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 > 자꾸 엇나가려는 딸,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상담Q&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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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4월 06일(수) 13:14

Q : 40대 후반의 목회자 부인입니다. 대학 2학년에 재학중인 딸을 두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별로 문제가 없었는데 대학에 들어가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대학 입학 초기에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나 동아리 모임에 참여하면서 술 냄새를 풍기며 집에 들어오는가 하면 12시가 넘어 귀가하는 날이 허다합니다. 늦게 귀가해서는 빨리 씻고 잠을 자면 좋겠지만 인터넷을 한다든지 전화를 한다든지 하며 보통 새벽 2시는 돼야 잠자리에 듭니다. 그러다보니 주일에 교회학교 교사로 봉사하기를 원하지만 교사는 고사하고 주일 예배 시간을 맞추는 것도 힘들어 합니다. 매번 자기 스스로 일어나지 못하고 깨워야 힘겹게 일어나곤 합니다. 그래서 남편과 의논하여 늦어도 11시까지 귀가하도록 이야기 했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딸은 자신의 일을 자기가 알아서 할 테니 믿고 맡겨 달라고 하지만 이러다가는 아예 주님을 떠날 것 같아 걱정이 많습니다.

   
A : 사모님께서 따님에 대하여 염려하시는 부분에 대하여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따님이 술 냄새를 풍기며 12시가 넘어 귀가하는 모습이 그려지면서 저 자신도 마음의 불편함이 몰려옵니다. 많이 당황스러우셨으리라 짐작됩니다.

우선 딸의 문제는 두 가지 기본적인 전제를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첫째 딸을 성인으로 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성인이라는 사실은 딸이 요구하는 것처럼 자신의 문제는 자신이 선택하고 결정해야 할 나이라는 것입니다. 미성년자 일때는 부모의 보호와 적절한 통제가 필요하지만 성인이 되었을 때는 결정권을 자녀에게 넘겨주어야 하는 것이 자녀양육의 기본 원칙입니다. 그래서 부모의 역할 중에 가장 중요한 역할은 어렸을 때 분명한 자기 정체성과 신앙적 가치관을 심어주고 스스로 책임있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따님이 잘못된 선택과 행동을 한다면 그것은 일정 부분 부모의 양육의 결과임을 받아들이셔야 할 것입니다.

두 번째는 고교 시절까지 억압당했던 자유와 내면적 욕구들이 분출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어떤 학생은 사회적 분위기나 부모의 기대를 맞추기 위해 자신의 욕구를 계속적으로 억압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따님이 경우는 계속적인 억압이 아니라 분출한 경우일 것입니다.

우선 따님과의 관계를 회복하시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관계 회복을 위해서는 신뢰의 회복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부모님에 대한 신뢰가 없다면 그 어떤 충고도 들으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어렸을 때 상처를 준 것이 있다면 사과해야 할 것입니다. 혹시 생각이 나지 않으신다면 직접 물어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 다음 따님을 합리적으로 설득할 준비를 하셔야 할 것입니다. 막연하게 술을 먹으면 안 되고, 일찍 들어와야 하고, 안 믿는 친구와 사귀면 안 된다는 식의 이야기는 더 이상 먹혀 들어가지 않을 것입니다. 따님의 입장에서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면 설득은 오히려 잔소리가 되고 말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과정을 진행할 때 따님의 인격을 존중하는 자세로 대화해야 할 것입니다. 따님의 생각이나 감정 그리고 욕구를 존중해 주십시오, 그래서 실제로 엄마로부터 자신이 존중받고 있다는 믿음과 확신이 생길 때 비로소 따님도 부모의 기대에 대하여 긍정적으로 반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천영식목사/경기노회 하누림가정회복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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