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선교의 모범이 되다

[ 선교 ] 본교단 선교사 파송 25년, 협력 선교의 모델로 각광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10년 11월 17일(수) 17:00
   
▲ 본교단 페루선교사들이 설립한 호산나학교의 개교기념 행사 모습.

'페루'하면 일단 고대 잉카문명의 유적지인 '마추픽추'가 떠오른다. 페루는 또한 한국전쟁 물자 지원국 중 하나이며, 전 배구감독 박만복 씨가 올림픽 첫 은메달을 안기며 국민적 영웅이 된 곳이기도 하다.
 
국민의 80% 이상이 가톨릭을 신봉하며, 농업, 어업, 관광업을 주산업으로 하고 있는 나라 페루. 올해는 본교단 선교사가 남미 페루에 첫발을 내디딘지 25년이 되는 해다.
 
현재 까하마르까(Cajamarca)를 비롯해 뿌깔빠(Pucallpa), 뚜리히요(Trujillo), 우아누꼬(Huanuco), 리마(Lima)에서 사역이 전개되고 있으며, 교회 설립, 아마존 부족 계몽, 교육, 의료, 신학교 사역이 주를 이루고 있다.
 
페루는 남미에서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 다음으로 영향력 있는 국가로 수도 리마는 서울 못지않게 활발한 도시로 알려져 있다. 지역사회에서 가톨릭 교회의 역할이 상당히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정치 및 행정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개신교 인구도 10%를 넘어서면서 학원선교, 문화교실 등 다양한 섬김을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현지인들에게 다가서고 있는 상황이다. 본교단 선교사들은 현지 페루장로교회에 소속돼 교단 산하 대부분의 교회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으며, 직접 개척한 교회만도 20여 곳에 이른다.
 
기복신앙과 초자연적 능력을 추구하는 현지인들의 성향 때문인지 오순절교회의 성장이 비교적 빠른 편이다. 하지만 장로교회도 중심으로 중산층 신자가 늘어나면서 기독교인은 점차 전 계층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10월 27일 페루 리마한인연합교회(박맹춘선교사 시무)에서는 페루 선교 25주년을 감사하는 예배가 드려졌다. 본교단 선교사, 현지 교단 관계자, 주페루 한국대사 등 1백50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는 여러 한국교회 목회자와 교인들도 함께했다.
 
이들은 국내 페루선교회 회원들로 본교단 페루 선교의 시작부터 체계적인 파송과 지원을 통해 모범적인 선교 모델을 만들어 온 장본인들이다.
 
페루선교회는 지난 25년 동안 9가정 17명의 선교사를 파송했으며, 본교단 페루 선교사 전원이 페루선교회를 통해 배출됐다. 현재 사역하고 있는 선교사는 6가정 11명. 이들은 선교회를 중심으로 강한 결속력을 지니고 있으며, 특히 총회가 추구하는 '팀선교'의 좋은 모델로 인정받고 있기도 하다.
 
한 선교회가 회원 교회들로부터 선교비를 모아 총회를 통해 현지 선교회에 전달하니 재정의 흐름이 명확하고 안정적이다. 사역비를 공동으로 관리하기 때문에 중복투자와 실수가 줄고 계획적인 선교가 가능하다. 재산은 모두 현지 법인에 등록돼 있어 선교비가 다른 용도로 이용되거나 비기독교인에게 넘어가는 일도 불가능하다.
 
페루선교회는 이순(천안중앙교회), 박은성(다대중앙교회), 김영덕(동은교회 원로), 최병국(동은교회), 한재엽(장유대성교회), 박석대목사(한일교회)가 회장을 역임했고, 올해 제26회 총회에서 고만호목사(여수은파교회)가 신임회장에 선출됐으며 윤마태목사(천안서부교회)가 10년째 총무로 섬기고 있다.
 
선교회 창립을 주도했던 이순목사는 "이제는 페루선교회가 다양한 선교 경험을 나누고 새롭게 선교를 시작하는 교회를 도울 수 있는 위치에 온 것같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수도 리마에 있는 페루장로교신학교와 뿌깔빠의 유치원, 초ㆍ중ㆍ고등학교에 많은 교육 선교사가 필요하다"며 뜻있는 신앙인과 교회들의 협력을 요청했다.
 
페루의 첫 한인 선교사 황윤일목사는 과거를 이렇게 회고했다. "1985년 4월 30일, 서른다섯살의 나는 페루를 향해 가는 비행기 안에 앉아 있었다. 리마공항에 착륙하기 한 시간 전부터 나는 아무도 마중나올 이 없는 낯선 나라에 밤중에 도착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두려움에 떨기 시작했다. 당시 주페루 한국영사의 '테러, 절도, 유괴가 많으니 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충고도 떠올랐다. 성경을 읽으며 마음을 진정시키려 했지만 괜한 서러움이 목까지 차올랐다"
 
그는 이 비행기 안에서 만난 한 독일인의 도움으로 안전한 여관에 짐을 풀었으며, 현지 장로교선교부와 연결됐고, 거처를 구하고, 언어를 배우는 등을 순조롭게 사역을 시작할 수 있었다고 한다.
 
오늘날 페루 선교는 많이 달라졌다. 한때 온라인 송금이 되지 않자 생활비를 들고 선교지까지 찾아갔던 이순목사처럼 페루를 사랑하는 교회들이 많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또한 든든한 현지선교회가 더 이상 외롭게 선교를 시작도록 내버려두지 않아서이다.
 
현재 페루에는 본교단 선교사들이 목회 또는 협력하는 32개 교회와 1곳의 한인교회를 비롯해 호산나 유치원ㆍ초ㆍ중ㆍ고등학교, 페루장로교신학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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