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고 답하는 예배 어때요?

[ 교계 ] 졸음과 싸우는 연세대 채플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0년 11월 16일(화) 13:43

"화가 날 일이 더 많았죠."

지난 11일 '경술국치 1백년과 과거청산'을 주제로 열린 연세대 대화 채플. "역사학자로서 그동안 화가 났던 순간이나 통쾌했던 순간은 언제였는지"를 묻는 한 학생의 질문에 이만열교수(숙명여대 명예, 전 국사편찬위원장)가 답했다.

   
▲ 지난 11일 3교시 대화채플이 끝난 후 이만열교수와 정종훈교수, 학생 패널들이 함께 자리했다.

이 교수는 "아직도 전세계에 독재 혹은 외세의 지배 아래 눈물흘리는 민족들이 많다.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에게 보여준 것처럼 남에게 나눠주고 세계를 향해 봉사하며 고통에 동참하는 민족이 되길 바란다. 연세대의 설립정신도 그것"이라며 "앞으로 한일 학생들간의 활발한 교류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일반적으로 기독교대학 채플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부족한 잠을 보충하는 수면파, 신문 혹은 전공 도서를 펼쳐보는 학구파,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거나 친구와 담소를 나누는 무관심파 등으로 구분되곤 한다. 이날 대화채플에도 3가지 유형이 모두 발견됐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이 진지하게 경청하는 모습이었다.

채플이 끝난 후 만난 이만열교수는 "대화의 형식이 참 좋다"며 "요즘 대학생들이 고민하는 문제에 대해 학교가 기독교정신으로 답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패널로 참여한 박민영양(응용통계학과 09)도 "기독교인이 아니라서 채플이 크게 와닿지 않을때도 있지만 직접 참여해보니 좋았다. 앞으로 새로운 시도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학생들의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면서 연세대 대화채플은 올해로 8년째 지속되고 있다. 교목실 정종훈교수는 "학생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고자 시작된 것"이라며 "하지만 전도하기 위해 운영하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기독교 가치관을 통한 인성 개발과 인생의 이정표 제시 등에 더 무게를 둔다"고 설명했다.

채플의 주제도 평화통일, 시민운동, 공정거래 등 시대적 상황이나 주요한 사회적 이슈를 반영해 선정해왔다. 류준환군(신학과 07)은 "학생들에게 채플은 예배이기 보다 수업이라는 생각이 더 강하다. 학교의 정체성 수호를 위해서는 물론 예배가 더 좋겠지만 현재로선 (대화채플이) 교목실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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