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를 위해 기도할 때

[ 사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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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2월 02일(목) 14:41
 
북한이 국제 사회와의 핵억제 약속을 깨뜨리고 얼마 전 우라늄 농축 시설을 공개했다. 이에 미국의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북핵 해법을 논의하기 위해 한ㆍ중ㆍ일 3개국 순방에 나섰지만, 그 사이 북한은 연평도 기습 포격으로 충격을 더했다. 우리 영토에 직접 발포한 것은 중대한 군사적 도발이며, 1953년 휴전협정 이후 처음 있는 일로 명백한 불법행위이자 정전협정 위반이다. 군부대와 민가들이 처참하게 부서지고 민간인 사상자까지 발생했으며, 도민들은 삶의 터전을 잃고 피난생활을 하게 되었다.
 
북한은 이번 사태로 남북간 긴장을 고조시켜 3대 권력 승계를 위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북한 내부의 불만 세력들을 무마시키고 주민 결속을 도모하려는 정치적 의도를 내비치고 있다. 세계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는 핵 문제도 연평도 포격 사건으로 배수진을 치고, 협상을 막다른 상황까지 몰고 가려는 초강수를 쓴 것이다. 이러한 북한의 벼랑 끝 전술 앞에서 정부와 군은 도발 억제에 실패했다. 사태의 심각성은 천안함 침몰 사건 이후 정부가 적극적 도발 억제 원칙을 여러 차례 밝혔음에도 달라진 것이 없다는 점이다.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하지 못한 대응은 정부와 군에 대해 불신감을 갖게 했다. 이제 국민들이 더 이상 불안해하지 않도록 국가안보 대응태세가 확고함을 보여주어야 한다.
 
정부는 국제사회가 북한의 도발과 만행을 규탄하고 강력히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다각적 외교를 펼쳐야 하며 정치권은 당리당략을 떠나 확실한 국가 안보 대책을 강구하고 슬픔과 충격에 빠진 연평도 도민들을 위한 보상과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군은 모든 전선을 재점검하고 다시는 북한의 무력 도발이 발생하지 않도록 억제력을 갖추어야 하고, 국민들도 국가 안보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도록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북한은 계속되는 흉작과 신의주 지역 수해로 인해 어느 때보다 식량난이 우려된다. 이런 시점에 긴장과 대결로 치닫게 되는 것은 북한 동포의 굶주림의 고통을 더욱 가중시킬 것이기에 안타까움을 금할 길 없다. 북한은 연평도 무력 도발에 대해 진심으로 즉각 사죄하고 핵 포기 선언과 함께 평화적 협상 테이블로 나와야 한다.
 
이러한 때 한국교회는 희생된 이들의 죽음을 깊이 애도하고, 삶의 터전을 잃은 연평도 도민들을 위해 따뜻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교단 총회는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해당 지역 노회와 협력해 피해 주민에 대한 긴급 구호를 모색하였고, 총회는 유족들을 방문하여 위로를 전하였다. 아파하는 자들 곁에 있어야 할 사명이 우리에게 있다. 평화의 왕으로 오신 예수의 성탄을 기다리며 이 땅에 다시는 이런 아픔이 없도록 온 교회가 한반도 평화를 위해 간절히 기도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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