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과 한국적 문화신학 탐색

[ 최근신학동향 ] 최근 신학 동향  10. 문화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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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월 11일(목) 11:58
문화신학의 동향 파악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영역은 전통문화에 대한 신학적 탐색이다. 현대사회의 문화현상들에 대한 탐구가 기독교회의 정체성과 시대적 책임을 위한 문화신학의 최근 과제라면, 전통문화에 대한 연구는 한국교회의 한국적 정체성과 기독교적 정체성의 조화를 위하여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기독교회는 지역공동체의 역사 문화적 전통과 의식적으로 건전한 신학적 관계를 가져야 한다는 의미에서 다음과 같은 문화신학 유형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제1세대 문화신학의 흐름들

1960년대 이후로 복음의 토착화라는 틀 안에서 이른바 토착화 신학이라는 문화신학적 모색이 진행되어 왔다. 여기에선 한국 교회와 신앙인들의 기본 성격형성에 토대적 영향을 미친 전통문화에 대한 분석과 그 영향력에 대한 신학적 분석들이 주를 이루었다. 이러한 유형의 문화신학 태동엔 한국인의 기본 심성에 미친 전통 종교의 영향력에 큰 관심을 가진 신학자들과, 한국인의 삶과 역사 안에서 전통종교가 발휘한 역할과 영향력에 주목한 민중 신학자들의 역할이 컸다. 예를 들어 윤성범의 성(誠)의 신학은 유교와 기독교의 상관성에 큰 관심을 두고 모색된 문화신학이었다. 그러나 민중 신학의 창시자라 할 수 있는 서남동(徐南同)은 성서의 민중전통과 한국사회의 민중전통과의 대화구조를 분석하면서, 이른바 '성령론적 공시적 해석'이라는 방법을 통해 두 이야기를 합류시키려고 하였다. 그는 특별히 전통사상인 동학에 대한 연구를 통해 민중의 전통이 성서의 민중 전통과 기실 다르지 않음을 증명하려 하였다. 한편 또 다른 민중 신학자인 현영학(玄永學)은 한(限)과 해학이라는 관점에서 민중 신학을 정립하면서, 대표적 민중예술인 탈춤을 통해 민중적 종교경험에 기초한 문화신학을 정립하려고 하였다.

한편 본격적인 한국적 예술신학을 주창한 유동식(柳東植)은 풍류도(風流徒)라고 하는 독특한 개념으로 예술적 문화신학을 전개하였다. 그는 한국종교문화의 역사는 풍류도의 자기전개의 역사이고 한국민족이 소망한 '인간다운 삶'의 형성의 과정이라고 보면서 이 풍류도는 유교, 불교, 선교를 아우르고 이어나가는 한국민족의 고유종교라고 보았다. 이 풍류도의 기본요소라 할 수 있는 '멋'(예술), '한'(종교), '삶'(생활이)이 시대를 따라 불교문화, 유교문화, 기독교 문화로 교체 전개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는 것이 유동식의 주장이다.

이러한 1세대 문화신학자들의 관심은 2세대 문화신학자들을 통해서 더욱 그 외연이 확장되면서 그 연구과제가 구체화되고 있다. 2세대 문화신학자들은 기독교와 전통문화ㆍ종교와의 비교연구분석을 통해 유교나 불교, 도교, 천도교와 같은 전통종교의 개념들과 기독교교리와의 유사성 및 관련성을 보다 구체적으로 탐구하고 있다. 도교의 도(道)의 개념, 동학의 천지인(天地人) 개념들을 분석하거나, 퇴계를 비롯한 유학자들의 개념들을 연구하고 단군신화 및 한국전통민담 등을 연구하는 등 다양한 관점에서 한국적 문화신학을 전개하고 있다.

이러한 전통문화와의 대화를 모색하는 문화신학적 연구들은 혼합주의적 신학을 양산한다는 비판에 항상 노출되어 있다. 그러나 서구신학의 단순한 답습이 아닌 한국적 신학을 성취해야한다는 명제에 동의한다면 한국전통문화에 대한 연구는 문화신학의 필수적 과제이다.

리처드 니버(H. R. Niebuhr)가 "물고기가 물에서 살 듯 우리는 역사 안에서 산다"고 말한 것처럼, 결국 한국인들 역시 그들을 둘러싼 전통문화와 어떤 형태로든 상관성을 갖는 역사적 존재이므로, 그 현실과 영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오늘날 문화신학의 중요한 과제는 전통문화가 오늘날 한국의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에게 미치는 문화적 영향 요소들을 성경적 관점에서 분석 비판하면서, 궁극적으로 복음의 보편성과 맥락성을 동시에 담보하는 한국적 문화신학의 확립일 것이다.

임성빈교수/장신대,문화선교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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