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송가와 정통신앙

[ 연재 ] 찬송가 109장의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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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2월 17일(금) 13:24

 
그리스도인의 신앙생활에서 성경과 찬송은 그 내용에 있어서는 거의 동일성을 가진다. 다시 말하면,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으로서, 우리의 신앙과 행위에 관한 것을 총괄적으로 기록한 것이요, 찬송가는 그러한 내용을 담은 가사에 곡을 붙여서 우리의 노래로 부르는 것이다. 그러므로 찬송가의 가사는 성경의 내용과 일치하는 것으로서, 하나님에 대한 찬양과 감사, 예수의 생애(탄생, 수난, 부활, 재림), 성령의 사역, 우리의 신앙고백, 회개, 헌신의 결단 등 다양한 것이다.
 
이러한 다양한 내용 가운데서 가장 중요한 내용은 예수의 생애에 관한 것이며, 그 생애에 관한 것 중에서는 그의 성탄을 노래하는 것이 그 첫째라는 데 누구도 이의가 없을 것이며, 성탄 찬송 중에서 가장 애창되는 것이 109장('고요한 밤 거룩한 밤 ...')이라는 데 또한 이론(異論)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 찬송가 109장의 가사에 우리의 정통신앙으로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중대한 오류가 있다. 필자는 지금까지 두 차례에 걸쳐서 15년 동안 한국찬송가공회의 가사전문위원으로 위촉을 받아 필자가 가진 성서학, 신학, 국어학 및 국문학, 외국어 등에 관한 모든 지식을 동원하여 바른 찬송가를 내는 일에 혼신의 힘을 기울여 왔으나, 필자의 제안이 여러 교단의 파송 대표로 구성된 가사위원회에서 수용되지 못한 것이 적지 않으며, 그 중의 치명적인 것이 109장 중의 "어둠에 묻힌 밤"이란 구절이 정통신앙에 위배되는 것으로서 다음의 5 가지이다. 
 
1. "어둠에 묻힌 밤"은 예수께서 친히 하신 "나는 세상의 빛"이란 말씀(요 8:12)을 정면으로 부인하는 것이다. 2. "어둠에 묻힌 밤"은 예수님에 관하여 "세상의 빛"이라고 한 여러 사도들의 증언(요 1:4, 3:19 등 여러 곳)을 부인하는 것이다. 3. "어둠에 묻힌 밤"은 예수님 나신 때에 일어났던 역사적인 사실(큰 별이 나타남으로 환하게 밝은 밤)을 부인하는 것이다. 4. "어둠에 묻힌 밤"은 사도신경 다음으로 널리 알려진 니케아신조에서 예수님을 "빛 중의 빛"(the light of lights)이라고 한 신앙고백을 부인하는 것이다. 5. "어둠에 묻힌 밤"은 우리말 가사의 원문인 영어 찬송가의 문구 "all is bright"(모든 것이 밝다)란 말과 정반대가 된다.
 
이상과 같은 오류에 대하여 필자가 찬송가공회에서 제안한 대안은, 예수님이 세상의 빛 되심을 영어 찬송가의 원문보다 한 층 더 적극적으로 드러내도록, 그리고 문자적으로는 큰 변동이 없도록, "어둠에 묻힌 밤"을 "어둠이 걷힌 밤"으로 하자는 것이었다.
 
필자가 이 안을 내어서 처음에는 채택이 되었는데, 그 후 한번 필자가 가사위원회에 참석하지 않은 때에 취소하여 종전대로 하기로 하여 그대로 출판이 된 것이다. 필자의 제안을 묵살하고 오류인 그대로 출판이 된 이유는 전혀 잘못을 바로잡고자 하는 의지가 없어서이다.
 
이상과 같이 109장의 "어둠에 묻힌 밤"은 성경상으로나, 신학적으로나, 신앙고백으로나, 우리의 정통신앙과는 다른 것으로서 결코 그대로 용납할 수 없는 것임을 강력히 주장하는 바이다.

나채운
목사ㆍ전 찬송가공회 가사전문위원ㆍ찬송가작가총연합회 공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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