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직자도 외면하는 교회학교

[ 특집 ] 교회학교 현주소3 - 학생수가 줄어들고 있다

박만서 기자 mspark@pckworld.com
2010년 12월 28일(화) 16:39
한국교회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이 과연 한국교회의 미래를 밝게하는 청신호가 될 수있을까? 아니면 적신호일까? 현재 상황으로 볼 때 청신호가 될 만한 여건은 갖추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꺼지지도 않는 적신호가 켜져있는 것이 아닌가 할 정도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교회밖에서 한국교회를 바라보는 시각이 곱지 않은 것이 풀어야할 최우선적인 과제로 손꼽힌다. 최근에 기독계뿐만 아니라 일반사회까지 떠들석하게 했던 일명 불교 사찰에서의 '땅밟기'에 대한 일반 여론의 뭇매를 보면서 한국교회는 스스로 안고 있는 문제를 총체적으로 재 점검해야 하는 자성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기독교계의 한 인사는 "이번 땅밟기 사건은 한국교회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 결과가 되었다"면서 "교회에서 교육하고 있는 교회학교 교육의 내용과 방법부터 근본적으로 바꿔 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사건에 대해 본보도 당시 사설을 통해 "언젠가부터 폭발, 특공대, 정복 등 전투적 용어들이 선교와 전도현장에서 공공연하게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영적 전투의 대상이 되고 있는 불신자들은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자신이 파괴되고 정복되어야 할 대상이 되어 버렸다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겠는가?"라고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이렇듯 한국교회의 선교적 과제는 대외적인 이미지를 바꿔 나가는 것이다. 이는 교회 내에서 이루어지는 교회교육에서부터 출발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와 함께 교회교육의 발목을 잡고 있는 교회교육의 외적 요인들을 구체적으로 살펴 보면 몇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그 첫 번째 요인은 저출산 문제를 들 수 있다. 사회적으로도 지속적인 경제발전과 사회를 지탱해 나가기 위한 인구의 자연증가 측면에서 볼 때 이 저출산 문제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는 이에 대한 심각성을 아직까지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일선에서 목회를 하고 있는 H 목사는 "통계상으로 교회학교 아동부와 청소년부가 줄어 들고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이 문제를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감소에서 원인을 찾기 보다는 현재 우리 사회의 교육 현실과 청소년들의 문제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고 말하면서 "뚜렷한 대안 없이 교회 내에서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교육전도사와 교사들에게 전도와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지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교회학교 감소현상은 본교단의 교세통계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교회학교 성장이 1990년을 전후해서 정점에 도달했다가 이후부터 서서히 감소추세를 보이면서 좀처럼 회복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009년말 현재 본교단의 교회학교(영유아유치부~중고등부) 교세는 55만 8천2백12명으로 정점에 이르렀던 1990년에 비해 13%이상 감소했다. 특히 교세 감소는 저출산 문제가 보다 확산되고 있는 연도별에 따라 저학년으로 갈수록 더욱더 심각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같은 현상은 전체 교인수에 비해 교회학교 학생수가 차지하는 비율을 보면 문제의 심각성이 더욱더 현실로 다가 오고 있음을 볼 수 있다. 1990년 본교단 전체 교인수 1백86만 7천4백16명 중에서 교회학교 교인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34.3%에 달했으나 2009년에는 총 교인수 2백80만 2천5백76명중에 교회학교 교인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19.9%에 불과해 교인 증가에 비해 교회학교가 상대적으로 축소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15%가까이 차이를 보이고 있다. 교회학교 인원 감소는 교회의 고령화를 불러오고 있어 또 다른 문제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교회학교 축소의 외부 원인으로 또 학생들의 과중한 학습부담을 빼놓을 수 없다. 현재 한국교회 교회학교 학생들의 7, 80%가 부모로부터 신앙을 물려받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역사가 오래된 교회 일수록 이같은 현상이 더 심하게 나타난다. 본교단이 제95회 총회 주제를 '다음 세대와 함께하는 교회'로 정하면서 신앙의 유산을 강조하고 있듯이 이같은 현상은 더욱더 확고해 질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이러한 내용이 긍정적으로만 볼 수 없다는 것이 현장에서 교회학교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관계자들은 지적한다. 중ㆍ고등부에서 부장으로 봉사하고 있는 K장로는 "중ㆍ고등부 예배에 참석하는 학생들의 7, 80%가 부모의 강요에 의한 것"이라고 말하며, "이들은 주일에 교회 출석하는 것까지는 하지만 더이상의 신앙훈련에는 아무런 의미를 두고 있지 않다"면서 현실을 지적한다. 중ㆍ고등부 학생들의 대다수가 예배하는 자리에는 와서 앉아 있지만 끝나면 바로 교회를 빠져 나갈 뿐만 아니라 주중에는 교회와 무관한 생활을하고 있다는 것이다.

K장로는 "그남아 교회에 나와서 앉아 있는 것만해도 기특하다"면서 "정말 교회학교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대학 입시를 이유로 들어 교회에 발걸음조차 하지 않는 경우 교인들의 자녀"라고 말한다. 이같이 교회에 발걸음 조차 끊은 학생들 중에는 교회 중직자의 자녀들이 상당수 포함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같이 교회학교 성장의 걸림돌이 되는 사회적 요인으로 학업을 빼 놓을 수 없다. 결국 이들은 대학에 입학을 하더라도 교회에 출석하는 습관이 몸에 배있지 않아 결국 교회와 멀어지게 된다.

또한 안티기독교가 확산되고 있는 요인도 교회학교 성장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지적할 수 있다. 이 원인은 교회 내부에서 우선 찾을 수 있다. 그러면서 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들이 청소년들과 어린이들에게 알려지면서 교회 다닌다는 것만으로 소위 친구들 사이에서 왕따를 당하기도 한다. 모태신앙인 중학생 H군은 "교회 다니는 것이 친구를 사귀는 데에 있어서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교회에 함께 출석하는 친구도 '교회친구'라는 생각보다는 교회밖에서 만난 다른 친구들과 같은 위치에서 친구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한다. 친구관계를 유지하는 데에 있어서 교회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친구들 사이에서는 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어 굳이 교회 다닌다는 것을 내세울 필요가 없다고 실토한다. 그러면서 H군은 "교회 출석은 단지 부모님의 강요에 의한 것일 뿐 다른 의미는 없다"고 말한다.

이렇듯 대 사회적으로 비춰진 교회의 이미지를 새롭게하지 않으면 사실상 교회학교 성장은 기대할 수 없다. 최근들어 목회자들의 윤리문제 등이 대사회적으로 알려지고, 특히 일부 교계 지도급 인사들에 의해 극우적인 성격을 띠고 행해지고 있는 시국집회가 안티기독교의 원인이 되고 있는 한 청소년들을 포함한 젊은층은 교회에서 점점더 멀어질 것이다. 아동부와 영유아유치부도 이 뒤를 따르게 될 것이다.

저출산에 따른 교회학교 교세의 자연적 감소현상, 학업을 우선시하는 교육 풍토에 한국교회를 향한 일반인들의 안티적 활동 등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시점에 놓여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결국 교회학교는 점점더 축소되고, 한국교회의 미래는 어두운 터널에서 쉽게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