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신앙의 뿌리 내리지 못한 고목

[ 특집 ] 청년목회를 꿈꿔라 1-청년의 현주소(교회내)

박만서 기자 mspark@pckworld.com
2011년 01월 06일(목) 09:36

목회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계층을 꼽는 다면 '청년층'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교회들은 청년들은 스스로 알아서 하기 때문에 방치하는 경향을 보기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취업난 등으로 사회적으로 고통을 받는 세대이다. 교회가 이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불과 5년에서 10년이면 이들은 교회의 중심 인물이 될 것이는데 주목할 수 있다. 물론 지금도 교회의 궂은 일은 청년들의 몫이다. 더군다나 한국교회가 안고 있는 교세 감소 현상을 풀어나갈 주인공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이들을 바르게 교육하고 훈련해서 바른 신앙인으로 길러낼 수 있다면 앞으로 5년에서 10년 안에 한국교회는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우리 사회의 청년층이 교회를 바라 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그대로 방치 한다면 이들은 영원히 교회의 안티세력으로 남아 있게 될 것이다. 이 청년들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키기 위한 취지에서 청년층이 안고 있는 현실적인 상황 등을 분석하고 교회가 이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방향을 1월(5주) 특집으로 기획한다. <편집자주>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다", "젊은이가 없는 교회", "교회여 청년층을 잡아라", "교회가 고령화 되고 있다" 등등은 오늘의 한국교회 모습을 설명할 때 주로 등장하는 구호이다. 구호의 주인공 '젊은이', '청년'. 그들과 오늘 한국교회는 어떠한 관계를 맺고 있는가?

2, 30년전에 한국교회는 젊은이들로 넘쳐 났다. 특히 1970, 80년대에 우리 사회가 혼란기를 겪고 있을 때에 젊은이들은 절망하게 되었으며, 그 절망을 희망으로 바꿀 수 있는 돌파구의 하나로 교회를 선택하는 것이었다. 1970, 80년대에 대학에 재학 중이던 젊은이들은 "희망을 발견할 수 없었던 암흑기에 젊은이들의 고민들을 들어주고 이해 해줬던 곳이 바로 교회였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들는 한편으로 젊은이들을 배척한 것도 교회였다고 말하면서 "당시 시대의 아픔을 안고 사회 어디에도 마음 붙일 수 없던 청년들이 교회로 몰려와 감싸 주기를 희망했지만 일부 교회에서는 정치적인 색깔이 다르다는 이유를 들어 젊은 청년들의 교회 출입을 막는 일도 있었다"고 회상한다.

이 때에 한국교회의 한편에서 자리를 잡기 시작한 것이 청년과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선교단체들이다. 캠퍼스 선교라는 명분으로 대학 캠퍼스로 파고 들어간 선교 단체들은 정치 이념등으로 고민하는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복음을 전하는 일을 했으며, 이미 교회에서 자라난 대학 새내기 등을 교회밖으로 끌어내 교회밖의 교회(?)를 만들어 냈으며, 이 선교 단체들과 함께 젊은 시절을 보낸 연령층이 현 4, 50대로, 이들이 오늘의 교회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음을 보게된다. 특히 이 나이대의 목회자들의 상당수가 선교회 출신으로 자신들의 훈련 받은 방식을 교회에 적용함으로써 전통적인 교회보다는 감성에 호소하는 신앙운동을 펼쳐 나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럼 오늘 한국교회내 젊은이들의 모습은 어떠한가? 전문가들은 한마디로 이야기 해서 "신앙의 깊은 뿌리를 내리지 못한 고목과 같다"고 평가한다. 오늘의 청년들이 자라온 배경은 보면 어려서부터 CCM에 물들어 있다. 마치 찬양을 하지 못하면 신앙의 깊이가 낮다는 등식이 성립하는 것으로 인식할 정도이다. 물론 CCM 등이 대중 문화에 익숙한 젊은이들을 교회로 불러 모으는데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최근에 청년들의 숫자가 점점 교회에서 줄어 들고 있는 것을 보면 이같은 미끼(?)가 청년들을 교회에 묶어 놓을 수 있지는 못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또한 청소년기부터 교회에 출석해 온 청년층은 자발적인 신앙을 갖추기 보다는 부모 등의 강요에 의해 교회에 출석하는 성장기를 지내왔다. 그러다보니 자율적인 행동이 가능한 청년기부터는 교회와 멀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교회 중직자 가정의 자녀들이 교회를 떠나는 사례가 늘어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분석할 수 있다.

여기에 교회가 사회의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점도 청년들이 교회를 외면하는 이유가 된다. 한동안 교회 생활을 떠나서 생활했다는 30대의 K 청년은 "일반적으로 교회를 떠올리면 답답한 생각을 먼저하게 된다"면서 "교회에 오면 바깥세상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어 바깥세상과는 전혀 다른 세상에 들어 온 느낌을 받게 된다"고 말한다. 그 한 예로 교회내 모든 청년들은 '선교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주입하고 있다는 것.

한 선교단체에서 주최한 캠프에 참석했던 B군은 "캠프가 시종일관 교회적 용어로 표현하는 대로 뜨거운 열기로 지속됐다"며, "이러한 분위기에 참석한 청년들은 깊이 빠져든 시점에서 요구되는 것이 선교에 대한 헌신을 다짐하는 시간으로, 대부분의 참석자들이 손을 들고 화답하는 것을 보게됐다"고 말하면서 "당시 너무 정신이 없어서 앞에서 무순 말을 하는지 전혀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분위기에 편승해서 헌신을 다짐하는 것을 보게 됐다"고 전한다.

이러한 헌신의 결과는 결국 평생 올가미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하며, '선교'를 함부로 강요해서도 안되지만 함부로 헌심을 다짐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잘하는 청소년이나 청년들에게 "목회자가 되어야 한다"는 인식을 주입하는 것도 같은 맥락라고 볼 수 있다.

몇 년전 기자가 러시아 취재 중에 만난 한 선교사(선교단체에서 파송)는 "대학을 다닐 때 한 선교 단체 집회에 참여했다가 헌신할 것을 약속하고 자비량으로 선교지까지 왔지만, 선교지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서 결국 현지에 있는 신학교에 입학해 아무런 대책이 없이 신학 공부를 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국내 유명 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하고 유학을 준비할 정도로 유망한 공학도였다.

한편 한국교회는 청년층에 대한 관심은 교회의 일꾼을 키우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청년들이 사회에 진출해서 크리스찬으로 살아 가는 데에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그러다 보니 청년을 지도하는 교역자 또한 같은 또래의 신학생이나 사회적 경험이 없는 젊은 교역자가 주를 이루고 있다. 감수성이 예민한 청년들을 신앙적으로 이끌 수는 있지만 그리스도인으로 살아 가야하는 삶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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