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자비량 연주, 간증 봉사로 새로운 후반전

[ 아름다운세상 ] 색소폰 들고 간증 봉사 시작한 이무기장로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1년 03월 02일(수) 10:42
   
▲ 은퇴 후 봉사로 새 삶을 시작한 이무기장로와 전명옥권사.

진짜 게임은 후반전부터.
 
모든 경기에 중요하지 않은 순간이란 없겠지만 어느 게임이든 그 경기가 마무리되는 순간인 후반전이 더욱 중요한 법이다. 인생, 특히 신앙의 레이스에서도 이 같은 법칙은 적용되는 법이다. 여기 전반전도 멋지게 달렸지만 인생의 후반전은 더욱 멋지게 질주하고 있는 이가 있다.
 
바로 부산남노회 양산중앙교회(김득기목사 시무)의 이무기장로다. 이무기장로의 드라마틱한 후반전의 시작은 그의 이름의 변화가 가장 상징적으로 잘 나타내준다. 그의 이름은 최근 '이무기'에서 '제임스 리'로 바뀌었다. 물론 실제 주민등록상의 이름이 바뀐 것은 아니다.
 
그가 지난해 12월31일부로 수자원공사를 정년퇴직하면서 관련 기업들의 요직 제의를 뿌리치고 자비량 신앙간증자 겸 연주자로 새 삶을 시작하면서 그의 아내가 지어준 예명이다. 말하자면 승천하지 못해 용이 되지 못한 구렁이란 뜻을 가진 '이무기'에서 예수님의 열두 제자 중 한 명인 '야고보(James(야고보의 영어 표기))'가 된 것이다. 이름으로만 보면 굉장한 신분 상승이다.

# '이무기'에서 '제임스 리'로

모두가 원하는 안정적인 직장을 정년퇴임한 덕에 노후 준비도 됐고, 이제는 그동안 열심히 살아온 날들에 대한 결과물을 누리면 될텐데 돌연히 나이 육십에 새로운 삶을 살기로 결심했다.

"사실은 정년퇴임 하기 5년 전부터 색소폰을 통해 복음을 전하며 살아야겠다고 구상해왔어요. 지금도 좋은 직장, 사업 등을 제의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아쉽더라도 내려놓아야 할 때 내려놓아야지요. 지금까지 번 것으로 우리 두 식구는 먹고 살 수 있으니 장로로서 많이 봉사하지 못한 지난날에 대한 반성의 의미로, 또한 하나님이 주신 엄청난 축복을 조금이라도 갚기 위해 전적인 헌신을 결정했지요. 그냥 세상의 안락을 추구하며 살아서는 끝에 가서 남는 것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는 자신의 사역 이름을 '희망나눔 공연 프로젝트'로 정하고 정년퇴직 전부터 서서히 사역에 시동을 걸었다. 2009년 10월 15일 양산시의 한 여성단체로부터 여성지도자 초청 행사에 색소폰색 연주를 해달라고 청탁이 들어왔다. 이를 시작으로 그해 11월 29일 본인이 장로로 시무하는 양산중앙교회에서 처음으로 총동원 전도주일에 찬양간증집회를 시작함으로서 그의 '희망나눔 공연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후 입소문을 듣고 남양교회 성암교회 평강교회 양울교회 삼성교회 무지개교회 미문교회 대송교회 등에서 찬양간증집회 요청이 쇄도했다.
 
지난해 말 은퇴 이후에는 사역에 더욱 본격적으로 임하기 위해 자비로 신문에 광고까지 냈다. 신문광고의 말미에는 "요양원, 복지관, 교도소, 군시설, 개척교회 등 어느 곳이든 음악을 통한 복음전도가 필요한 곳을 소개해주시고, 불러주시면 자비량으로 봉사하오니 언제든 연락주십시오"라는 글귀가 새겨져있다.

# 전신마비 뒤 새로운 신앙 얻어

 
비록 안정적인 노후가 보장됐다고 하더라도 그가 살아온 인생은 평탄하지만은 않았다. 어린 시절 지독한 가난으로 희망이 없다고 느끼기도 했고 40세에는 전신마비가 와 의사로부터 회복이 어렵다는 진단까지 받았다. 그러나 이러한 어려움들은 지금 돌이켜보니 모두 하나님께 더 가까이 가게 하는 주님의 섭리였음을 고백하게 된단다.
 
전신마비로부터 회복을 경험하면서 그는 어린시절 배웠던 색소폰을 다시 배우게 됐다. 그러나 그가 다시 잡은 색소폰은 이전에 세상 노래를 즐겨부르던 악기가 아닌 절절한 신앙고백과 찬양의 악기가 되어 있었다. 막연하게나마 찬양간증 사역을 생각하게 된 것도 이 시기였다.
 
   
▲ 이무기장로는 '제임스 리'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봉사를 시작하고 있다.

"색소폰은 주로 세상의 음악을 연주하는데 쓰이지만 악기의 주인이 바뀌었으니 이제 나의 색소폰에서 나오는 음악은 감사와 찬양의 멜로디가 됐습니다. 색소폰은 모든 악기 중 사람의 성대와 가장 비슷해요. 우는 소리, 호소하는 소리 등 다양한 소리를 만들어내죠. 이런 감성적인 악기로 사람들의 감성에 호소하면서 하나님을 증거할겁니다."

# 아내 또한 전도의 삶에 동참

그가 노년의 삶을 봉사와 간증을 하며 살 수 있게 된 데에는 그의 아내 전명옥권사(55세)의 내조도 결코 빼놓을 수가 없다. 부산의 신양초등학교에서 교감선생으로 정년까지 편안하게 교직생활을 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남편과 함께 봉사의 삶을 살기 위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명예퇴직을 결정했다. 그리고 좀더 효과적인 전도를 위해 이미용기술을 배우고 종이접기, 호스피스 등 일반인들에게 편하게 다가가 봉사하며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기술을 배웠다. 왜 많은 기술 중 이미용기술을 택했냐고 묻자 이렇게 대답한다.
 
"머리를 하게 되면 그 사람은 20~30분은 자리에 앉아있어야 되잖아요. 그러면 저는 머리를 만지면서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는거잖아요."
 
'부창부수(夫唱婦隨)'라는 말이 어울리는 부부다. 전 권사 또한, 남편에게 이야기하지는 않았지만 은퇴 후 봉사와 기도에 집중하면서 살고 싶은 마음이 많았다고 한다. 남편이 그러한 결정을 하자 자신도 바로 그 사역에 동참하고자 교감선생의 직분도 과감히 집어던졌다. 이 장로 또한, 이러한 아내의 마음이 항상 고맙다.
 
끝으로 이 장로는 "소외되고 절망에 빠진 분들에게 음악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감동을 선사해 희망이라는 선물을 주고 싶다"며 "어디든 찬양과 간증이 필요한 곳이 있으면 제임스 리가 달려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연주문의) 010-8545-3927, 051-746-3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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