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게 하는 '유혹'

[ 논단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1년 03월 24일(목) 13:14

최근 성서학 연구동향의 특징 중 하나는 성서윤리에 대한 관심의 고조이다. 그것은 현대 사회에서 일어나는 많은 사회학적 문제에 대해 사회가 교회에 입장과 답변을 물었기 때문이며, 또한 그리스도인이 세상 가운데서 살아갈 때 부딪히는 구체적인 문제에 대해 신학적 입장을 묻는 교회의 질문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성에 관한 문제는 현대 사회에서 여성의 사회진출 증가와 권익 회복에 맞물려 사회적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본고에서 필자는 특집 기획의 의도에 따라 성희롱ㆍ성추행ㆍ성폭력, 결혼ㆍ이혼ㆍ재혼ㆍ근친결혼, 동성애ㆍ성전환, 임신중절ㆍ선택불임ㆍ인공수정, 매음ㆍ음행ㆍ간음 등 제반 성윤리 문제를 다루는 대신, 최근 한국교회 품위 손상과 이미지 실추, 교회의 대 사회 신인도를 떨어뜨림으로써 한국교회 위기론에 한 몫을 하고 있는 교회 내 성윤리 문제, 그것도 목회자의 성윤리 문제에 국한하여, 교회의 자성(自醒)적이고 자정(自淨)적 관점에서 한국교회의 회복과 갱신을 바라는 마음으로, 다루고자 한다.

교회 안에서 목회자의 성윤리 문제가 불거지는 이유들 중 하나는 교회 지도자에게 주어진 권리와 의무에 대한 부적절한 의식과 성경을 오용하는 자의적 해석에 따른 자기합리화이다. 목회자가 자신에게 주어진 권리 이상의 권리의식을 갖거나 자신에게 할당된 의무 이하의 의무의식을 가지면, 또한 성윤리에 관한 판단과 해석에서 성경을 전체적으로 신학적으로 이해하지 않고 부분적으로 자신에게 유리하게 인용하여 자신의 잘못을 가리는 인본적인 합리화의 수단으로 삼으면, 이는 목회자를 '하나님의 종'으로 여기며 따랐던 성도들과 신앙 공동체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성경을 하나님 편에서 전체적으로 이해하는 신학적 성서윤리관의 확립이 화급하게 요구된다.

그러면, 목회자가 성적인 유혹을 물리치고 제반 성문제를 예방할 수 있는 목회자의 성윤리에 대한 성경의 신학적 원리는 무엇인가? 신구약성경이 제시하는 신학적 인간관의 으뜸 되는 명제는 다름 아니라 하나님께서 사람을 창조하셨으며, 인간은 그의 피조물이라는 점이다(창 1:1).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사탄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타락하여 죄를 범하였는데, 죄인 된 인간이 거듭나 새로운 피조물이 되는 것은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써만 가능하다는 것이 신학적 인간 이해의 핵심이다(고후 5:17). 이러한 핵심 원리를 근거로 삼아 목회자의 부도덕한 성윤리, 곧 '음행'에 대한 성경적 가르침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성경에서 모든 종류의 불법적인 성관계를 가리키는 음행은 무엇보다도 교회 지도자가 경계하고 삼가해야할 독버섯과 같다.

그것은 음행이 하나님과의 관계를 파괴하기 때문이다. 성도의 몸은 '하나님의 성전'이다(고전 3:16). 음행은 '몸에 범하는 죄'(고전 6:18)이기 때문에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마 28:20; 롬 12:1-2)을 파괴하고, 또 세상과 벗되는 것이기에 하나님과 원수 되게 한다(약 4:4).

둘째로, 음행은 신자가 예수의 이름으로 세례 받을 때 하나 된 그리스도와의 관계(롬 6장)를 깨뜨린다. 그리스도인은 수세를 통해 그리스도와 연합하게 되고, 이로써 그의 몸은 '그리스도의 지체'(고전 6:15)가 되는데, 음행은 몸에 생긴 암과 같기에 그리스도와의 관계를 파괴한다.

셋째로, 음행은 육욕(肉慾)적인 삶(갈 5:19)으로 이끌어감으로써 '성령으로 사는 삶'(갈 5:25)을 저지한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새 피조물이 된 성도의 몸은 '성령의 전'(고전 6:19)이다. 따라서 음행은 성령의 전인 몸을 상하게 하는 범죄 행위이다.

넷째로, 음행은 거룩한 삶을 방해한다. 성경적 의미로 '거룩함'이란 구별됨이다. 성도가 세상과 구별되게 거룩해야 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거룩하시기 때문이다(레 11:45). 이 거룩함에 이르는 한 길은 '음란을 버리는 것'(살전 4:3)이다. 음행은 무엇보다도 목회자의 거룩성을 빼앗는다. 그러므로 목회자가 지도력을 잃지 않고 거룩성을 유지하며 하나님의 사람으로 성도들 앞에 서려면, "거룩한 손을 들어 기도하라"(딤전 2:8)는 바울의 권면을 기억해야 한다.

다섯째로, 음행은 성도의 기본적 삶의 자세인 '종말적인 삶'을 가로막는다. "내가 그리스도를 본받는 자가 된 것 같이 너희는 나를 본받는 자가 되라"(고전 11:1)고 권면했던 바울은 그리스도인이 세상에서 살아갈 때 '마치 아닌 것'처럼 처신하는 것을 성도의 기본 신앙 태도로 가르쳤다(고전 7:29-31). 다가오는 종말에 부합된 신앙적 삶의 자세는 '아내 있는 자가 없는 자 같이 하는 것'이다.

여섯째로, 음행은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목회자의 소명과 사명을 파괴한다. 목회자는 모든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가르쳐 지키게 함으로써 그리스도의 제자 삼는 사명을 가지고 있으나(마 28:19), 음행은 이를 저지한다. 게다가 음행은 목회자로 하여금 '양 무리의 본'(벧전 5:3)이 되지 못하게 한다. 이로써 목회자는 사실상 "경건의 모양은 있으나 경건의 능력을 부인하는 자"(딤후 3:5)로 전락하고 만다.

마지막으로, 음행은 목회자 자신의 가정을 파괴하고 또한 다른 성도의 가정도 파괴한다. 바울에 의하면, 교회의 지도자는 한 아내의 남편으로 절제하며 신중하며 단정해야 한다(딤전 3:2). 이는 제 집을 다스리지 못하면 하나님의 교회를 돌볼 수 없기 때문이다(딤전 3:5). 목회자의 음행은 다른 가정을 파괴하는 간음 행위다. 목회자의 부적절한 성행위는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마 6:9) 라고 기도하며 가르쳐야할 목회적 책임에 사실상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게 함으로써 제3계명(출 20:7; 신 5:11)을 파기하는 셈이다.

전술(前述)한 성윤리에 대한 성경의 가르침을 따라 목회자가 건강한 성윤리 의식을 회복하고 유지하는 것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목회자의 부도덕한 성문제를 예방하는 목회자 성윤리의 'ABC'다. 목회자의 건전한 성윤리를 위해서는 목회자 스스로 '성적인 유혹을 물리치라', '음행을 피하라' 는 성경 구절에 눈을 크게 떠야 한다.

또 거짓 목회자에게 내릴 심판(유 3-16)에 대하여 "지극히 거룩한 믿음 위에 자신을 세우며 성령으로 기도하며,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자신을 지키며 영생에 이르도록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긍휼을 기다리라"(유 20-21)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들을 귀'가 목회자에게 필요하다.

장흥길교수
장로회신학대학교

목회자라 할지라도 세상에서 육신을 입고 사는 동안 어찌 육욕이 없이 살 수 있겠는가? 그렇다 할지라도 육욕을 음행으로 발산하지 않고, 믿음으로써 절제하며 사랑으로 승화시켜 나가는 지혜와 주님의 말씀에 대한 순종이 모든 교회 지도자들에게 요구된다. 교회 안에서 성문제를 일으키고도 밧세바를 범한 다윗의 경우를 예로 들면서, 구렁이 담 넘듯 얼버무리며 아무 일 없었던 것으로 여기고, 자기를 기만할 뿐 아니라 성도를 속이며 하나님을 속이는 자는 다윗이 얼마나 철저하게 회개하며, 회중 앞에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회복을 위한 적절한 수순을 밟아 하나님의 용서를 받고 백성들의 신뢰를 회복한 후에야 비로소 다시 하나님의 사람으로 올바른 삶을 살게 되었는지를 새겨들어야 한다.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