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아프리카선교대회-3.대화가 선교를 성장시킨다

[ 선교 ] 독단적 사역 선교에 방해, 교회-총회-선교사 간 신뢰ㆍ협력 이어져야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11년 02월 14일(월) 18:17

"선교에 방해가 되는 교회가 있을까요?"
 
질문도 당황스럽지만 답은 더 충격적이다.
 
"예, 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기자는 5명의 선교사들에게 교회가 선교를 방해하는 일이 가능한지를 물었다. 그리고 이들은 모두 "가능하다"고 답했다.
 
도데체 어떻게 하면 선교에 방해가 될 수 있는 것일까? '선교에 방해되는 교회가 있다'는 것은 '선교에 방해되는 목회자나 선교에 방해되는 교인도 있을 수 있다'는 의미다.
 
장시간의 대화를 통해 기자는 '소통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 교회, 총회, 선교사들의 소통을 방해하는 장해물들이 선교를 방해하고 있었다.
 
가장 심각한 것은 교회와 선교사 간의 소통이었다.
 
문제는 교회가 돈으로 선교를 지배하려할 때 일어난다. 후원자들이 선교 정책을 세워 밀어붙이는 경우다. 이번 대회에 강사로 참석한 서정운목사(전 장신대 총장)는 "선교지에 맞지 않는 지원금이라면 돌려주라"고 말했다. 선교비는 필요한 곳으로 흘러가게 해야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교회의 요구를 따르지 않으면 생활비까지 끊길 수 있는 상황에서 선교사가 제안을 거절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총회는 교회와 선교사의 소통이 세계선교부를 통해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 교회의 일방적인 요구로 인한 혼란을 줄이고, 전문 부서인 세계선교부가 큰 밑그림을 가지고 사역을 지원함으로써 선교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안타까운 것은 힘이 있고 선교에 대한 열정이 강할수록 개교회 중심의 사역을 전개하려고 한다는 점이다. 교회의 요구가 현장에 맞지 않으면 선교사는 결국 교회를 설득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고, 소통이 안 될 경우 관계를 끊을 것인지 교회에 충성하는 선교사가 될 것인지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선교사들은 한국교회에 '선교'는 '자신의 교회를 전세계로 확장시키려는 노력'이 아니라고 말한다.
 
한국의 목회자들과 마찬가지로 선교사 역시 '무한정 교세만 늘려가는 사람'도 아니다. 후원교회는 이들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제안을 청취하며 세계선교부와 협의해 선교가 이뤄지도록 해야한다. 물론 그러다보면 시간이 많이 걸리고 뜻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소통하지 않으면 서 목사의 표현처럼 '선교를 죽이는 교회'가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소통하려고 한다면 그 전에 선교사들에 대한 자신의 존경과 사랑을 먼저 확인해 보자.
 
선교사와 세계선교부 사이의 소통에도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선교사들은 지역 상황을 고려한 보다 세밀한 정책을 요구한다. 그러나 70여 개국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정책이란 있을 수 없다. 큰 줄기를 제외한 가지들은 대화로 처리해 나가야 하는 부분이다. 그런데 선교사와 세계선교부의 의견이 상충되면 대부분 대화가 중단되고, 이번엔 선교사가 세계선교부를 이해시켜야 하는 상황이 된다. 세계선교부는 선교사의 의견을 청취한 후 규정과 세칙, 전례를 토대로 결정을 내리지만 선교사가 수긍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아마도 '나에게 애정이 있는 사람들이 나의 의견과 제안을 존중하며 어렵게 내린 결정'이라는 느낌을 받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정보와 지시만을 전달하는 소통이 있는가 하면, 사랑, 존중, 감사까지 담겨 있는 소통도 있다. 세계선교부는 소통의 폭을 더 넓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선교부가 선교사와 교회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얻고 그것을 양쪽으로 전달할 수 있을 때라야 진정 '일원화된 창구'가 될 수 있다. 그것은 후원교회와 선교사의 관계가 신뢰와 사랑을 바탕으로 유지되기 때문이다.
 
선교사들은 또한 세계선교부가 교회와 선교사들의 상처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선교사들의 부도덕성으로 후원교회와 교인들이 입은 상처, 일부 교회들의 방해로 선교사들이 입은 상처를 치유하고 재발하지 않도록 할 중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기독교가 개교회 차원의 전략을 가지고 지원에 나설 때, 타종교에서는 교단 차원의 지원이 이뤄지고, 이슬람교는 국가 차원의 지원을 실시한다고 한다. 교회 단위로 분산돼 있는 기독교 선교가 힘을 발휘하기 위해선 '세계선교부를 중심으로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 선교사들의 공감대였다.
 
선교지에서 평생을 보냈건 이제 막 선교지에 도착했건 선교사들은 서로를 '동지(同志)'로 여긴다. 여기서 '동지'는 자신의 생각을 내어놓고 하나님께만 순종하기로 결심한 사람들을 의미한다.
 
서정운목사는 선교사들에게 "우리는 교회의 종이 아닌 하나님의 종이며, 절대 자신의 판단에만 집중해서는 안 되는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교회와 세계선교부 역시 같은 마음이라면 선교의 '동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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