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자친구 생기더니 멀어진 아들에게 심한 배신감 느끼는 엄마

[ 상담Q&A ] 김형준목사의 신앙 상담 Q & A < 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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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월 11일(목) 11:38

Q: 저는 40대 중반의 집사로 외동아들을 둔 엄마입니다. 두 아이를 키우다가 큰 아들은 어릴적에 사고로 먼저 하늘나라로 보냈습니다. 첫 아이를 잃고 남편과의 관계도 그렇게 좋지못했기 때문에 저는 최선을 다해 이 아들을 길렀습니다. 어릴적에 엄마를 따르고 그렇게 착했던 아들이 대학에 들어가면서 저로부터 점점 멀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아들의 생활패턴이 달라졌습니다. 알고보니 얼마전에 사귄 여자친구가 자기생활에 대해서 충고한 대로 바꾼 것입니다. 모든 것을 바쳐서 아들을 뒷바라지한 엄마의 말은 무시하면서, 아들에게 아무것도 해준 것이 없는 여자친구의 말 한 마디가 생활전체를 바꾸는 것을 보면서 심한충격을 받았습니다. 갑자기 내가 이 아들에게 더 이상 영향력이 없는 존재라는 외로움과 서러움이 몰려왔습니다 이런 아들을 보면서 이 세상에 제가 할 일은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여겨집니다. 아들에 대한 배신감으로 아무런 의욕도 없습니다.

   
A : 큰 아이를 잃어버리고 남은 한 아들을 기르기 위해 최선을 다한 집사님의 사랑과 정성이 의미없이 느껴지는 것이 힘들 것입니다. 어쩌면 큰 아들을 떠나가게 했던 죄책감과 더불어서 남편과의 관계에서 오는 서운함도 이 아들에게 쏟는 사랑으로 대신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래서 엄마의 정성에 잘 순종함으로써 따라주었던 아들에 대한 애정이 특별했을 것입니다.

먼저 아들이 어느 날부터 그토록 희생하며 헌신한 엄마의 말을 듣지않고, 낯선 여자친구의 말을 듣고 따르고 있다는 사실이 집사님에게는 큰 충격이 되었을 것입니다. 어쩌면 더 이상 엄마로서 이 아들에게 해줄 것이 없을 것이라는 상실감과 배신감이 함께 교차할 것입니다.

집사님! 힘들겠지만 이제 현재의 상황들을 받아들여야 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집사님의 아들은 자신의 삶을 홀로 살아갈 수 있을만큼 잘 성장한 것입니다. 그래서 가정을 떠나 자기의 삶을 살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들의 떠남 준비는 어느날 갑자기 일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오랜 시간을 두고 서서히 진행해오다가 이제 나타나기 시작한 것입니다. 심리적으로도 독립하겠지만 차차 물리적으로도 가정을 떠나 다른 곳으로 가게 될 것입니다. 엄마와 가족으로 채워지던 만족이 이제 다른 사람과 다른 것으로 대신하게 될 것입니다. 군대이든, 결혼이든, 혹은 다른 일이든간에 이 자녀는 자기의 삶을 살아 가게됩니다. 이것은 가정에서 잘 자랐다는 의미와도 같습니다. 잘 자라지못한 자녀는 자신이 스스로 살아가야 할 때에도 부모에게 의존하고 가정을 떠나지 못하는 안타까운 일들도 많이 있습니다. 이제 집사님은 아들을 사랑하는 방법과 범위를 조금 확대하고 바꾸어야 할 시기가 된 것입니다.

많은 심리학자들은 집과 부모를 잘 떠난 자녀들이 건강하게 자기들의 삶을 잘 살 수 있을뿐 아니라 건강하게 집에 잘 돌아올수 있다고 합니다. 즉 이전보다 부모와 더 성숙한 방법으로 관계를 맺고 가족간에 친밀감이 깊어진다는 것입니다. 이제 아들을 키우고 돌보는데 사용했던 시간들을 집사님 자신의 삶을 위한 기회로 삼으면 어떨까요? 그리고 남편과 더 친밀하게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면 집사님의 삶은 허전함 대신 더 풍성해질 것입니다. 아직은 아들이 집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아들이 떠나갈 것을 예상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을 감사하며, 가족의 정을 더 의미있게 보내는 시간으로 만들어가는 것도 유익하리라 생각합니다. 역설적인 말이 될런지도 모르지만 아들이 집을 잘 떠나 자기의 삶을 살기 위해 건강하게 잘 준비하는 모습은, 집사님이 아들을 잘 양육했다는 표시이기도 합니다.

김형준목사 / 총회 목회상담지원센터 소장, 동안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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