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표를 잘 찍고 새해를 맞자

[ 사설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0년 12월 17일(금) 13:26

 
마침표를 잘 찍어야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 그래서 연말을 맞으며 지나온 한 해를 돌아보지만 마침표를 쉽게 찍기에는 사회가 너무 어수선하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전면전 일촉즉발까지 간 남북 관계도 상황이 좋지 않고, 강대국들 틈바구니 속에서 펼쳐지는 외교 문제도 답답하고, 국회의 내년 예산안 통과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의 골은 점점 깊어져 정치 지도자들을 향한 국민의 불신만 키우고 있다.
 
이런 즈음에 어두워져가는 세상을 향해 빛의 사명을 감당해야 할 한국 교회는 어떠한가?
 
교회개혁실천연대에서 인사이트 리서치와 공동으로 '개신교계 인사들을 대상으로 교회 본연의 모습 대비 현재의 한국교회 평가'라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얼마 전 발표했다. "하나님께서 기대하시는 교회 본연의 모습을 1백점 만점으로 볼 때 현재 한국 교회는 몇 점정도 되겠느냐?"는 질문에 평균 43.9점이라는 결과가 나왔고, 10년 후에 예상되는 점수는 이보다 더 낮은 43.1점이라고 발표하였다. 한국교회가 교회다운 모습에 대한 기대에 절반도 못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부끄럽지만 낙제다. 교회의 모습이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37.6%)보다 '더 나빠질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42.4%)가 많았다는 점은 변화의 조짐도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조사가 한국교회 전부를 대변하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묵묵히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해 애쓰고 있는 교회들의 영향력보다 신뢰를 잃어가고 있는 교회의 모습이 우리 사회에 더 비춰지고 있다는 현실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 해를 마무리 하며 한국교회 무엇이 문제이고, 왜 문제이고. 어떻게 이 문제를 풀어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하며 살펴보아야겠다.
 
교회가 돌봄과 나눔의 공동체가 되지 못하고 기복주의와 물량주의에 물들고, 개 교회 중심의 성장주의가 마치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교회 성장인 것처럼 왜곡되고 있다. 비성경적 관행에 젖어 거룩함을 잃어가는 성도들은 더 이상 그리스도의 향기를 발하지 못하고, 일부 목회자들의 부도덕한 삶의 행태는 존경하며 기대하고 있는 사회적 신뢰를 무너뜨린다.
 
교회 내 권위주의가 척결되고, 목회자들은 성경적, 복음적 설교를 회복하고, 교세확장에만 집중하던 교회의 관심을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교회로 패러다임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 지역사회를 섬기고, 봉사하는 일은 교회의 본질적 사명 일 뿐만 아니라 교회를 향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지름길이며 효과적인 선교의 한 방편이기도 하다. 낡은 부대를 버려야 새 부대를 준비할 수 있다. 또한 새 부대를 준비해야 새 포도주를 담을 수 있다. 2010년 한 해 동안 부끄러웠던 삶은 반성과 회개로 마침표를 잘 찍고, 주님의 은혜 안에 소망을 품고 새해를 맞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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