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피스 봉사

[ 젊은이를 위한 팡세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1년 04월 06일(수) 16:06

1986년 미국 예일대학교에서 지내는 가운데 어느 날 호스피스(hospice)에 대한 특강을 듣고 이 사역을 목회에 접목시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몇 년 후 대구 동산병원에서 처음으로 호스피스 자원봉사자 연수교육이 있다는 말을 듣고 당시 목회하던 교회의 교역자 모두와 많은 교우들이 함께 참여하여 수료하게 되었다. 그 뒤에 호스피스 자원봉사자들이 그 병원에서 배출되어 희생적으로 이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호스피스란 암이나 중풍 등으로 죽음에 임박한 말기 환자에게 전인치료 즉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영적 치료를 하는 보조치료를 말한다. 호스피스는 환자와 가족을 하나의 간호 단위로 보며 이들의 비통함과 사별을 보살핀다. 환자에게는 죽음에 대한 공포를 덜어주어 죽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평화로움과 소망으로 죽음을 맞이하게 돕는 일이다. 또한 가족에게는 사별의 아픔을 위로하고 사후의 생활 대책과 진로를 도와주는 것이다.

호스피스 팀에는 의사와 간호사, 성직자와 사회사업가, 훈련된 자원봉사자 등이 협력하여 치료와 돌봄을 담당한다. 호스피스 활동의 제일 목표는 환자에게 죽음에 대한 진실을 알리는 일이다. 진실을 말함으로써 환자로 하여금 남은 생을 정리하게 하고 더 가치 있고 유용하게 살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호스피스란 자기 가족이나 친척이 아닌 환자에게 육체적, 사회적, 영적으로 도와주는 진정한 사랑의 실천으로 마지막에는 하나님을 만나 영원한 소망 속에서 잠들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호스피스 활동은 성숙한 신앙인의 수준 높고 희생적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차원 높은 선교 봉사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호스피스 팀의 봉사활동은 환자가 죽게 됨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유족들에 대한 대책과 돌봄도 중요하다. 실제로 젊은 어머니가 어린 삼남매를 데리고 어렵게 살아 가다가 암에 걸렸다. 호스피스팀의 돌봄을 받다가 세상을 떠났지만 남겨둔 삼남매는 일시에 고아가 되었고 제일 큰 딸이 중학교 2학년인데 소녀 가장이 된 것이다. 도울 만한 친척도 없는 형편이라 호스피스 자원봉사자를 중심으로 한 여전도회 회원들이 이 아이들을 맡아 생활과 교육을 돌보게 되었다. 시간적, 정신적, 물질적 희생이 따름에도 불구하고 호스피스 팀들은 섬기는 기쁨과 한 영혼의 구원을 바라보며 기쁨의 눈물을 닦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살아 있는 인간은 언젠가는 죽게 된다. 이러한 죽음의 필연성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사는 일이 바쁘다고 죽음을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청년의 때일수록 곤고한 날들이 오기 전에 여호와를 기억하고(전12:1) 생명과 죽음의 관계를 깊이 인식하는 일이야말로 참 신앙인으로 겸손하게 성장하는 길이다. 죽음에 대한 생각을 떨쳐버린다고 해서 죽음의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죽음은 이 땅에서의 순례를 마치고 이제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로 나아가는 일이다. 죽음 앞에서 두렵지 않을 인생은 없지만 청년들은 죽음과 임종에 대한 새로운 자세를 배울 필요가 있다. 그리스도인다운 순수한 호스피스 봉사를 통하여 이웃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는 지혜는 우리의 믿음을 더욱 부요하게 해 줄 것이다.

진희성총장 / 영남신학대학교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