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회 카페… 혹시 불법?

[ 문화 ] 커피미션네트워크 출범, "교회카페 운영 지침 매뉴얼화 할 것"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1년 03월 22일(화) 16:32
   
▲ 매일 마시는 커피 한 잔, 선교의 도구가 될 수 있다면?
전세계에서 하루에 마셔지는 커피가 40억잔에 이른다는 통계가 있다. 그중에서도 한국은 '커피공화국'이라 불릴만큼 커피인구가 많은 나라다. 이러한 커피바람을 타고 교회도 카페를 여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단순히 휴게의 공간이라는 차원을 넘어 지역사회 주민들과의 소통의 장이 되는 것에 대한 기대때문이다. 하지만 일부를 제외하고 상당수의 교회가 카페 운영과 관련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커피밀 대표 윤선주목사는 "우리나라 교회 카페가운데 70%이상이 불법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괜찮은 바리스타 한명 세워놓으면 잘 운영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교회 카페는 일반 카페와 전혀 다르다. 직영점 형태로 운영하는 시도도 해보지만 실패하고 교회가 이용당하는 경우도 봤다"며 "아직까지는 많은 수업료를 지불하고 있는 현실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일반 업체와 계약을 맺을 때 불리한 내용은 없는지 단서조항까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종교부지에 상업공간을 개설할경우 용도변경이 필요하지만 대다수의 교회가 이를 간과해 벌금을 물기도 하고, 교회 카페 음료의 가격이 싸다보니 경쟁에서 밀리는 주변 상점들에게 높은 원성을 사기도 한다. 지역사회 선교를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 오히려 선교를 막는 역효과를 낳고 있는 것이다. 좋은 취지를 가지고 시작했지만 '불법'이라는 오명을 피하기 위해서는 수십년전 마련된 관련 법 개정도 시급한 현실이다.

한편으로는 지속가능한 선교시스템 구축을 위해 '커피'가 갖고 있는 경제적 가치를 재인식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미 전세계 대다수의 지역에서는 직접 선교가 불가능하고 선교사들도 지원에만 의존하지 않고 자립이 필요한 실정. 실제로 '커피벨트'라고 불리는 지역은 무슬림이 왕성하게 활동하는 곳이며 많은 인구가 커피에 관련된 일에 종사하고 있다. 전국의 수많은 교회 카페들이 선교지에서 생산되는 커피를 사용하기만 해도 간접적인 선교 후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커피미션네트워크가 출범을 앞두고 오는 31일 평촌교회 아가페교육문화센터에서 첫 사역설명회를 갖는다. '교회 카페가 지역사회 소통과 착한 소비를 통한 선교와 나눔의 실천적 장이 되도록 하자'는 것이 출범 목적.

   
▲ 한성교회 그릿시냇가 카페 전경.

이날 설명회에는 '왜 교회 카페인가'를 주제로 한 세미나와 교회 카페를 모범적으로 운영중인 한성교회(도원욱목사 시무, 그릿시냇가 카페)와 작은 카페교회로 개척해 1백명 성도로 성장한 동네작은교회(김종일목사 시무)의 사례가 소개된다.

커피미션네트워크는 카페 운영상의 기술적, 행정적, 법리적 문제를 매뉴얼화해서 심포지엄 등을 통해 전국교회에 정보를 공유하고 크리스찬이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착한소비운동 캠페인, 커피미셔너리 파송, 정책 제안 등의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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