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된 인격체인 자녀

[ 입시사교육바로세웁시다 ]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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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3월 15일(화) 19:27
최근에 '캉가루 족'이란 말이 등장했다. 캉가루가 새끼를 낳은 후에도 뱃속에 가지고 다니는 것을 비유해서 성인이 되었는데도 부모에게 의지하며 사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캉가루족이 생긴데는 다 커서도 부모에게 의지하는 자녀들의 책임도 있지만 그렇게 키운 부모의 책임이 더 크다. 안타까운 것은 그렇게 큰 자녀일수록 효도할 줄 모른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항상 부모에게 의존해왔기 때문에 부모에게서 받는 것만 알지 드리는 것을 모르게 된다. 우리 교육은 전반적으로 자녀들이 부모에게 의존하도록 이뤄져왔다. 그것이 사회 전체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앞으로 점점 더 심각해질 것이다. 그렇다면 교육에 어떤 변화가 필요한가?

첫째로 자녀를 독립된 인격체로 대해야 한다. 독립된 인격체로 성장시키려면 '도대체 언제부터 자녀를 독립시켜야 하느냐?'는 질문을 할 수 있다. 적어도 결혼할 때는 독립을 시켜야 한다. 성경에도 남자가 부모를 떠나 여자와 연합하여 한 몸을 이룬다고 말했으므로 결혼할 때 남자든 여자든 부모를 떠나서 독립을 해야 한다. 그런데 그때 독립을 하는 것은 좀 늦은 감이 있다. 미국에서는 자녀들이 고등학교를 떠나서 대학을 갈 때 쯤이면 독립을 시킨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등학교를 나왔다고 독립하는 아이들은 별로 없다. 자녀들은 부모의 간섭으로부터는 독립하고 싶어하지만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아직도 부모에게 의존한다. 그런데 어떤 심리학자는 아주 인상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었다.'자녀들을 언제 독립시켜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탯줄을 끊을 때부터'라고 했다. 자녀가 태 안에 있을 때는 엄마에게 전적으로 의존하지만 태어나서 탯줄을 끊은 후부터는 독립된 인격체라는 것을 강조한 말이다. 약간 과장이 섞인 말이지만 일리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우리나라 부모들에게는  도전이 되는 말인 것 같다.

물론 자녀들이 어릴 때에 물리적으로 보호해주어야 한다. 정서적으로 안정을 제공해주어야 한다. 경제적으로도 필요를 채워 주어야 한다. 그러나 어떤 경우라도 자녀들을 부모의 소유물이나 부속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 하나님이 자녀를 주실 때에 독립된 인격체를 부모에게 맡겨주셨다. 그런데도 많은 부모들이 자녀들의 자기의 소유로 착각하기 때문에 자녀들이 부모에게 의존하는 것을 장려하고 있다.

현재 우리의 교육의 문제의 근저에는 이런 의식이 자리 잡고 있다. 자식을 교육하는데 열정인 부모들에게 이유를 물어보면 다 자식들을 위해서 그런다고 한다. 그런데 현실은 자식이 부모를 위해서 사용되거나 좀더 심하게는 희생되는 경우가 많다. 부모들은 자식을 자기의 욕심을 해결하는 도구로 사용하기도 하고 자식을 부모의 자랑거리로 만들려고 한다. 이렇게 부모가 자녀들의 삶을 주관하게 되면 자녀는 자신의 삶이 아닌 부모의 삶을 살게 된다. 또 이렇게 부모가 자녀들의 삶에 지나치게 관여하게 되면 자녀는 자신의 문제를 자신이 해결할 기회를 얻지 못한다. 결과적으로 교육에 열정을 가지고 헌신하지만 자녀들을 제대로 교육하는데는 실패하고 마는 것이다.

둘째로 책임감을 가르쳐야 한다. 자녀를 독립된 인격체로 대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책임감은 없어진다. 요즈음 자녀들이 예전처럼 부모에게 효도를 잘 하지 못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이런 교육의 열매이다. 부모는 자녀들에게 희생적으로 베풀었다고 생각하지만 자녀들의 입장에서는 그것이 당연하게만 여겨지기 때문에 고마움을 모른다. 그런 부모의 희생적인 사랑이 간섭으로 느껴지거나 고통으로 느껴진 아이들에게는 부모가 귀찮게만 느껴지므로 보답하고 싶은 더더욱 없을 것이다. 그러니 효도를 기대하기 어렵다. 그래도 최소한 자녀로서 의무는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하지만 자녀들에게 공부 외의 다른 책임은 다 면제시켜 주면서 키웠기 때문에 부모에 대한 의무도 별로 느끼지 못하게 된다. 공부할 때도 부모를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책임이기 때문에 하도록 해야 한다. 공부뿐 아니라 자녀에게 맡겨진 책임을 지도록 가르쳐야 한다. 결국 자녀가 그의 인생에 대해 스스로 책임지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부모에 대한 책임도 느낄 수 있고 효도할 수 있다.

부모는 자녀들을 독립된 인격체로 받아들여야 한다. 자녀들의 인생을 주관하려고 해서는 안된다. 독립된 인격체로서 다양한 책임을 다하도록 양육해야 한다. 공부만 잘하도록 키운다고 해서 공부를 잘하게 되는 것도 아니다. 그렇게 키운다면 혹 공부를 잘하게 된다고 해도 기껏해야 공부만 잘 하는 사람이 되고 말 것이다. 그것이 교육의 목적은 아니지 않는가. 

방선기목사
직장사역연구소 소장ㆍ기윤실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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