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 부터 교회학교를 외면

[ 특집 ] 교회학교현주소 4, 왜 교회는 교회학교를 버리는가

박만서 기자 mspark@pckworld.com
2010년 12월 28일(화) 16:48
"교회학교 교육의 목적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에 따라 교회가 추구하는 교육의 방향 또한 결정되게 된다.

기독교교육을 전공한 학자들은 기독교교육학에 대한 정의를 내리면서 단편적으로 "기독교를 가르치고 배우는 것과 관련된 지식과 경험을 체계화하는 학문"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즉 기독교교육의 목적은 인간을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 선한 존재로 형성하고 변화시키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기독교교육이 일반 교육과 차별화할 수 있는 이유는 일반교육의 목표가 인간과 국가, 사회가 필요로하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를 유도하는 행위라고 본다면, 기독교교육은 여기에 하나님나라의 실현을 위해 필요로 하는 일꾼으로 만들어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데에 차별이 있다. 기독교교육이 교회학교 교육을 포함하고 있어 포괄적으로 기독교교육에 대한 정의를 교회학교 교육과 함께 사용한다.

그러면 교회교육의 현장인 교회에서 어떻게 교육이 이루어 지고 있을까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이론적으로 설명을 하지 않더라도 현재 개 교회에서 이루어 지고 있는 교회학교 교육의 목적을 몇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번째는 기독교교육의 목적으로 설명하고 있듯이 하나님나라의 실현을 위해 필요로 하는 일꾼을 만들어 내는 목적이다. 교회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모든 교회가 이론상으로 이같은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교회들이 현실적으로 이같은 목적을 실현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선뜻 "그렇다"고 답을 할 수 없다는 것이 오늘 한국교회의 문제이다.

이러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수준에 맞는 전문성을 가진 인력이 배치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본교단이 발행한 교회교육백서에 따르면 담임목사를 제외한 유급교역자를 두고 있는 교회가 39%에 불과하며 그남아 교육전도사라도 두고 있는 교회까지 확대하면 57%로 늘어난다. 이 통계는 또 대도시에서 중소도시 또 농어촌(면, 리 단위)으로 내려 갈수록 더욱더 낮아져 교회학교를 운영할 만한 여건을 전혀 갖출 수 없음이 현실임을 확인하게 된다.

유급 교역자를 확보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교회학교를 담당하는 교역자는 교회의 다른 업무에 우선하고 교회학교는 주일에 설교만 하는 정도에서 사역이 이루어 진다. 신학생이나 신학대학원을 준비하고 있는 신학대학교 졸업생들이 교회학교를 감당하고 있는 경우는 그남아 상황이 좋은 편이다. 최근들어서는 목회자들이 교회학교 교육의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교육을 전담하는 교역자를 배치하고 있으나 이는 일부 대형교회에 국한된 일이뿐 중소형 교회에서는 아직도 먼 나라의 일로 인식되고 있다.

교회학교 교사로 봉사하고 있는 ㅎ교사는 "보통 신학생이 교육전도사로 부임해 1, 2년 교육을 담당하다가 신학대학원을 졸업하면 떠나버리고 새로운 신학생이 배턴을 이어받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며, "현실이 이렇다 보니 교육의 맥이 이어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교육에 대한 전문성도 갖추지 않은 신학생들이 교회학교 교육을 담당하기 때문에 교육의 전문성을 요구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한다.

그러면 "왜 이렇게 교회학교 교육이 목회의 변방에 머무르고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두번째 문제를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대한 응답으로 우선 꼽을 수 있는 것이 오늘의 시점에서 교회학교는 교회의 재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계속해서 재정을 쏟아 부어야 하는 밑빠진 독이라는 것이다. 이미 한국교회는 빠듯하게 재정을 운영하고 있다. 재정 확보의 1차적인 해결 방법을 교세 증가에서 찾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교계에서 활동중인 한 관계자는 "한국교회는 재정운영의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고 전제하면서 "교인수가 증가하면 대부분의 교회들은 건축을 우선 생각하고, 건축을 마무리하면 교회당 규모와 건축비 충당을 위해 교세 확장에 포커스를 맞추고, 또 성장하면 건축을 하는 것이 도식화 되어있다"고 지적한다. 즉 이같은 순환이 반복되면서 한국교회는 건축과 교세 확장 이외에 다른 분야에는 눈을 돌리지 않고 있음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또한 담임목사의 목회 방향도 장년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7백명이 출석하는 교회에서 3년차 담임하고 있는 ㄱ목사는 "당회의 요구가 우선적으로 장년 중심의 교회성장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아무리 바람직한 목회계획을 세워도 모든 목회의 방향을 한 곳으로 몰아가는 교회의 풍토에서 교회학교 교육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목회의 중심에 올려 보지만 결국에는 좌절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한다. 기독교교육을 전공한 ㅂ목사도 "매년 교회학교 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설명하고 목회 계획을 세워 보지만 결과는 재정을 담당하고 있는 당회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해 좌절하기 일쑤"라며, 교회학교 예산을 인상하는 일이 쉽지않은 일임을 한탄하면서, "당회원들의 일반적인 생각은 미래에 대한 비전보다는 외형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교회성장과 건축에 관심이 쏠려 있다"고 설명한다.

교회학교에 대한 무관심은 결국 한국교회가 앓고 있는 성장병과 무관하지 않음으로 보여 준다. 이 성장 속에는 교회학교는 제외된 것이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사실상 교회학교에서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관계자들로부터 터져 나오고 있다.

세번째는 교회학교에 대한 담임목사의 목회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교회학교는 앞으로 최소 20년이 지나서야 열매를 거둘 수 있다. 따라서 현재 목회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60대를 전후한 목회자들에게는 교회학교가 자신의 목회 생명에는 투자할 가치가 없다는 생각이 깊이 뿌리 내리고 있다. 교회학교 10대 청소년들이 자라서 교회의 중추적인 역할을 할 때가 되었을 때는 이미 현재의 담임목사들은 은퇴한 후가 되기 때문이다. 60대에 접어든 ㄱ목사의 경우 "10년전만 해도 목회의 비중이 교회학교로 쏠려 있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교회학교 보다는 장년층으로 목회의 비중이 옮겨 가고 있음을 확인하게 되었다"며, "이러한 현상은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진행된 것 같다"고 말한다. 결국 교회학교 교육은 신학교에 재학중인 교육전도사에게 맡겨 놓고 재정만 지원하는 정도에서 관심이 멈춰 버렸다는 설명이다.

한국교회의 미래를 위해서는 교회학교를 활성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교회학교 교육의 목표도 분명하다는 것을 모든 교회들이 인식하고 있다.

교회가 성장하듯이 교회학교도 성장을 해야 한다. 또 양적인 성장 뿐만 아니라 기독교교육이 추구하는 목표인 하나님나라의 실현을 위해 필요로 하는 일꾼으로 양성하는 역할도 감당해야 할 것이고, 한국교회의 미래를 짊어지고 가야하는 일꾼도 길러내는 역할도 교회학교에 주어진 과제이다. 뿐만 아니라 교회학교의 넓은 범위에서 지역사회 아동을 대상으로 할 수 있는 선교 프로그램 개발도 교회의 몫이다. 교회학교가 지향하는 다양한 과제를 교회가 감당해야 한다는 것을 모든 교회가 당위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한국교회는 교회학교를 목회 방침에서 변방에 돌려 놓고 있음을 보게된다. 이러한 증거는 교회 전체 교인수에서 교회학교 학생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급속도로 하락하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교회학교의 위기가 20, 30년에 한국교회의 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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