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든 성경, 새사람된 증표"

[ 인터뷰 ] 부친 정원재장로 전기 펴낸 정행업목사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1년 03월 15일(화) 14:07
   
▲ 정행업목사.
"요한계시록의 대재앙을 본 것 같았어요. 우리도 구제역이 얼마나 큰 재앙인데 하나님의 징계라고만 할 수는 없지…."

얼마전 부친 정원재장로(1883∼1955)의 전기를 펴낸 정행업목사(전 대전신대 총장)가 수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 팔순을 바라보는 노령의 목회자는 창조세계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는 듯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가 이번에 '돌아온 탕자'란 제목으로 아버지의 전기를 출간한 것도 성경의 말씀과 일치된 삶을 살았던 신앙선배들의 모습을 나누고 싶어서다.

정 목사는 출판이 되자마자 "신학생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책값 대신 장학금을 학교에 보내달라"는 당부와 함께 가장 먼저 중부지역 주요 교회에 8백 여권의 책을 보냈다. 오는 22일 대전신대에서 출판기념회를 갖고 후학들을 만날 생각에 설레여하는 모습이 마치 어린아이같다.

"77세인 나도, 집에서는 막내에요. 아버지는 경성신학교를 나오셨지만 안수는 받지 않고 평신도로 봉사하셨어요. 8년간 이민 생활 후 예수님을 영접하고 돌아와 농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며 교회를 섬기시는 모습이 독특했죠." 그는 표지 사진을 가리키며 "노름으로 재산을 탕진하고 하와이로 탈출(이민)한 아버지가 회심한 해에 찍은 것으로 들고 계신 큰 성경이 새사람된 증표"라고 했다. 1905년도에 찍힌 이 사진은 현재 인천에 있는 한국이민사박물관에 전시돼있다.

그는 후배 목회자와 신학생들에게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물질주의적, 안일한 신앙을 갖는다면 크게 실망하겠지만 한국교회 초기 신앙 선진들의 모습을 기억하고 순교자적인 각오로 나간다면 어떤 난관도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일제 시대 순교도 했는데 뭐 두려울 것이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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