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주님의 방법으로 정복하자

[ 논설위원 칼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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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2월 29일(수) 12:35

하나님이 주신 새해가 밝았다. 주님은 우리를 향해 새해를 정복하라신다. 새해의 주인공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준비해 놓으신 '여호와 이레의 은총'이 있기 때문이리라.

새해가 밝으면 누구나 할 것 없이 소원이 성취되길 기대한다. 순풍에 돛단 듯 소원의 항구에 다다르길 원한다. 하지만 우리는 직업이 무엇이든 주님의 영광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이기에 직(職)을 간과해서는 안 되지만 우선 먼저 업(業)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 정체성을 간과하는 것은 더욱 안 된다. 그러므로 항해하는 동안 어떤 풍랑이 기다리고 있을까, 그 풍랑을 어떻게 헤쳐 갈까 염려하는 마음이 앞서는 것은 사실이나 어떻게 하면 하나님 보시기에 부끄럽지 않은 방법으로 소원의 항구에 도달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기도하기를 원한다. 생명, 사랑 같은 삶의 본질들조차 사용가치의 유무로 평가되며 이해득실의 수단으로 전락해가는 실용주의 시대에 살지만, 먼저 주님의 뜻이 하늘에서처럼 우리들의 삶 속에서 이뤄지길 의연하게 추구하는 삶을 꿈꾸어본다. 그리하여 주님의 말씀과 이름이 우리의 삶과 교회와 세상 가운데 높아지고 영광스러워지길 간절히 기도한다.

주님 마음에 합하지 못한 지혜나 주님의 방법과 무관한 아이디어, 그리고 주님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열심일수록 오히려 자신과 공동체를 혼란에 빠뜨릴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바르지 못한 소원성취로 이룬 승리는 결국 무효가 되기 때문이다.

물론 불완전한 우리가 밖으로는 죄악이 관영한 현실이 있고, 안으로는 마음에 침투해 있는 간교한 죄성이 있기에 올해도 처절한 영적 전쟁을 치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새해라는 약속의 땅을 향하여 강하고 담대하게 나아갈 수 있는 것은 함께 하시는 하나님이 아바 아버지가 되셔서 그 어떤 고민거리나 문제와도 맞설 수 있는 풍성한 은혜와 지혜와 능력을 공급해 주실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앞에 놓인 이런저런 장애물보다 훨씬 강력하시며, 성령님이 주신 비전을 가로막는 세상의 그 어떤 논리도 뛰어넘으시는 위대한 분이시고, 어리석은 우리의 눈물 속에 담긴 사연조차 이해하시고 응어리진 마음을 어루만져주시는 분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여의치 않은 현실일지라도 소망을 가지고 세상과 소통하기를 주저하지 말고 새해를 정복하기 위한 힘찬 행보를 내디딜 수 있어야 하겠다.

그런데 소통의 부재보다 위험한 것은 정체성의 혼란이다. 소통이라는 명목 하에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고 평가하는 세상의 논리에 물든 인본주의 신앙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나님은 중심을 보신다. 그 하나님의 마음으로 현상 너머에 있는 삶의 본질과 사람의 중심을 보는 것이 기독교인의 고유한 정체성이다. 이 정체성을 잃지 않고 간직할 때 비로소 세상과 바르게 소통하며 약속의 땅을 차지할 수 있다.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끝까지 견지하신 예수님은 또한 온유하고 겸손한 모습으로 세상과 소통하셨다. 세상은 목소리를 더 높이고 자신을 드러내어 소통하라고 하지만 예수님은 그렇게 하지 않으셨다. 기윤실의 최근 통계조사 발표에 의하면 한국교회의 신뢰도가 많이 떨어지는 것으로 되어 있다. 교회의 본질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평가에 필요 이상으로 민감할 필요는 없겠지만, 교회가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온유와 겸손과는 거리가 먼 세속적인 방법으로 세상과 소통하려 하지는 않았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직(職)에 연연하다가 업(業)을 소홀히 하여 맛을 잃어버린다면 '거룩한 사명자'가 아니라 '삯꾼'으로 매도될 수도 있다. 갈등과 분쟁의 모습이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로 불신자들에게 자리 잡으면 그것을 바로잡는 데 필요 이상의 노력이 요청되며 그것은 바로 우리의 책임과 몫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이제 새해를 정복할 일만 남았다. 주님이 주신 생명의 불을 꺼트리지 않고 다음세대와 함께 가는 한국교회가 되기 위해서, 복된 소원의 항구에 이르는 한 사람의 기독자가 되기 위해서 주님의 방법으로 세상과 소통하며 항해할 때 새해는 우리의 것이 될 것이다. 그리하여 오직 하나님께 승리의 영광을 돌리게 될 것이다.

김권수 / 목사ㆍ동신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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