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컴퓨터학교, 교회와 함께 선교의 문을 열다

[ IT강국, 선교강국 ] 4.이동컴퓨터학교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1년 03월 31일(목) 11:39
 
   
▲ 비전트립에 참가한 청년이 컴퓨터를 지도하고 있다.
남이 가 보지 않은 길을 간다는 것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각오해야 함을 의미한다. 전기도 물도 없는 아프리카 산중턱에 컴퓨터학교를 세우려고 했을때, 처음에는 의욕이 넘치기는 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참으로 무모한 시도였다.
 
하루 종일 발전기를 돌릴 수 있는 형편도 아니고, 필요한 물을 강에서 매일 길어올 수도 없었다. 그러나 마을 추장의 33만㎡(약 10만평)의 땅을 무상으로 주겠다는 제안을 뿌리칠 수 없었다. 나중에 보니 그 땅을 쓸모있게 개발하는 데 드는 수고와 노력 외에도 일주일에 삼일은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전기가 들어와도 워낙 전압차가 심해 전자제품이 쉽게 고장났다. 또한 외진 곳에 있어 타지역 학생들의 접근도 쉽지 않았다. 눈물을 머금고 다른 장소를 물색하게 됐고, 새로운 부지로 선정된 곳이 바로 현재의 볼타댐이 위치한 아코솜보지역이다.
 
전기와 물이 다른 곳에 비해서 늘 공급되는 이곳은 가나에서 가장 적합한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6천6백㎡(약 2천평)의 대지에 영등포노회 30여 교회와 경기노회 수원성교회의 협력으로 2004년 7월 최신 설비를 갖춘 컴퓨터훈련센터를 설립하게 됐다.
 
처음 몇 해는 교실이 부족할 정도로 학생들이 넘쳐났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또 여러가지 문제들이 발견됐다. 댐 부근에 사는 학생들에게는 아주 좋은 학교였으나 진짜 혜택이 필요한 외지 학생들이 지낼 수 있는 숙소가 없었다. 아코솜보는 수력발전을 위한 특수지역이여서 일반주택 신축이 허용되지 않고 발전소 관련시설만 허용됐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모든 스텝들이 기도하며 떠올린 아이디어가 '이동컴퓨터학교(Computer School on the Move'였다. 즉 '학생들이 컴퓨터를 배우러 학교에 오기를 기다리지 말고 학생들이 있는 곳으로 컴퓨터를 들고 나가자'는 것이다. 지역교회와 협의해 교회 사무실에 컴퓨터학교를 개설했다.
 
그 반응은 예상 외로 뜨거웠다. 지역교회는 컴퓨터학교를 통해 전도의 문을 열 수 있었고 소외지역 주민들은 교회를 통해 수준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목회자 자녀에게는 무상교육의 혜택까지 주었다. 더 나아가 본교단과 협력교단인 가나장로교단 소속 학교들을 중심으로 이동컴퓨터학교를 늘려나갔다.
 
일부 시골 학교 교사들의 반응이 의외로 좋지 않고 비협조적이기도 했는데 알고보니 학생들이 먼저 컴퓨터를 배워 교사로서 체면이 서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교사들에게 먼저 기회를 제공하기 시작했고 이들은 훌륭한 조력자가 되었다. 컴퓨터학교 강사들을 일선학교에 보내 그들과 함께 생활하며 가르치도록 했다. 비전트립을 나온 청년들도 현지 강사들과 지내며 교육에 동참했다. 이렇게 몇 해를 보내니 사방에서 초청이 쇄도했고 컴퓨터가 모자라게 됐다.
 
학교의 온 스텝들과 5년간 매년 2백대씩, 총 1천대의 컴퓨터와 이 일을 감당할 강사들을 보내달라고 기도했다. 하나님은 전혀 기대치 않았던 사람들을 움직이셨다. 먼저 우리나라 외교부 등 정부 관료들을 움직이셨다. 2011년부터 2백대의 컴퓨터를 선적해 보내준다고 연락이 왔다. 또한 전보다 더 많은 청년들이 헌신하여 가나로 오겠다는 연락을 해왔다. 컴퓨터를 가르치고 있는 우리에게 하나님은을 기도를 요구하셨다.

이명석 / 총회 파송 가나 선교사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