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의 계절을 맞으며

[ 사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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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월 24일(수) 17:19

 
한국교회는 이번 주일부터 성탄절 전야까지 대림절을 지키게 된다. 해마다 이 맘때가 되면 다시 오실 예수님을 기다리며 우리의 마음을 다시 한번 다짐하게 된다. 대림절은 비움의 절기이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세계, 주님과 함께 임하는 '하나님의 나라'에는 비움없이 그저 채우기만 할 수 있는 삶의 공간은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예수님이 탄생 하시던 그 거룩한 밤, 예수님 모실 빈 방 한 칸 마련해 드리지 못했던 인간들의 탐욕을 기억하게 된다.
 
대림절을 맞는 우리는 참회하는 마음으로 끊임없이 용솟음치는 세속적인 욕망을 비워내야 한다. 우리나라는 얼마 전 서울에서 G20정상회의를 주도할 만큼 명실공히 세계가 인정하고 주목하고 있는 나라이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현실을 냉철하게 직시할 줄 알아야 한다. 우리나라가 국제사회 속에서 '성공한 국가의 모델'인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그런 우리 안에는 이미 1세대 선진국들이 경험한 실패의 요인과 동일한 부정적인 요인들을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위기요인은 다름 아닌 사그라지지 않는 '한강의 기적주의'이다.
 
우리나라는 오늘의 경제대국인 영국이 2백년, 미국이 1백80년, 일본이 1백년이라는 역사 속에서 일구어 낸 '1만 불 시대'를 단 한 세대 30년 만에 압축 성장을 쟁취한 나라이다. 여기엔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드문 긍정적인 면도 많지만 동시에 위기요인도 그만큼 많다는 이야기다. 지금 우리사회는 주전 8세기의 북 이스라엘처럼 풍요의 종교인 바알종교를 극렬하게 섬기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이 바알종교가 우리를 과거에 이룬 '한강의 기적'보다 더 큰 '한강의 기적'만을 꿈꾸게 만들어버린 것이다. 한국교회도 바알종교를 섬기기는 마찬가지이다. '하나님의 나라'와 '복음' 앞에서 교회됨의 본질을 추구하기보다는 세속적인 가치에 편승하여 외적인 성장주의만 쫓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우리가 대림절을 지키는 의미가 여기에 있다. 우리는 더 이상 대림절을 내가 가진 것을 긍정하면서 그 위에다 또 다른 무엇을 더 채우기 위하여 예수님을 기다리는 절기로 만들지 말아야 한다. 예수님이 우리의 주권자로 임하시도록 철저하게 자기를 비워내는 절기로 지켜야 할 것이다.
 
남북 분단의 아픔이 있지만 통일한국 성서한국 선교한국의 망원경을 들고 미래를 조망하며 평화의 복음을 높이 들어야 할 때이다. 다문화 가정을 품을 수 있는 여유 공간도 마련해야 할 때이다. 북한 이탈주민들이 우리 사회 속에서 미래를 개척해 나가는 창조적인 주역이 될 수 있도록 '빈 방'을 마련해 주어야 할 때이다. 나를 비우는 그 비움 속에 예수님 모실 하나님의 나라가 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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