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동자 '전도왕'이 된 사연은?

[ 인터뷰 ] 수학교사 최병호씨가 말하는 전도 잘하는 법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1년 02월 11일(금) 16:47
   
▲ 열혈청년전도왕 최병호씨.
'전도'는 기독 출판계에 등장하는 단골주제 중 하나다. 전도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는 이론서, 설교집 뿐만 아니라 '전도왕'들의 간증서도 크리스찬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는다. 그런데 요즘 독특한 프로필의 전도왕 이야기가 화제다. '열혈청년전도왕(두란노)'의 저자 최병호씨(부산 수영로교회)가 바로 그 주인공. 그가 간증하러 가는 곳에는 '불교 동자 전도왕 되다', '불교 학생회장 출신 전도왕' 등의 현수막이 내걸리곤 한다.

골수 불교집안에서 태어난 최 씨는 현재 기독교 학교인 브니엘 예술고등학교에서 수학 교사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우연히 브니엘 고등학교에 입학한 것이 인연이 됐다. 한때는 "절대로 기독교인이 되지 않겠다"는 생각에 양팔에 염주 하나씩을 차고 종교 시간 마다 딴지를 걸던 그였다. 하나님의 사랑에 항복할 수 밖에 없었던 최 씨는 성경 속 사울이 그러했듯이 회심 이후 열렬한 기독교 신자로 변했다. 소득의 30% 이상을 전도 및 양육을 위해 사용하고 3천5백명의 전화번호를 4개의 핸드폰에 저장할만큼 열심을 냈다.

지난 21일 '하나님 이야기'를 하기 위해 부산에서 가평으로, 또다시 수원으로 바삐 이동 중인 최병호씨를 서울 종로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지금도 4개의 핸드폰을 사용하는지가 궁금해 제일 먼저 물었더니 그는 "주변에서 사람들이 '널 위한 핸드폰이 스마트폰'이라고 하더라"면서 웃는다.

"옛날에는 천명씩밖에 저장할 수가 없어서 핸드폰이 4대였는데 지금은 한 대로 5천명까지 저장할 수 있어요." 성경에서 '많이 심으면 많이 맺는다'고 해서 열심히 관계맺다 보니 그 사람들의 숫자가 점점 많아졌다고. 최 씨가 책에서 소개하는 전도 잘하는 법도 단순명료하다. '주님 만나기'로부터 시작해 직접 전도하기, 전도 대상자를 ABC 단계로 나누기, 관계 잘하기, 전도 자체를 즐기기, 꾸준함과 부지런함으로 전도할 친구 대하기, 열정, 기도 등이 전부다.

처음엔 성경책, 신앙서적, 찬양집 등 교회와 관련된 것이라면 다 찢어 버릴 정도로 심하게 반대하던 가족들도 아버지만 제외하곤 이제 그를 따라 교회에 나온다. 아버지는 여전히 그의 첫번째 전도대상자다. 가끔씩 교회에 나오면서도 "아직 부처님에 대한 믿음을 저버릴 수 없다고 하시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얼마전 아버지가 믿지 않는 친척들에게 자신의 책을 선물하며 자랑스러워하시더라는 말을 덧붙이며 기뻐했다.

출판 이후 그를 찾는 곳이 더욱 많아졌다. 우울증에 걸리고 교회에 나가지 않았는데 신앙을 회복하게 됐다는 사람, 전도대상자에게 책을 선물했더니 좋아하더라는 사람, 학생들에게 줄 초코파이를 후원해줄테니 마음껏 전도하라고 격려해준 사람, 친구를 전도하려하는 데 잘 안된다고 상담해오는 초등학생 등 쏟아지는 문자, 메일, 전화에 최대한 답변하려하다 보니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지경이다. "책이 나오고 누나가 울면서 전화가 왔어요. 교회가 병호의 인생을 망치지 않았나 생각했던 것이 너무 미안하다구요. 그래서 괘안타고 괘안타고 했죠…."

이 책의 인세는 터키, 팔레스타인, 인도네시아, 일본, 중국 선교사들과 브니엘 예술고등학교의 선교후원비로 쓰일 예정이다. 1∼2%가 아닌 전액이다. "제 능력으로 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겸손해한 그는 "늘 사랑으로 조언해주신 목사님, 전도사님께 감사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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