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의 참의미를 살리자

[ 사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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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1월 26일(수) 12:01
 
설날은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이다. 설날의 의미를 세속의 시간에서 성스러운 시간으로 옮겨가는 것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평소의 이기적인 세속 생활을 떠나서 부모님께 효도하며 그 효를 조상에게까지 연장하여 정신적인 유대감을 굳힐 수 있는 시간이 바로 설날이라고 이해하기도 한다. 또한 도시생활과 산업사회라는 굴레 속에서 찌든 삶을 살던 가족들이 거기에서 오는 긴장감과 강박감에서 일시적으로나마 해방될 수 있는 즐거운 시기라는 의미도 함께 지니게 된 것이 설날 명절이요, 그래서 가깝고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귀성 전쟁까지 벌이면서 고향을 찾는 것이 설 풍속으로 자리 잡았다. 그래서 고향을 찾아 온 이들은 설날 아침 차례를 올리고, 또 새 옷을 즐겨 입는다. 여기에서 우리는 한민족이라는 일체감을 가지게 된다. 그래서 사회적으로나 국가적으로 볼 때도 설날이 가지는 의미는 각별하다 아니 할 수 없다.
 
특별히 금년 설날은 5일 동안이나 황금연휴로 나들이를 할 수 있는 더 없이 좋은 기회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퍼져나가는 구제역과 조류독감으로 수많은 가축이 살처분을 당하는 가운데 지자체들이 역병의 예방을 위해 귀성을 자제해 달라는 호소를 하는 초유의 사태를 우리는 경험하고 있다. 따라서 설날 명절을 맞이하는 우리 모두의 처신이 각별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수심에 잠겨 있는 구제역, 조류독감으로 피해를 당하고 있는 이웃들의 아픔을 위로하며 격려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우리 신앙인들의 설날 명절에 대한 의미는 세상적인 것과는 또한 구별되지 않으면 안된다. 부모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조상의 은덕을 기리면서도 우리는 먼저 하나님의 은총에 감사하며, 가정과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성스러운 시간으로 승화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로 덧입고, 조상을 추모하는 경건한 예배를 드리며, 오랜만에 찾은 고향에서 부모형제들과의 정을 나누는 일과 함께 도시 교회들의 못자리와 같은 농촌 모교회들을 방문하고 가뜩이나 어려운 목회 여건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이들을 위로 격려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설날 명절을 맞이할 때마다 전국교회들 가운데서 '사랑의 연탄나누기' '사랑의 쌀 나누기' 등과 같은 행사를 통해서 홀로 외롭게 명절을 맞이하는 독거노인들과 소년소녀 가장들이 있는 가정을 찾아 온정을 나누는 일을 하는 것은 참으로 바람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초대교회의 유무상통의 정신을 발휘하여 거의 90여 년 만에 엄습한 한파로 꽁꽁 얼어붙은 한반도를 주님의 뜨거운 사랑으로 녹여버릴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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