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그리스도의 사랑을 나누길

[ 사설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1년 03월 23일(수) 16:02
 
지난 11일 일본 동북부 해안에서 발생한 강도 9.0의 지진과 10미터나 되는 쓰나미로 일본열도는 물론 전세계가 충격과 공포에 쌓여 있다. 여진의 두려움과 후쿠시마 원전의 공포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20일 오후 공식 사망ㆍ실종자수가 2만명이 넘었다. 이는 1995년 고베 대지진 때, 사망ㆍ실종자 3배 이상의 수치이다. "전후 65년에 걸쳐 가장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는 나오토 총리의 말이 지금 일본의 상황이 얼마나 어려움에 처해 있는지 짐작케 하는 말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한ㆍ일 양국의 관계는 매끄럽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우리 국민 누구나 할 것 없이 일본은 가장 가까운 나라이면서도 민족적 정서로는 아주 먼 나라였다. 그러나 이번 일본 참사를 통해 양국의 관계를 다시금 생각해 준 사건이 있었다. 지난 16일 한국정신대문제협의회는 일본 대지진 발생 후 돌아온 첫 '수요집회'를 구호를 외치는 대신 조용히 묵념하는 추모 형태로 진행했다. 정대협은 지난 1992년 1월부터 매주 수요일마다 일본대사관 앞에 모여 정신대 할머니들에 대한 일본 정부의 사과와 배상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어왔다.
 
이들뿐만 아니라 일본을 도와야 한다는 흐름이 사회 전반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언론을 비롯하여 인터넷 사이트를 중심으로 '일본을 돕자'는 캠페인, 사회단체들의 모금운동, 스포츠 스타, 일본에 한류열풍을 일으켰던 한류스타들의 자발적인 기부가 국민을 비롯한 일본인들의 마음에 감동을 전하고 있다. 종교계 역시 기독교, 천주교, 불교의 대표들이 애도문을 발표하고 일본을 돕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본교단 역시 지난 14일 교인들의 기도와 모금 동참을 호소하는 총회장 담화문을 발표하고 곧바로 희생자 위로를 위한 모금에 돌입했다.
 
일본은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우리의 이웃이다. 재난으로 인해 고통 속에 빠진 우리의 이웃인 일본에게 한국교회가 해야 할 일이 있다. 첫째, 고통을 당한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함께 아파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둘째, 일본 국민들이 새 힘을 얻을 수 있도록 우리의 마음을 전달하는 것이다. 셋째, 성숙된 신앙인의 모습으로 일본을 바라보아야 한다. 일제시대에 당했던 고통을 잊지는 않되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용서하고 그들을 형제로 받아 들여야 한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일을 당하는 이들에게 많은 일들을 감당해 오면서 저력을 발휘하였다. 이번에도 겸손한 마음으로 가깝고도 먼 일본에 그리스도의 사랑을 나누어주어 한ㆍ일 양국관계가 회복되는데 큰 역할을 담당하는 한국교회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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