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고 부끄럽다

[ 젊은이를 위한 팡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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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2월 16일(목) 15:55

젊은 그대들이여!
한해를 마감하는 12월이 되면 언제나 자랑스러운 기록의 정리보다는 후회로 얼룩진 사연들이 우리 앞에 가득하네. 이 시간 젊은 자네들을 앞에 두고 흔히 있는 격려나 훈계나 덕담이 나오지를 아니하네. 그와는 반대로 젊은 그대들을 볼 적마다 미안하고 부끄러운 마음만 계속 이어지고 있네. 차라리 그대들을 향한 참회라는 표현이 적절하게 여겨지는 이 순간일세.

특별히 지금 우리는 전운이 감도는 나라 안에 사는 민족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네. 우리는 지난 60여 년간 지척의 거리에서 서로가 포문을 코앞에 내밀고 있으면서 한시도 긴장을 풀지 못하고 살아온 형편일세. 그러하기에 애국과 애족의 결정체인 국방은 우리 국민의 가장 민감한 문제이네. 이때마다 노령화 사회의 주역의 한 사람으로 밀려나면서 젊은 그대들을 의지하고픈 심정이 솟아오름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네. 그런데 그대의 허리띠를 붙들고 있는 우리들에게 주는 그 싸늘한 눈길이 이 아침 몹시도 고통을 안겨주고 있네. 이 나라 최고위층의 지도자들이 여러 가지 사유로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지 않고 출세가도를 달리는 것을 비웃는 그대들의 눈길 앞에 얼굴을 들지 못하고 있네. 질책을 받아 마땅하네. 그러나 용서를 빌고 싶네.

젊은 그대들이여!
그대들은 부끄러운 지도자들의 유전자를 거부한 세대들임이 틀림이 없네. 세계를 누비면서 "아~ 아~ 대한민국~"을 외치는 그대들의 함성에 우리는 깊은 감명을 받고 있네. 그 패기와 열기와 꾸준함이 놀라운 경지를 달리고 있네. 그것만이 아닐세. 1999년 6월, 2002년 6월, 2009년 11월의 제1, 제2 연평해전과 대청해전에서 목숨을 아끼지 않고 싸워 승전보를 안겨주었던 그대들에게 우리는 벅찬 감격에 젖어 눈시울을 적신바 있네. 그 흥분이 가라앉기도 전에 지난 3월 백령도 근처 해상에서 천안함이 격침되어 침몰되고 젊은 그대들 40여 명이 사망하고 6명이 실종되었을 때는 우리는 함께 눈물을 쏟고 말았네. 최근에는 연평도에서 어이없는 북한의 도발에 의하여 병사와 민간인이 죽고 재산이 파괴되는 사건을 당하자 우리는 당황하고 있네.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네. 전장의 포가 고장이 나서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책임은 통감하지 않고 이 긴박한 상항을 전 정권의 탓으로 돌리는 여당의 성명서는 참으로 어이없는 지도자들의 모습이었네.

그런데 뜻밖의 보도 앞에 젊은 그대들에게 머리를 숙이고 있네. 이게 무슨 말인가? "北 도발, 내가 책임진다", "북한의 도발 어림없다. 나한테 맡겨!"라면서 많은 젊은 그대들이 전선의 최정예 요원으로 손꼽히는 해병대 수색대에 지원하여 첫날부터 모집정원을 크게 넘겼다니……. 정말인가?

젊은 그대들은 연평도 포격 현장에서 그을린 보온병을 들고 그것을 곡사포 포탄이라고 외친 미숙한 지도자들에게 살아있는 교훈을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네.

"우리는 지치거나 실패하지 않을 것이다.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우리는 조국을 수호해야 한다"는 처칠의 말이 생각나네. 부디 변함없이 "이 기상과 이 맘으로 충성을 다하여 괴로우나 즐거우나 나라 사랑하세"의 애국가를 쉼 없이 불러주시게나.

정장복총장 /  한일장신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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