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건강상담 Q&A ]
요즈음 여러 가지 일로 스트레스를 받고 나서 잠도 못자고 식욕도 없는 가운데 질분비물이 색깔이 바뀌면서 많아졌습니다. 혹시라도 중대한 병이라도 생긴 것은 아닐까요?
여성의 질환가운에 가장 많은 빈도를 차지하는 것이 질염이다. 질염은 박테리아， 바이러스， 진균 등의 원인균주들에 의하여도 생기지만 알러지나 질세정제， 목욕용비누 등의 화학적인 원인도 있으며 폐경기 이후의 여성인 경우에는 질의 건조한 조건이 질염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이 가운데에서도 가장 흔한 경우는 원래 질강내에 존재하는 정상적인 질내재균주들의 과다한 증식으로 생기는 경우이다. 우리 몸에는 어디에나 우리의 세포와 공존하는 미세한 미생물들이 있다. 아마도 현미경 수준의 해상도가 아주 좋은 안경이 있다면 우리는 서로의 얼굴등에 있는 균들을 보면서 놀랄 것이다. 실제로 우리눈은 그렇게까지 좋지는 않은 것이 다행이다. 적당히 보이고 적당히 안보이는 것이다.
어쨌든， 우리 몸의 내부에는 늘 상존하는 균들이 있게 마련인데 여성의 질내부에도 약 여섯가지 종류의 정상적인 균들이 상주하고 있다. 이 중에서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들도 있는데， 락토바실러스같은 균주이다. 이들은 질내부의 산성도를 유지시켜주는 것들로 여성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필수적인 정상균주들이다. 그러나 이들이 정상적인 숫자이상으로 증식하는 경우에는 질염이 유발되며， 마치 치안을 위해 경찰이 투입되듯이， 적절한 약제로 증상을 조절해야한다.
증상은 질분비물이 평상시보다 많아지기도 하고 그 냄새나 색깔등이 다르게 나오게 된다. 질염의 증상을 무슨 큰병의 시작처럼 생각해서 혼자 고민하다가 염증이 많이 진행돼서 오시는 분들이 가끔 있다. 대부분의 질염은 간단히 치료할 수 있는 것으로 평상시와 다른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되도록 빨리 병원에 와야한다. 평상시와 다른 증상이라고 말한 것은 어떤분들은 늘 질 분비물이 있는 분들이 있다. 땀을 많이 흘리는 체질이 있는 사람처럼 질분비물도 사람에 따라 다 다르다. 따라서 평상시 보다 다른 패턴의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꼭 질염의 증상이 아닌 우리몸의 다른 장기의 경우에도 병원에 내원하여 진찰 받는 것이 중요하다.
질염의 치료는 비교적 간단하다. 질염의 원인에 대한 검사를 마치면 그 원인에 따라서 치료를 하게 되는데 기본은 항생제로 조절하는 것이다. 그 외에도 상기한 여러 원인에 의하여 질염이 올 수 있으므로 질세정제나 목욕비누 등의 교체도 생각해봐야한다.
질염은 우리 몸의 다른 부분의 염증과 마찬가지로 여러 원인에 의한 염증의 증상이 있는 것이다. 성병이나 다른 큰병의 염려로 치료시기를 지나서 오는 경우가 있어 안타깝다. 모든 질병은 초기의 치료가 중요하다. 대부분의 질염은 생활환경의 변화나 밤을 지새는 등의 육체적인 무리가 있은 후에 오는 정상균들의 과증식으로 인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큰 병을 염려하여 작은 병을 키워서는 안 될것이다.
최현일(샘여성병원장ㆍ산부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