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실은 만화'는 나의 오랜 꿈"

[ 인터뷰 ] '만화 소요리 문답' 펴낸 뚱딴지 작가 김우영장로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1년 03월 29일(화) 18:38
   
뚱딴지 캐릭터를 꼭 닮아있는 김우영장로. 그는 아직도 만화를 그릴때마다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고 했다.

"애들 즐겁게 해주려고 하는거에요. 다른거 없어, 단순해요."

최근 '만화 소요리문답'을 펴낸 뚱딴지 작가 김우영장로(평양노회 지명교회)를 지난달 17일 서울 종로구 구기동 소재 자택에서 만났다. 매일 어린이신문에 연재 중인 '뚱딴지' 만화 작업에 한창인 그는 이렇게 만화를 그릴 때마다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

"뚱딴지가 21년 됐거든요. 교회에 가면 아이들이 반갑게 인사하고 학부모들은 어렸을때 봤는데 지금도 본다고 좋아해요. 입에 발린 소리도 있겠지만 솔직히 기분이 좋아요. 아이들이 많이 변했다고 하지만 변함이 없는 것은 내가 어릴때나 지금이나 어린이의 생각은 거의 같다는 거에요. 환경이 계속 바뀌는 것 뿐이죠."

'만화 소요리문답'은 '만화로 신앙을 구체화'하는 김 장로의 오랜 꿈에서 만들어졌다(그는 이를 '복음실은 만화'라고 표현했다). 꿈을 품게된 과정을 묻자 그는 뜬금없이 중학생 시절의 얘기를 꺼내놓기 시작했다. "미션스쿨이라 매주 성경공부를 했는데 그때 소요리문답을 처음 배웠어요. 그 당시엔 얼마나 딱딱하고 싫던지. 성경에 재미있는 얘기도 많은데 왜 그 딱딱한 걸 가르치는지 이해가 안됐어요."

그의 할아버지 김봉준장로는 평북 선천, 강원도 삼척, 영주, 부산 등지에 교회를 세웠다. 철저한 신앙의 가정에서 자란 그이지만 20대 초반부터 교회를 떠났다고 한다. "내가 생각했던대로 교회의 모습이 보이지 않으니까 반발심같은게 생겼어요. 굳이 교회에 가서 나쁜 모습을 볼 필요가 있나 싶더라구요." '왜 저렇게 믿을까, 난 좀 멋있게 믿자'란 생각을 가졌던 젊은이는 함석헌, 우치무라 간조 등의 서적을 접하며 무교회주의에 매료됐다.

불혹의 나이 마흔. "그제서야 내 인생을 돌아보게 됐다"고 회상하던 그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티슈를 들고 왔다. "아 내가 헛되게 살았구나 싶고 그때 몸이 좀 안좋았어요. 아내가 기독교방송에서 나오는 간증을 틀어줬는데(옛날 생각하니까 눈물이 나네, 잠깐 쉬었다 하죠)…, 한 2∼3시간 울었을거에요. 그때부터 울보가 됐어." 그날부터 바로 어제 보았던 돌 하나 풀 하나가 달리 보이기 시작했다. 거듭난 체험을 한 것이다.

   
▲ "옛날 생각하니까 눈물이 나네…, 잠시 쉬었다 합시다."

신앙의 눈을 뜨고 성인이 되어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해 다시 '소요리문답'을 손에 든 그는 "정말 좋은 교재라는 생각이 들어서 만화로 그려보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수십년이 지난 지금 꿈을 이룬 그는 "작품활동하면서 이런 일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 행복하다. 아이들이 읽고 하나님이 누구이신지, 어떻게 믿어야 하는지, 예수님이 왜 십자가에서 돌아가셨는지 분명한 신앙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1939년 평북 선천 출생의 김우영작가는 1990년부터 소년조선일보에 4칸 만화 뚱딴지를 연재하면서 이름을 알렸고 사단법인 색동회가 주관하는 제25회 눈솔상과 제4회 고바우 만화상을 수상했다. '뚱딴지 만화일기' '뚱딴지 명심보감' '뚱딴지 삼국지' '뚱딴지 조선시대' '뚱딴지 작가 김우영의 만화 신학이야기' 등을 펴냈으며 현재 한국기독만화선교회(회장:이용구)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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