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성장은 뜨거운 가슴과 뛰는 발부터 시작

[ 특집 ] 5. 교회학교 활성화 대안을 찾아라 / ② 교회학교의 질적 성장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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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2월 09일(목) 10:34

유학을 마치고 귀국하여 수원성교회 교육목사로 사역하게 된 것은 하나님의 크신 은혜였다. 처음으로 풀타임 교육목사 자리를 마련하고 청빙을 위해 기도하고 있던 교회에 가게 된 것은 기쁨이자 부담이었다.

부족한 내가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라고 늘 고민하며 사역한 것이 벌써 6년이 지났다. 소란스럽지는 않지만 조금씩 성장하고 열매를 맺어 지난 달 교회교육정책세미나에서 수원성교회학교 사례를 발표하게 된 것이 감사하다.

귀국했을 때 학회에서나 교회현장에서 들은 이야기는 '교회학교가 위기이다'라는 말이다. 지난 달 열린 기독교교육학회에서 '교회학교가 위기이다'라는 말을 여전히 하고 있다.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그 위기의 원인으로 출석률 감소, 교육시간의 부족, 결과 중심의 교육, 고착화된 교육과정과 방법, 장년부와 교회학교의 괴리, 가정과의 괴리 등을 들 수 있다.

그런데 '위기이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많은데 '변화되었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변화를 위한 방법은 간단한데 실천이 어려운 것 같다. 위기를 극복하는 방안은 문제의 원인으로 지적된 것들의 반대로 행하면 된다. 교육목회 사역 경험을 바탕으로 네 가지만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첫째, 교회학교는 교회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 교회의 사역들은 장년부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고, 교회학교에 대한 관심의 목소리만 있을 뿐 충분한 지원을 받는 경우는 드물다.

대부분의 학부모들이 자녀에게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는 반면에, 교회의 프로그램이나 예산은 거의가 장년 중심이다. 재정적, 행정적 지원이 미비할 뿐만 아니라 교회학교 교육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관심을 갖는 장년층은 드물다. 한 교회 안에 장년 교회와 교회학교 교회가 분리되어 2개가 존재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교회학교는 관심과 지원의 분량만큼 성장한다. 그 내용은 행정적, 인적, 재정적 지원을 들 수 있다. 행정적으로 부장이나 임원교사를 임명할 때 경험 없는 중직자를 당회에서 일방적으로 임명하기 보다는 교회학교 부서 내에서 추천된 교사를 임명하는 것을 고려하자. 인적자원에 대하여는 교육부 교역자 인원을 늘리는데 인색해서는 안 되고, 여건이 허락하는 대로 점차 (준)전임화 하는 것도 필요하다.

재정적인 면에 있어서 균형 있는 성장을 추구하는 교회에서조차 교회학교에 대한 지원은 뒤로 밀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말뿐인 관심이나 성장시켜야 한다는 압박이 아니라 담임목회자와 당회의 전폭적 지원에 대한 결단이 요구된다.

둘째, 교육프로그램을 기획, 실행하는 데 있어서 단기적 이벤트적 프로그램을 지양하고, 좀 더 거시적으로 계획하는 것이 필요하다. 1회성 이벤트 행사를 하게 되는 것은 결과에 연연하기 때문이고, 그렇게 된 것은 많은 교회가 교회 성장에 관심을 두었고 교회학교는 그러한 성장의 도구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신앙과 인격과 삶의 변화에 대한 관심보다는 수적인 증가를 목표로 하는 결과 중심의 교육과정과 방법의 문제인 것이다.

장기적이고 미래적인 교육프로그램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2003년 시작한 수원성 아기학교는 날로 성장하고 있다. 설교내용을 알아듣지도 못할 것처럼 보이는 만4세 미만의 아기들을 교육하는 일은 당장 교육의 효과를 볼 수 없는 일이지만 장래에 한국교회를 이끌어갈 일꾼들로 자랄 것으로 확신한다. 그리고 비기독교인 엄마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고, 일부러 등록을 권하지 않아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스스로 등록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6~7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늘성품나무'라는 성품교육을 하고 있다. 교과과정은 경청 순종 감사 사랑 용기 인내 정직 배려 협동 나눔 용서 지혜 등의 주제이며 한 주제에 10주 동안 진행한다. 20여 명의 교사가 3, 40명의 아이들을 양육하고, 그에 따른 재정적 지원을 하는 것이 효율성면이나 어떤 가시적 결과물을 기대하는 면에 있어서는 약하게 보일지는 모른다. 하지만 자기중심적인 세상의 가치관을 지양하고, 예수님을 닮은 꼬마 그리스도인들을 양육하는 것이야 말로 미래를 대비하는 것이다.

중ㆍ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국제청소년성취포상제(에딘버러 어워드)를 시행하고 있다. 이는 전 세계 1백27개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포상제도이며 참여한 학생들은 봉사활동, 신체단련활동, 자기개발활동을 매주 1시간씩 하게 되고, 여름에는 2박3일 탐험활동을 하게 된다. 탐험활동시간에는 캠핑장에 가서 텐트를 치는 일, 식사를 준비하는 일 등 모든 것을 학생들 스스로 해야만 한다. 전인적 그리스도인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하는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이 보다 더 능동적인 모습으로 변화되고 있다. 인근의 중학교 재량활동(C.A.)의 한 동아리 학생 30명이 토요일에 포상제에 참여하기 위해 교회 문턱을 넘고 있다.

셋째, 우리가 전하려고 하는 내용의 문제이다. 학생의 흥미와 욕구를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설교나 학교식 공과공부는 학생들을 수동적으로 만들었다. 많은 양을 전달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교사들에게 지우지 말고, 한 가지라도 제대로 전할 수 있도록 하자. 수많은 성경의 내용들을 들어서 나중에 성인이 되어 하나도 기억하지 못하는 그리스도인이 아니라 하나를 들어도 감동을 받고 평생 기억할 수 있으면 좋겠다. 학생들의 삶의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하자.

하나님께서 각자에게 허락하시고 기뻐하시는 이야기(드라마)를 발견하고 함께 나누자. 삶의 자리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성경의 수많은 이야기와 연결될 수 있고, 성경에 비추어본 후에 자신의 현재와 미래 이야기들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그 이야기들은 개인과 공동체, 음악, 기독교전통, 신학적 이슈, 윤리적 문제, 진학 등 모든 분야에 있어서 광범위하게 연결될 수 있다. 그것이 전인적이고 통전적인 삶과 연결되는 교육이며 교사와 학생 모두가 전통의 주체가 되어 미래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 참여하게 되는 교육이다.

넷째, 결국은 사람에게 달려있다. 교육목회를 하고 여러 교회학교를 다녀본 결과 발견한 것은 담임목회자, 부서 교역자, 교사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담임목회자의 교육에 관한 관심과 지원은 위의 첫 번째 항목에 해당된다. 교회학교 교역자와 교사를 포함하는 '가르치는 자'의 역할이 너무도 중요하다.

교육환경, 재정 등이 부족하다 하더라도 가르치는 자의 열정과 헌신으로 교회학교의 질을 높일 수 있다. 가르치는 자들이 하나님과 동료들, 교사와 학생 모두를 깊숙이 경외하는 것 그리고 가슴으로부터 우러나오는 교육을 할 때 교육현장은 변화된다. 가르치는 자들이 하나님과의 밀접한 관계를 맺고, 그 신앙의 모습을 모범적으로 보여주고, 학생들과 삶에서 함께 나눌 때 학생들은 똑같이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 속에서 그리고 삶의 현장에서 점진적으로 변해갈 수 있다.

젊은이들이 별로 없는 서구교회를 직접 본 필자는 한국 교회학교의 미래에 대해 염려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총회가 '다음 세대와 함께 가는 교회'로 주제를 정한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1년에 한정될 주제도 아니고, 이 주제 때문에 몇몇의 시범교회들이 일회성 행사를 하는 것으로 그쳐서도 안 된다. 이번 계기를 통해서 한국교회 전체가 의식을 교육목회적 마인드로 바꾸어야 하고, 교회학교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질적 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면 양적 성장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것이다. 교회학교의 미래와 질적 성장은 우리 모두의 뜨거운 가슴으로부터, 뛰어다니는 발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조용선
수원성교회 교육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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