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중에도 말씀에 목마른 교인들

[ 땅끝에서온편지 ] <7> 분쟁지역에서의 선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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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1월 18일(화) 11:18

   
▲ 위험을 무릎쓰고 달려간 교회의 지붕은 지푸라기와 막대기로 만든 초라한 몰골이었다.

우간다와 이웃나라인 콩고 국경에서 분쟁이 있었다. 이때 모든민족신학교 1회 졸업생 한 명이  찾아와서 자기가 개척한 교회를 방문해달라고 요청했다.
 
지역은 우간다 북쪽 분디부조와 콩고 안쪽이란다. 선교사의 사명감과 호기심이 모두 발동되어 두명의 신입 선교사와 함께 현장으로 떠났다.
 
가기 전부터 위험하니 조심하라며 염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차를 새벽부터 몰아 북쪽으로 하루길을 갔다. 길은 굽이 굽이 휘어지고, 먼지가 수북하여 앞이 안 보인다. 1930년대부터 영국인과 인도인들에 의해 만들어진 넓은 차밭이 장관을 이루고 있는 곳도 지나갔다.
 
점점 고도가 높아지고 우간다에서 제일 높은 만년설이 있는 르왠조리산맥이 눈 앞에 우뚝 서 있더니 이내 우리를 품에 안는다. 산 옆으로 수 천미터 낭떠러지를 통과하고 산허리를 여러개 돌아 늦게서야 분디부조에 이르렀다. 곳곳에 전쟁으로 주민들이 피난해 있고 군인들의 보호를 받고 있었다. 마침 산 속에서 사냥만 하는 피미그족들에게 설탕을 가지고 들어가 추장을 만나며 복음을 전했다.
 
다음날에는 콩고로 들어가야 하는대, 군인들이 써준 국경 통행증을 받아 졸업생과 차를 몰았다.  끝없이 정글이 펼쳐진다. 이 곳은 아프리카의 허파와 같다.
 
조금 가는데 국경 부근에 작은 강이 흐른다. 다리는 없고 차로 건너는데 그만 물속에 빠져 꼼짝도 안한다. 사람들이 몰려와 손으로 차를 들어주어 겨우 강을 빠져 나왔다.
 
콩고에 들어가 숲속을 제법 달려가니, 군인들이 놀라면서 맞이한다. 그리고 오후가 되서 교회에 도착했다. 교회 2곳은 전쟁에 불타고 두 군데만 남았다고 한다. 한 곳에 20여 명의 교인들이 모여 있었다. 우리가 늦어서 기다리다가 제직들만 남았단다. 지붕은 얼기설기 지푸라기로 덮여 있고, 막대기로 기둥과 몇개의 통나무 의자가 눈에 들어왔다.
 
말씀을 간절히 사모하는 눈빛들이 역력하다. 예배를 드리는데 교회 밖에서 동서남북으로 군인들이 총을 들고 군견처럼 엎드려서 지키고 있다. 그 곳에서 그리 멀지 않는 곳이 전쟁지역이란다.
 
설교를 하고 예배를 마쳤다. 그런데 한 노인이 강낭콩이 들어있는 검은 비닐봉지를 두 손으로 주신다. 그리고 "이곳은 전쟁터라 드릴 것이 이것뿐입니다"라며 간절히 기도를 부탁하셨다.
 
또한 일년에 한 번이라도 좋으니 와서 말씀을 전해달라는 당부도 하셨다. 가슴을 파고드는 말씀에 함께한 선교사들은 눈물을 흘렸다.
 
그들을 뒤로하고 돌아오는데 그 노인의 말씀이 계속 귀와 가슴에 메아리치고 있었다. 무언가 무거운 것이 가슴을 꽉 누르고 있지만 서로들 아무런 말도 못하고 있었다. 그들은 전쟁 중에서도 말씀에 목말라 있었다.
 
지금도 그때의 간청을 생각하면 목이 메어온다. 주님은 아프리카에 왜 우리를 선교사로 부르셨는지 분명하게 말씀해 주신 것이다.

우간다 김종우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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