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종 통해 역사하시는 하나님

[ 연재 ] <나의삶 나의신앙> 아모텍 회장 김병규집사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1년 01월 19일(수) 10:02

김병규

소망교회 집사, 아모텍 회장

 

하나님의 은혜 속에 아모텍은 건실한 벤처회사로 자리를 잡아갔다. 나는 회사를 키우려고 부단히 노력하면서 세라믹 재료를 바탕으로 한 제품으로 정보통신 분야로의 진출까지 모색하고 있었다.
 
회사가 자리를 잡고 나 또한 일에 몰두해 있었기 때문에 가정을 돌아볼 겨를도 없이 일에만 매진했다. 늦은 귀가와 나의 강한 성정으로 인해 아내와의 갈등이 커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던 갈등이 시간이 갈수록 점차 커지면서 다시 한번 나의 인격과 가정관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당시 지인과 함께 기도하는 중 대언기도를 받게 됐다. "사랑하는 내 아들아, 내가 너를 사랑한다. 너희 가정을 내가 세우리로다"라는 말씀이었는데 하나님께서 나를 아들로 여겨주신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그러던 중 1997년 11월 IMF가 터졌다. 차입금을 통해 R&D투자를 많이 하고 매출은 거의 없던 회사들은 도산의 위기로 몰렸고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높은 금리로 인해 많은 기업들이 부도를 냈다. 하루에 7백개의 기업이 망하던 때였다. 우리도 이 위기 속에서 예외는 아니었다. 나 또한 개발에만 몰두하면서 이러한 위기에 대비하지 못했던 것이다.
 
부도의 위기가 엄습하자 나는 매일 같이 화장실 바닥에 엎드려 기도했다.(우리집 화장실은 아직까지 내가 무릎 꿇고 기도하는 가장 좋은 장소다.) "하나님, 기도 중에 우리 가정을 세우시겠다고 약속해주시지 않았습니까? 회사를 망하게 하시고 가정을 세우시겠습니까? 아니면 회사도 살고 가정도 살게 하시겠습니까?"
 
나는 당시 지인의 대언기도를 통해 가정을 세우시겠다고 약속하신 하나님의 말씀을 기억하며 울부짖었다. 한달 이상을 매일 아침마다 홀로 화장실 기도회를 열면서 새 힘을 얻고 회사에 나가곤 했다. 하나님은 과연 나의 부르짖음을 들어주셨다. 다행히 1998년 투자자를 유치해 극단적인 재정적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또한, IMF로 원달러 환율이 치솟아 제품 하나만 팔아도 두 개 값의 수익을 올리게 됐다. 회사의 재정이 안정되면서 하나님이 우리 회사를 살려주시면서 우리 가정 또한 살려주시는구나 하는 확신이 들었다. 그러나 당시를 돌아보면 아직도 내 힘, 내 노력으로 의지적인 기업인의 가치관으로 살았던 것 같다.
 
IMF의 위기를 무사히 넘기고 회사는 이제 안정을 찾아갔다. 그러나 한 파도를 넘기면 또 다른 파도가 다가온다 해서 인생은 고난의 바다라고 했던가? 1999년말 회사적으로 큰 어려움에 봉착하게 됐다. 이번에는 외부에서 온 위기가 아니라 내부에서 시작된 위기였다.
 
당시 나는 세라믹 사업에 많은 투자를 하고 외부 사람을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핵심 직원이 하나 둘 사표를 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결국 이 사람이 영업권까지 가져가서 따로 회사를 차렸다. 나중에 알고 보니 하나둘 사표를 낸 직원 20여 명이 그 사람이 차린 회사에 가 있는 것이 아닌가? 그 가운데는 내가 박사과정을 지원해준 후배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배신감에 몸서리가 쳐질 정도였다. 주변에서는 이러한 범죄는 신고만 하면 경제사범으로 바로 구속되고 잃었던 사업권도 모두 되찾을 수 있다고 충고했다. 이 고민거리를 가지고 하나님 앞에 나아갔다. "하나님 어찌해야 합니까?"
 
그런데 기도 중에 하나님께서는 자꾸 이러한 마음을 주시는 것이었다. "너도 큰 죄인인데 네가 누구를 정죄하느냐?"
 
고민 끝에 결국 하나님이 주시는 마음을 따르기로 결심했다. 2000년 세라믹 중개기기 부품사업은 포기하기로 하고 핸드폰 부품인 바리스터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런데, 이러한 결정이 회사의 명운을 가르는 중차대한 결정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얼마 후였다. 이후 핸드폰 사업 붐이 일어났다. 몇년 사이에 회사는 몇배로 성장을 하게 됐다. 반면 중개기기 부품 사업은 사향길로 접어들어 나를 배신하고 설립한 그들의 회사는 2001년 망하고 말았다. 이러한 일들 속에서 순종의 결과는 축복임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용서하는 마음으로 당시 나를 떠난 직원들 1~2명도 다시 받아들였다.
 
이 일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찾는 것이 가장 좋은 결정이라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정리 ^ 표현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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