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후예, 목수 김목사

[ 명예기자코너 ] 한 손에는 성경, 한 손에는 망치를

김태헌 mr3752@hanmail.net
2011년 03월 01일(화) 22:13

   

 

세상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필요를 채워주며 가장 낮은 곳에서 섬김의 본을 보여주신 분이 목수의 아들 예수였다면 그분을 꼭 닮은 목회자가 있어 신선한 감동을 더해 주고 있다.   

  

농촌 들녘! 간간히 얼굴을 드러내며 수줍게 웃는 어린 유채꽃을 지나치며 대정리 방향으로 달리다보면 좌측으로 조수2리를 가리키는 돌비석을 만나게 되는데 그 돌비석을 따라 약2Km 정도 낙천리 방향으로 달리면 좌측으로 경산교회를 만나게 된다.  

 

기자의 기억으로 경산교회는 개척 된지 약10년 정도 된 농촌의 작은 교회다. 개척초기의 역사를 고스란히 지켜봤던 기자로서는 감회가 새로웠다. 오랜 만에 찾은 교회였지만 목회자만 바뀌었을 뿐 모든 것들이 옛날 그대로인 것 같았다.  

기자가 교회를 방문했을 때 ‘윙 윙 탁 탁’하는 기계음이 기자를 맞아 주었다. 기계음이 울리는 곳으로 발길을 옮기다가 온 통 뽀얗게 먼지를 뒤집어 쓰고 목수차림을 한 사람과 마주치며 인사를 나누었는데 그가 바로 약1년 전부터 경산교회를 목회하는 김평광(40)목사였다.   

“경산교회 목회하려면 목수 일은 기본인 것 같습니다.” 라고 너털 웃음을 띄우며 묻는 기자에게 “그런가 봅니다. 전임 목사님도 그런 분이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라고 대답하며 웃는 김목사의 얼굴에 따스한 봄 햇살이 담겼다.   

기자가 김목사를 만났을 때 그는 목조주택을 짓느라 한창이었다. 30여평의 대지 위에 3채의 목조주택을 짓는단다. “왜 그렇게 많은 주택을 짓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목사는 “우리 교회 성도님들 중에 가정 형편이 어려워 거처할 집이 없는 분들이 있어서 그들이 살 집을 짓고 있다”고 했다.   

연건평 약15평 정도의 복층구조로 된 목조주택을 김목사 혼자의 힘으로 짓기 시작한지 시간이 꽤 흘렀다고 한다. “빨리 목표하는 3채의 주택이 완공되어 성도님들이 입주하기를 위해서 기도하고 있는데 여건이 따라 주지 않아 공기가 자꾸 늦어지고 있다”고 한다.

  사실, 김목사는 사전에 건축비가 준비된 상태에서 건축을 시작한 것이 아니었다. 김목사가 가지고 있던 사비는 기반시설을 하는데 모두 사용했고 본격적으로 건축을 시작하면서 허드렛일을 하면서 얻은 수고비를 모아 필요한 자재를 사서 짓다 부족하면 공사를 중단하고 재정이 생기면 또 건축을 계속하는 ‘진행과 중단’을 거듭하면서 언제 완공될런지 모를 기약 없는 작업을 계속해 나가고 있었다.  

 김목사의 노력으로 다행히 1호 주택은 약 80%의 공정율을 보이고 있지만 목표하는 2, 3호 주택은 현재의 상황이라면 언제 착공할지 조차도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다. “앞으로 어떻게 모자란 재정을 충당할 것이지”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그저 웃음만 보일 뿐이었다. 향후 2호, 3호 주택 건축을 위해서 약 3~4천만원 정도의 예산이 필요한 상황이다.

 도시목회를 마다하고 단지 농촌 작은 교회에서 섬기고 싶은 일념하나로 제주도로 내려와 경산교회를 담임한지 1년여, 10여명 정도의 성도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그들의 삶 한자락을 가슴에 품으며 가장 작은 자들의 필요를 채워주셨던 예수님을 닮아가기 위해 한 손에는 성경 또 다른 한손에는 망치를 든 김목사의 모습은 벌써 따스한 봄날 온 들녘을 노랗게 물들이는 유채꽃처럼 아름다운 예수님의 모습을 닮아 있었다. 

 

   
김태헌명예기자/제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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