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서도 그 날을 잊지 않겠습니다"

[ 문화 ] 야드바셈 홀로코스트박물관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10년 11월 17일(수) 16:31

   
홀로코스트 기념비
정식명칭은 야드바셈 홀로코스트박물관(Yad Vashem Holocaust History Museum)이다.

독일 나치에 의해 학살된 6백만 명의 유대인을 추모하기 위해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세운 추모 박물관이다. '야드 바셈'이란 희생된 사람들의 '이름을 기억한다'는 뜻이다.

건물 외관은 꼭대기가 뾰족한 가파른 산 모습으로 각 모서리는 긴 선형 구조를 하고 있다. 내부 길이는 1백80m. 외관에서 바라본 박물관은 마치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나라(뿌리)를 잃고 디아스포라로 살아온 유대인들의 슬픈 과거를 상징한다.

이스라엘계 미국인이 건축한 이 박물관 건물은 전적박물관 미술박물관을 비롯해 전시관 등으로 이뤄졌다. 아우슈비츠의 가스실과 당시의 시대적 모습이 그대로 재연되어 있으며 무기력하게 죽어간 6백만 유대인들의 유물, 사진들이 고스란히 전시되어 있다.

특히 앙상한 몸으로 죽어간 유대인들의 사진과 가스실로 들어가기 전에 벗어놓은 옷과 신발들을 볼때면 굳이 유대인이 아니더라도 숙연해진다. 특히 '이름의 홀(Hall of Names)' 내부 벽면에는 희생자들의 사진이 채워져 있는데 불행하게도 이곳의 사진 속 주인공들은 아직도 가족을 찾지 못한 사람들이라고 한다.

야드 바셈의 가장 인상적인 추모관은 어린이기념관이다. 학살된 6백만 명의 유대인 중 1백50만 명이 어린이들이었다. 어린이기념관에 들어서면 캄캄한 어둠 속에서 촛불만 켜 놓은채 죽어간 어린 아이들의 이름과 나이 국적을 천천히 읽어내려 가는데, 그 자체만으로 엄숙함이 느껴져 가슴이 찌릿해진다.

무엇보다 과거를 용서는 하되 잊지는 말자는 그들의 애국심과 민족애에 새삼 놀라게 된다. 그리고, 가슴 한 켠에서는 같은 역사의 아픔을 간직한 우리민족은 나라의 자주 독립을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싸워내며 목숨을 잃었던 선조들의 고통과 아픈 역사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죽어서도 잊지 말자"는 그들의 외침을 뒤로한 채 여전히 일본대사관 앞에서 수요시위를 벌이고 있는 우리의 '할머니'들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