이 새벽기도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을 감안할 때 규칙적인 활동이 이뤄진다고 볼 수 있다. 기도할때 손도 깨끗하게 씻지 않겠냐(웃음)? 위생도 더불어 좋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 95회 총회에는 70세로 규정돼있는 현 목회자 정년을 75세로 연장하자는 헌의안이 올라오기도 했다. 목회자의 평균수명이 높아지고 있음을 시사해주는 대목.

그런가하면 교세차이에 따라 목회자의 스트레스 정도가 다르게 나타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지난 2009년 '한국인들의 정신건강, 소진, 영적안녕에 관한 의식조사 및 영향을 미치는 요인 연구'를 진행한 이만식교수(장신대)는 "교인수와 목회자의 정신건강, 소진, 영적안녕 간에는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밝혔다. 교인수가 5백명∼1천명 미만인 교회에서 사역하는 목회자가 정신건강, 영적안녕 상태가 가장 높고 소진 정도가 가장 낮게 나타난 반면 교인수가 1백명 미만인 경우 목회자는 세가지 분야에서 가장 건강하지 못한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

이 교수는 "목회자의 평균수명이 높다해도 교세차이에 따라 목회자의 스트레스 정도는 크게 달라진다. 교세가 작을수록 교회의 자원도 부족하고 성장에 대한 압박으로 큰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라며 "모든 목회자가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상생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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