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참여 재고할 때

[ 사설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0년 12월 27일(월) 13:30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본교단이 '예의주시하며 경계'하는 장재형 씨와 '이단'으로 규정한 변승우 씨에 대한 이단 해제를 본교단과의 아무런 사전협의 없이 결의했다. 내용도 문제이지만, 절차와 명분에 있어서 한기총 임원회는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었다.
 
한기총의 결정은 한국교회 연합운동의 치명적인 위해를 가했다.
 
첫째, 지속적인 소속 교단들의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림으로써 스스로의 '지도력'을 상실했다.
 
둘째, 신중한 동의절차가 필요한 민감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독단적인 밀어붙이기를 통해 스스로의 '공신력'을 상실했다.
 
셋째, 한기총은 그리스도를 중심한 연합의 대의명분을 포기하고 인간 이해관계 중심의 정치를 자행함으로써 스스로의 '영향력'을 상실했다.
 
본교단은 '사람 중심의 야합'이 아니라 '그리스도 중심의 연합'을 지향한다. 세계교회 연합운동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이유도 신학적 논의에 기초한 연합선교와 사회봉사 때문이다. 만약 한기총이 신학적 접근이 아니라 무분별한 정치적 접근을 시도하고, 연합선교 정신이 아니라 집단이기주의 집합체로 운영되며,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보다는 떡고물에만 관심 있는 이기적 독선의 모습을 보인다면, 본교단의 한기총 참여를 심각하게 재고해야 한다.
 
무분별하고 무원칙적이며 이권을 위해서는 분열도 마다하지 않는 연합운동에 참여하는 것보다, 차라리 내실 있는 건강한 교파주의의 정착이 필요하다. 고립이 무서워 불의에 참여하고 안주하느니, 차라리 그리스도 안에서 외로운 편이 낫다. 공신력 없는 연합운동에 참여하는 것은 본교단의 정책방향과 정체성에 전혀 부합되지 않는다.
 
한편 본교단의 방향에 역행하는 인사들에 대한 교단차원의 제재도 필요하다. 본교단 소속으로 한기총에 참여하면서 소속 교단의 이해에 역행하는 언행을 하는 인사들은 물론이고, 본교단이 이단으로 규정한 단체들에 대해 공개적으로 옹호를 하거나 추천을 하는 인사들에 대해서도 분명한 경고가 필요하다. 만약 이단에게 미혹당한 평범한 교인들은 단호하게 치리하고, 힘과 배경이 있는 인사들의 공개적인 이단옹호는 보호받는다면, 이는 어불성설이다.
 
백 수십 개의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가 있는 슬픈 한국교회의 현실을 보면서 정치적 이해관계에만 관심이 있는 정치꾼들의 협잡모임에 참여하기보다는, 차라리 하나님과 이웃에게 인정을 받는 건전한 교파주의의 정착이 필요하다. 본교단은 한기총 참여를 재고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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