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母子의 특별한 졸업식

[ 교계 ] 뇌병변장애 2급 아들과 함께 졸업장 받는 어머니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1년 02월 15일(화) 10:39

   
▲ 어머니 윤경애씨와 아들 안지형씨.
"당신을 '위대한 어머니'로 임명합니다."

지난 11일 한남대학교 성지관에서 열린 2010학년도 학위수여식. 학사모를 쓴 안지형씨(26세, 사회복지학과)가 졸업장을 받기 위해 단상에 올랐다. 아들의 뒤에는 지난 4년간 아들과 등하교를 함께 한 어머니 윤경애씨(52세)가 있었다.

지난 2001년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뇌병변장애 2급의 장애인이 된 아들에게 한자 책을 주고 노트북을 사주며 계속 공부하도록 독려한 결실을 맺는 순간이었다. 이날 한남대학교는 윤 씨에게 '위대한 어머니 상'을 수상했고 아들 안 씨의 깜짝 요청에 따라 어머니는 사회복지학과 '명예졸업장'을 손에 쥐었다.

   
▲ 졸업식날 함께한 모자.
안 씨 스스로는 물론 주위 사람들 모두가 그의 미래를 비관적으로 내다봤지만 어머니만은 달랐다. 공부를 '재활치료'라고 생각하고 아들이 검정고시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대학 졸업이라는 기적을 이뤄내기까지 그림자처럼 붙어다닌 것.

사회복지사 2급, 워드프로세서 2급, 요양보호사 자격증 등을 취득한 안 씨는 지금도 각종 자격증에 도전하고 있다. "육체적인 도움이 아니더라도 정신적으로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기 때문"이다. "사회복지시설에 취업해 다른 사람들을 도울 생각"이라는 그는 글쓰기를 좋아해서 소설, 게임 시나리오 등을 쓸 계획도 갖고 있다.

어머니 윤 씨는 "더 나아질 수 있는데 재활노력이나 공부를 포기하는 젊은 장애인을 보면 안타깝다"며 "남보다 더디어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놓지 않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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