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고니온의 처녀 테크라

[ 연재 ] 사도바울행전III. 바울의 전도 여행(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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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2월 01일(수) 09:19

비시디아 안디옥에서 박해를 받고 떠난 바울과 바나바는 동쪽을 향해 갔다. 비시디아 안디옥 동쪽 1백60km 지점에는 소금기가 많은 대초원과 습지 너머에 이고니온(현재의 콘야)이 있었다.

두 전도자 앞에는 곧 화산에 에워싸인 고원 지대가 나타났다. 여름이면 이곳은 사막이 되어 무더위 가운데 먼지 바람이 불고, 겨울이면 여러 달 동안 깊은 눈이 쌓이며, 봄이 되면 습지가 되어 사람의 통행이 거의 불가능하였다.

   
▲ 이고니온의 테크라 산(왼쪽)과 빌립보 산.
전해 오는 말에 따르면 이고니온은 노아의 홍수 이전에 도시가 건설되었고, 홍수 이후에 재건되었다고 한다. 주후 60년대에는 네로의 아내 포피아가 여신으로서, 이고니온의 화폐에 새겨졌다. 시민은 주로 갈라디아인과 로마의 관리들 및 퇴역 군인 그리고 유대인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바울과 바나바는 이고니온에서 2년 이상 머물며, 갈라디아인과 로마인 그리고 유대인에게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여 큰 성과를 거두었다. "이에 이고니온에서 두 사도가 함께 유대인의 회당에 들어가 말하니 유대와 헬라의 허다한 무리가 믿더라"(행 14:1).

이고니온에는 훗날 바울의 여제자가 된 테크라라는 처녀가 있었다. 이 테크라에 관해서는 주후 2세기에 기록된 신약 외경 '바울과 테크라 행전'에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부유한 집에서 자라난 테크라는 이층 창문 너머로 바울의 설교를 듣고 감동하여 바울에게 세례를 받았다. 테크라는 그리스도인이 되면서, 귀족 청년과의 약혼을 해소시켰다.

테크라의 부모는 분노하여 바울을 고소하여 감옥에 가두었다. 바울을 구출하려고 하던 테크라는 행정관에 의해 독사의 굴에 던져졌다. 그러나 테크라는 무사히 독사의 굴에서 빠져 나왔다.

그 후 테크라에게 찾아와 그리스도의 복음을 들으려 하는 사람과 그 덕을 본받아 회개하고 신도가 되는 사람이 날로 더해졌다. 테크라는 길리기아의 실루기아로 가서, 동굴 속에서 기도 생활을 하며 복음을 전하다가 여든 살 때 임종하였다.

'바울과 테크라 행전'에는 바울의 모습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얼마 후 바울이 찾아왔다. 작은 키에 머리는 대머리였고 발은 굽었으나, 몸은 아주 건강하였고, 얼굴은 약간 찡그린 모습이었고, 코는 큰 편이었다. 그러나 그 모습은 사랑에 넘쳐 있었다. 바울은 그 위엄으로 해서 때로는 인간처럼 보였으나, 어떤 때는 천사와 같은 모습이었다".

바울과 바나바는 이고니온에서 여러 가지 표적(이적)과 기사를 행하였다. 이고니온에는 이교도인 마술사와 거짓 선지자가 있어서, 주민들을 유혹하기 때문에, 그리스도의 복음이 다른 모든 이교의 마술보다 뛰어나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그 시내의 무리가 나뉘어 유대인을 따르는 자도 있고 두 사도를 따르는 자도 있는지라"(행 14:4).
바울과 바나바는 시민을 선동하였다는 혐의와 마술을 행한 혐의로 고소를 받아 감옥에 갇히었다. 이고니온의 주민은 바울을 편드는 사람과 바울을 반대하는 사람으로 나뉘었다. 이방인과 유대인과 관리들은 한패가 되어 두 사도를 모욕하며 돌로 치려고 달려들었다. 바울과 바나바는 이고니온을 떠났다.

김희보 / 목사ㆍ서울장신 명예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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