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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2월 16일(목) 15:47

Q :저는 중소도시 작은 교회에서 목회를 하고 있는 40대 중반의 목사입니다. 저희 교인중에 한 사람과 상담중에 자신의 가족은 가계의 저주가 있는 것 같다고 하면서 어려운 가족사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어디서 기도를 받아보니 가계의 저주를 풀어야 한다고 해서 저와 상담하게 된 것입니다. 솔직하게 그 분의 가족과 삶을 보면 무엇인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분 이야기를 들으면서 제가 오히려 혼란스러워집니다.

 

A : 목사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목회 현장에서 섬기는 성도의 삶을 깊게 공감하고 도와주고 싶은 목회자의 사랑과 간절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목사님이 호소하는 어려움은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성도의 문제가 목사님의 문제가 되어서 혼란을 겪고 있는 것과， 다른 하나는 상담하신 성도를 어떻게 도와야 할지에 대한 것에 대한 것입니다.

먼저 목사님에게는 이러한 혼란을 당황스럽게만 생각하지 마시고 목사님 목회영역에 새로운 문제를 통해서 구체적인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살펴보아야겠다는 기회로 삼으면 좋겠습니다. 고통의 문제나 가계의 저주처럼 보이는 부분에 대해서 목회자가 나름대로 정립되어 있지 않으면 목회현장에서 원치 않는 시행착오를 많이 하게 됩니다.

목회자는 전인적인 관점에서 다양하게 현장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나님 말씀을 통한 분명한 기준 설정이 되어있지 않으면 우리가 사랑하는 성도를 잘못 도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목회자는 성도를 진심으로 돕고 섬기기 위해서 그들의 문제를 단순히 표면적이고 현상적인 것만을 가지고 판단할 수 없습니다. 또한 현실의 문제를 간과하고 신학의 관점으로 볼 수만도 없습니다. 성경이 절대기준이지만 해석학이라는 분야는 성경의 의미에 대해 다양한 견해를 이야기하기 때문에 목회현장과 말씀을 동시에 살피면서 성령의 도우심을 구하는 자세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인간이 고통 속에 가계의 저주가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은 쉽게 판단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단지 가계의 저주라는 개념이 부분적이지만 학문적으로 정리된 것이 가족치료라고 생각됩니다. 가족치료는 사람의 문제가 유전적인 것을 포함해서 한 가정의 행동양식이 한 세대에서 다음세대로 전이된다고 보는 학문적 견해입니다. 또한 가족 상호간에 영향을 주고 받는 체제를 분석해서 내담자와 문제를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이론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항상 기억해야 할 것은 학문이 갖고 있는 객관성과 보편타당성에는 영적인 관점과 의미가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목사님은 가계의 저주론을 주장하는 사람과 이것이 성경적으로 잘못되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쟁점과 다양한 관점을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자세히 공부하고 기도하며 목회현장에서 제기되고 있는 문제를 더 깊게 연구할 기회로 가지면 좋겠습니다. 의문과 갈등은 새로운 해답을 찾아나가는 좋은 동기를 유발하게 됩니다. 또한 목회자의 입장에서는 말씀에 근거해서 어떻게 성도들을 돕고， 어떻게 자신의 영적성장을 위한 관점과 영역을 개발해 나갈 것인가를 꾸준히 노력하며 성령님의 도우심을 끊임없이 구해야 할 것 같습니다.

목사님께서는 그 성도님에게 우선 해답을 주는 것보다는 더 깊고 진지하게 성도님의 고민과 아픔을 잘 들어주고 이해하는 마음을 전달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상담에 있어서 많은 경우 자기 문제에 대한 정보(information)가 필요한 것 보다는， 공감과 지지를 더 필요로 할 때가 많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에 대한 바른 고백과 자기 정체성에 대한 성경적 신앙적 확신을 갖도록 영적지도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목회자의 마음은 목회현장에서 성도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과 교회가 성장하는데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 받아들이고 싶은 유혹을 받지만 말씀(Text)와 목회현장(Contxt)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 유익합니다.

 /총회 목회상담지원센터 소장， 동안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