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역사를 재건하는 영성

[ 기고 ] 함께 생각하는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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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월 17일(수) 16:33

 

※ 본고는 지난 11일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홀리클럽 서부지구 조찬 기도회에서 김홍기총장(감신대)이가 설교한 내용의 요약이다.

본문 : 느헤미야 1장 1~11절
 
이스라엘민족의 해방과 독립을 위한 소명의식에 불탄 사람이 느헤미야였다. 하나님이 나를 불러 이스라엘역사를 재건한다는 소명의식(vocation)을 그는 발견하였다. 위기에 처한 한국교회, 한국경제와 세계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소명의식이 우리에게 필요하다. 소명의식은 목사만 아니라 모든 평신도도 가져야하고 루터는 그의 만인사제설에서 강조하였다. 목사만 아니라 평신도도 세례를 통하여 제사장으로 성별되었기에 모든 직장을 하나님이 부여하신 소명으로 여겨야 한다는 것이다.
 
새 역사의 재건은 기도로 시작하였다. 느혜미야는 예루살렘에 남은 유대인들에 대해 깊은 동정과 관심을 가졌고, 하도 기막혀서 "내가 이 말을 듣고 앉아서 울고 수일 동안 슬퍼하며, 하늘의 하나님 앞에 금식하며 기도하여"(1:4절)라고 표현하였다. 1장 5~11절에 그의 간절한 구국기도가 나오는 데, 이것은 에스라 9장 6~15절에 나오는 기도와 아주 흡사하다. 위기는 기회를 가져온다. 역사의 어두움은 바로 새 역사의 새벽을 여는 순간이 될 수 있다.
 
하나님이 귀를 여시고, 눈을 여시기 위해서는 장시간의 기도가 필요하다. 마틴 루터도 "나는 바쁘기 때문에 하루에 두 시간씩 기도한다"고 하였다. 감리교회 창시자 존 웨슬리는 하루 평균 4시간씩 기도하였다. 나의 경험으로 보아도 어려운 학교경영의 문제는 두 시간, 더 어려운 문제는 네 시간, 아주 더 힘든 문제는 다섯 시간이나 기도해야할 필요성을 느꼈다. 그런 장시간의 기도를 통하여 나의 지혜와 나의 능력을 포기하고 하나님의 지혜와 능력이 역사하는 길이 열림을 체험으로 통하여 알 수 있다.
 
민족재건운동은 회개 기도에 이어 말씀으로 돌아가는 운동으로 이어졌다. 느 8장의 본문에 보면 수문 앞 광장에서 새벽부터 오정까지 남녀들이 모여 학사 에스라의 율법낭독을 들었다. 성경책을 펼 때 모든 백성들이 일어나 아멘 아멘 응답하면서 선 채로 말씀을 들었다. 말씀을 읽을 때, 말씀을 풀어 설명할 때, 울고 기뻐하는 놀라운 영적 부흥이 일어났다. 초막을 짓고 일주일 동안 오직 하나님 말씀만을 사모하는 대부흥운동이 일어났다. 9장 3절에서는 낮의 1/4은 그 처소에서 말씀을 낭독하고, 낮의 1/4은 죄를 자복하며 회개하였다고 성경은 말한다.
 
루터가 외쳤듯이 'Return to the Bible', 'Back to the Bible', 'Sola Scriptura' 운동만이 진정한 종교개혁, 민족개혁 운동이 될 것이다. 루터는 “오직 은총으로만, 오직 믿음으로만, 오직 말씀으로만”의 슬로건으로 종교개혁을 일으켰다. 은총에 의한 믿음은 말씀을 읽을 때, 말씀을 들을 때, 말씀을 연구할 때, 말씀을 선포할 때, 말씀을 가르칠 때 일어난다. 
 
역사를 재건하는 또 하나의 운동은 회개운동이다. 1장 6~7절에 보면, 느헤미야는 조상의 죄악을 자신의 죄악으로 동일시하였고, 이웃과 민족의 죄악을 자신의 죄와 동일시하였다. 곧 조상의 죄악과 백성의 죄악을 자신의 죄처럼 통회 자복한 것이다. 9장 1절에 보면 느혜미야를 중심으로 포로에서 돌아온 사람들과 예루살렘에 남아있던 모든 사람들이 함께 금식하였고, 굵은 베옷을 입고, 티를 무릎 쓰고 회개운동을 일으켰다. 성전을 섬기는 지도자들이 목자의식을 상실한 것을 회개하였다.
 
에스라와 느혜미야는 유다백성의 영적 각성운동을 통하여 다시 성곽을 재건하는 역사재건운동을 일으켰다. 예루살렘재건운동은 신앙운동이 아니라 역사운동이다. 우리의 신앙을 생활화하고, 생활이 문화화되고, 문화가 역사화하는 운동이 일어나야 한다. 이것을 사회적 성화운동이라고 말할 수 있다. 칼빈은 제네바에서, 웨슬리는 영국에서 이러한 사회적 성화운동을 전개하였다.
 
에스라와 느헤미야 같은 새 역사 재건 운동을 일으키는 데,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앞장서야 하겠다. 내면적 성화와 경제적 성화, 그리고 사회적 성화의 불이 에스라와 느혜미야 시대처럼 우리에게도 불어와야 할 것이다. 역사의 재건은 사회정의의 재건, 사회적 사랑의 재건, 역사적 사명감의 재건으로부터 일어나야 할 것이다.

김홍기
목사ㆍ감리교신학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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