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만 가지고 아프리카로

[ 땅끝에서온편지 ] <3> 어떻게 선교할 것인가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0년 12월 13일(월) 16:14
   
▲ 우간다에서 버스 역할로 쓰이는 마타투라는 승합차. 12인승이지만 두 배가 넘는 사람을 태우기도 한다.

 
아프리카를 향한 부르심을 확신하면서 이제 본격적으로 더욱 큰 고민이 생기기 시작했다. 아프리카가 어떤 곳인가? 어떻게 선교 할 것인가? 막막하기만 했다.
 
필자 자신을 바라보니 특별한 재능이 없다. 선교에 유익할 만한 것이 없다. 그래서 가만히 고민하다가 한 가지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선교도구로 태권도가 좋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특히 아프리카에는 어린이와 청소년이 많다고 하니까.
 
시골 교회에 있으면서 몰래 읍에 있는 태권도 도장의 속성반을 다니기 시작했다. 늦게 배우는 태권도라 다리를 찢는데 고통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주여, 도와 주소서' 절로 탄식이 나온다. 그렇게 일주일쯤 지난 때 노회를 마치고 오다가 그만 졸음운전으로 차 사고가 나 5주 진단을 받았다.
 
'태권도는 아니구나' 그렇다면 어떻게 선교 할 수 있을까? 누워서 계속 고민했다.
 
총회에서 하는 8주간의 훈련에 들어갔다. 새벽마다 주님께 호소하며 탄식했다. "주여, 왜 하필 저 같은 무능하고 부족한 자를 선교사로, 더욱이 아프리카로 가라 하십니까? 지금이라도 다른 이를 보내 주소서!"
 
한달이 거의 다될 즈음 주님이 심령에 주시는 말씀이 떠올랐다.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일을 할 수 있느니라(빌4:13)"기도 할때마다 주시는 말씀이었다. 이 말씀만을 의지하고 믿음으로 아프리카, 미지의 땅을 향해 아내와 4세, 2세의 두 아들과 함께 눈물짓는 어머님과 형제들을 뒤로 하고 비행기에 올랐다.
 
1997년 6월 5일 새벽 5시경에 케냐의 나이로비 공항에 내렸다. 냄새가 쾌쾌하다. 전준수 선배 선교사님이 마중을 나오셨다. 첫 인사가 "온다더니 드디어 왔군”이다.
 
인사가 좀 묘하다. 온다면서 안 온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을 필자는 나중에 알게 되었다. 몇일 간 시차로 정신이 멍하고 병든 닭 모양으로 졸립기만 하다.
 
생전 처음 만나는 흑인들 속에 끼어 함께 지낸다는 것이 매우 낯설고 어색하기만 하다. 교회 예배부터가 너무 생소하며, 고문 자체이다. 3~4시간을 온 몸을 흔들며 예배드리는데, 의자 등받이도 없고 설교는 못알아 듣겠고 배는 고프고, 적응하기가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니다.
 
어제 본 사람이 오늘 또 오고, 내일도 같은 사람인듯 하다. 도대체 얼굴이 구분이 안된다. 언어 학원가는 12인승 승합차에 올라 탔는데 가관이다. 매일 인원수가 늘어난다. 한번은 26명까지 탔다. 사람들이 외국인인 필자의 무릎 위로 올라탄다.
 
그래도 길거리에서 사먹는 군 옥수수는 기가 막히게 맛있었다. 하루의 날씨에 사계절이 다 있다보니 옷들이 제각각이다. 참으로 모든 것이 다양하다, 옷도, 얼굴색도, 차량도, 언어도, 음식도…

우간다 김종우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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