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아이티 재해구호 '신중히'

[ 기자수첩 ]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0년 12월 08일(수) 10:10
본교단 총회 사회봉사부가 아이티 재해구호의 일환으로 최근 추진 중이던 에큐메니칼 디아코니아 선교센터 매입을 포기했다. 1백% 지분 매각에 합의했던 아이티복음교단이 막판에 50대 50의 지분 요구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공동 지분소유의 경우 본교단은 비용만 지불하고 건물과 대지는 고스란히 아이티복음교단의 것이 되어버릴 위험이 크기 때문에 사회봉사부는 이를 최종적으로 거절했다.

지난 3일 모인 사회봉사부 실행위원들은 이번 일을 아이티 중장기 구호사역 방향을 새롭게 설정하는 계기로 삼자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본교단 사상 초유의 큰 금액이 모금되어 사회봉사부가 이에 걸맞는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이번 부동산 매입이 서둘러 추진된 감이 있었는데 차라리 이번 일을 계기로 철저하게 현지 국민들을 위한 사업에 매진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현재 아이티는 극심한 부정부패로 인해 복구작업의 속도가 너무나 더딘 것이 현실이다. 지난 10월 제3차 모니터링을 다녀온 본교단 방문팀은 지난 1월 지진 발생 때와 별반 달라진 것이 없어 너무나 놀랐다는 고백을 할 정도.
 
올해 아이티 지진 재해구호에는 총 2천8백60교회가 동참해 36억3천만원이 넘는 금액이 모금됐다. 교회의 관심이 높은 만큼 사회봉사부로서도 구호사역을 진행해나가는데 적지 않은 부담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많은 금액이 모금됐다고 당장 눈에 보이는 것을 교회가 요구한다면, 또한, 압박감에 못이겨 사회봉사부가 혹여나 성급한 결정을 한다면 이는 본교단이 성금 동참으로 보여준 박애정신에 흠집을 낼 수 있다. 최근 아이티 현지에서는 부동산을 매입한 구호 NGO 및 단체들 상당수가 사역진행이 난관에 봉착한 경우가 많다는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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