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교사대학 ]
큰일났다， 봄이 왔다/ 비슬산 가는 길이 꿈틀거린다/ 꿈틀꿈틀 기어가는 논둑 밑에서/ 큰일났다， 봄이 왔다 지렁이 굼벵이가 꿈틀거린다/ 정지할 수 없는 어떤 기막힘이 있어/... 봄이 왔다， 큰일났다/ 가난한 내 사랑도 꿈틀거린다(강현국의 시 '후렴' 중에서).
한 겨우내 얼어붙은 강산이지만 봄바람이 불게 되면 서서히 천지에 화기가 돌게 된다. 죽은 것만 같았던 땅에서 싹이 나고， 나무 가지에도 연한 빛이 감돈다. 미물도 힘을 받고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 시를 대할 때마다 교회교육의 원리를 생각하게 된다. 성령의 봄바람으로 교회교육은 가능하다. 성령의 역사함이 있을 때 모든 생명체는 힘을 받고 움직이게 된다. 성령의 감동이 있을 때 교회학교의 각 구성요소들은 서로 화합하게 된다. 각 구성요소들의 화합 가운데 하나님의 새로운 창조를 이루어나간다.
교회교육은 기독교 교육현장이라는 틀에서 이해해야 한다. 기독교 교육현장은 다양하다. 크게 보면 가정， 교회， 학교， 사회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들의 관계는 '생태적'이다. 즉 생태적 교육현장이다. 교회를 하나의 분자로 떼어 내어서 생각하기보다 다른 교육현장과의 관계 속에서 생각해야 한다. 그래야 교회교육이 살아나게 된다. 교회교육에서 가장 큰 문제는 분리현상이다. 교회학교만 하더라도 부서간의 분리가 있다. 주일에 각 부서에서 무엇을 가르치고 배우는지 서로 알지 못한다. 서로 소통이 되질 않는다. 그리고 각 교회학교 부서 내에서 교사들 간에도 서로 무엇을 배우고 가르치는지에 대하여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다. 좀 더 넓게 보면 교회학교와 교회공동체와의 소통이 되질 않는다. 더 나아가 교회학교에 다니는 자녀와 부모 간에 가정에서 신앙에 대한 소통도 되질 않는다. 서로 무엇을 이야기 했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교회와 학습자들의 삶의 자리는 서로 분리되어 있다.
이런 교회교육의 분리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하나의 방안은 신앙공동체의 공동적인 유산을 회복하는 것이다. 교회력을 통한 교회교육이다. 교회력에 대한 학습은 주일 교재(공과)에 부분적으로 나와 있다. 그리고 그 해당하는 절기에만 각 반에서 학습하도록 되어 있다. 각 반에서의 학습으로는 신앙공동체에 의한 교회교육이 되질 못한다. 교회학교는 '교회 안의 작은 교회'(ecclesiolae in ecclesia)이지 않는가? 엄밀한 의미에서 교회학교이기 보다는 '부서교회'이다. 교사는 반을 목회하는 자이다. 반 목회에 대한 의식이 있어야 한다. 부서교회로서 신앙공동체에 의한 양육이 가능한 하나의 방안이 바로 교회력에 의한 교회교육이다.
교회력에 의한 교회교육는 일 년의 과정으로 구성할 수 있다. 올해는 지난 11월 마지막 주일이 대림절 첫째 주일이었다. 교회력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12월 19일까지 대림절의 기간이다. 그리고 성탄절기， 현현절기， 사순절기， 부활절기， 오순절기， 추수감사절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절기'라고 한 것은 해당되는 '절'과 '기간'을 포함해서 일컫는다. 따라서 교회력은 1년을 주기로 한다. 각 해당되는 절기에는 성경전체를 균형 있게 사용하고 이해하도록 하기 위한 성서일과(lectionary)가 있다. 대표적인 성서일과는 '공동성서일과'이다. 구약， 시편， 신약， 복음서 등에서 각각 해당되는 성경본문을 제시하고 있다.
교회학교에서는 네 가지의 성경 본문을 같이 사용해도 좋겠고， 아니면 편의상 하나의 성경본문을 선택할 수 있다. 하나의 성경본문으로 목회자는 설교하고， 교사는 각 반에서 해당되는 분문으로 서로 해석해 보는 해석의 공동체가 되도록 한다. 더 나아가 친교， 봉사， 그리고 전도 등의 영역에서는 해당되는 성경본문에 맞추어 활동 프로그램으로 구성한다. 이렇게 하면 성경 본문을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교회학교 내에서， 교회공동체내에서， 교회와 삶의 현장들 사이에서 영적 소통의 봄바람이 일어나게 된다.
이원일교수
영남신학대학교 기독교교육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