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지도자들이다

[ 논설위원 칼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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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3월 03일(목) 11:25

 
우리 주변에는 지도력에 관한 책, 글, 세미나가 홍수처럼 범람하고 있다. 그런데 홍수 속에 먹을 물이 없듯이 진정한 지도력을 가진 지도자가 있다고 해야 할지, 없다고 해야 할지 착잡한 심경이다.
 
최근 교회들 속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사태들은 입에 담기조차 부끄러운데 그 당사자들을 비난하려는 것이 아니라, 어느 누구도 책임지려고 하는 지도자들이 없다는 것이다. 교단 선거에 수억 원의 돈을 썼다는 풍문은 많은데 받았다는 사람들은 없다. 그런 문제를 제기하면 '세상사는 것이 다 그런 것이고, 너무 빡빡하게 살지 말라'고 오히려 비난을 받는다. 이런 이야기들이 교회 안에서만의 문제가 아니라, 일간지 사설에서까지 다뤄지고 있는데, 과연 한국 교회 지도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그냥 교회에서 예배 인도 잘하고, 부흥회 잘하고, 성전을 잘 짓고, 해외 선교 열심히 하고, 치유와 축복 선언이나 풍성하게 하면 되는 것일까?
 
지도력을 여러 가지로 이야기할 수 있지만, 가장 핵심적인 것은 "누가 책임을 지느냐(Who's in charge)?"에 있다. 시대 탓, 남의 탓, 어쩔 수 없었다는 탓하지 말고 "내가 책임을 집니다", "모든 문제는 제게 있습니다". 겸손히 엎드리고, 회개하고, 그 회개를 선포해야 한다. 그 옛날 길선주목사가 "나는 아간과 같은 놈입니다"라고 회중들 앞에서 회개 자복함으로 오히려 용서와 부흥의 불길이 일어나게 한 것처럼, 오늘 한국교회 지도자들에게 회개는 참으로 필요한 과제라고 생각된다.
 
우리는 '개혁', '갱신', '변혁', '변화'를 많이 말한다. 그리고 세상의 구조, 체계, 조직을 탓한다. 그러나 주님은 "물과 성령으로 거듭나야 하나님 나라를 볼 수 있다"고 하셨는데 요즘 교회 지도자들은 물과 성령으로 거듭나지를 못했는지 하나님 나라가 보이는 것이 아니라, 물질의 나라, 명예의 나라, 성 타락의 나라, 법과 질서들에는 특권의 나라…. 그야말로 세상적이고, 마귀적이고, 정욕적인 나라만 보고, 그 가운데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다. 이 논단을 쓰고 있는 필자 역시 그런 부류에 속한 지도자가 아니라고 장담하기 어려움을 솔직히 고백하면서 이 글을 쓰고 있음을 이해해주기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이제 우리는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키며 말하는 "당신이 바로 그 사람이라"는 음성을 듣고 "내가 회개할 아간이며, 다윗이며, 삼손이며, 가룟 유다이다"라고 통회하면서 고백해야 한다. 우리도 모르게 하나님의 이름을 갖고 손에 움켜쥐었던 것, 쥐려고 하는 것들을 내려놓자. 자리도 내려놓고, 명예와 권세도 내려놓고, 더하고 싶은 마음도 내려놓자. 우리가 회개하여 내려놓지 않으면 하나님께서 거두시고 깨트리시는 것이 성경의 법칙인데, 그때 우리는 노아와 같이 벌거벗은 부끄러움을 더 비참하게 드러내 놓게 될 것이다.
 
예수님께서 "화 있을진저 외식하는 너희 바리새인, 서기관들이여"라고 하셨는데 이는 당시 가장 경건하고, 가장 말씀과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 들은 책망이다. 우리는 경건으로 자신을 회칠하고, 말씀으로 오히려 진리를 왜곡시키는 화가 있을 수밖에 없는 지도자가 아니라, 참된 회개로 하나님의 나라를 보고, 그 나라를 선포하는 예수님의 사람으로서 종노릇하는 지도자임을 다시 깊이 되새기고, 맡은 바 사명을 참으로 성경적으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것으로 분별하여 행하는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
 
솔직한 심정은 지금 한국교회의 지도자라는 말을 듣는 것조차 부끄럽다. 하지만 주님을 부인하고도 닭 우는 소리를 듣고 회개하여 다시 크게 쓰임 받은 베드로처럼, 작금의 여러 가지 교회의 불미스런 사건들이 오히려 우리를 정신 차리게 하는 닭 우는 소리가 되어 다시 주님의 말씀을 생각하고, 주님을 사랑하는 자로, 주님의 일로, 주님께 영광 돌리는 교회의 목회자요, 지도자가 되자. 분명한 것은 하나님께서는 베드로와 제자들을 통해 초대교회의 부흥을 일으키신 것처럼 21세기 한국교회에서도 지도자들을 통해 다시금 부흥이 일어나게 될 것을 확신하자.

정영택
목사ㆍ경주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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